맞춤형 학습의 함정 ③ — 교실에 남겨야 할 것

공동 목표를 갖고 함께 배운 학생은 각자 따로 배운 학생보다 성취가 높았고, 혼자와 둘을 섞어 배운 집단의 학습 효과가 가장 컸습니다. 생성형 AI가 친구 사이의 질문을 대신하기 시작한 지금, 교실에 무엇을 남길지 정리합니다.

맞춤형 학습의 함정 ③ — 교실에 남겨야 할 것
AI 생성 이미지

기획시리즈 「맞춤형 학습의 함정 — 연습은 맞추고, 교실은 남겨라」 3/3 · AI(GrokBot)가 작성한 기획 기사 · 편집자 검토 후 발행

연습은 AI가 학생마다 맞출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실에는 무엇을 남겨야 할까요. 함께 배우는 시간의 증거와, 혼자 하는 연습과 모둠을 섞은 실험에서 답을 찾아봅니다.

“그렇게까지 맞춤형이 중요하다면, 왜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 모여야 할까?” 2025년 7월, 박은지 부산교사노조 정책2실장이 교육 전문지 기고에서 던진 질문입니다(교육언론 창 2025).

그는 학교를 친구의 대답을 들으며 생각을 다듬고, 누군가의 실패를 보며 공감을 배우는 곳이라고 썼습니다. 정답률에 맞춰 문제를 추천하는 시스템은 이런 교실의 맥락을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교사는 정답률보다 아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답에 이르렀는지, 친구와 나눈 대화에서 생각이 넓어지는 순간을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요.

요약 영상 (AI 제작)

함께 배우면 정말 더 배우나요?

1편과 2편에서는 연습을 맞추는 데는 증거가 있었지만, 학교 전체를 맞춘 시도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살폈습니다. 이번 편은 맞추다 빠지기 쉬운 것, 곧 함께 배우는 시간을 봅니다.

앞의 두 편처럼 효과는 ‘등수’로 적습니다. 100명 중 딱 중간인 50등 학생이 새 방법으로 배우면 몇 등쯤 될지 어림한 값이고, 몇 등만 올라도 작지 않은 효과로 봅니다(효과 크기 해석 기준 2020).

여기서 말하는 협동학습은 모둠이 하나의 목표를 함께 책임지는 수업입니다. 미국 교육심리학자 존슨 형제는 협동학습 연구를 수십 년 동안 모아 정리했습니다. 공동 목표를 갖고 배운 학생은 각자 따로 배운 학생보다 성취가 높았습니다. 50등이 26등쯤 되는 차이입니다(존슨·존슨 2009).

존슨 형제는 모둠 활동이 효과를 내려면 조건이 있다고 봅니다. 모둠의 성공이 구성원 모두의 성공에 달려 있어야 하고, 각자 맡은 몫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냥 모여 앉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다른 연구진이 1995년 이후 연구만 따로 모은 분석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성취에서 50등이 30등쯤 되는 차이였고, 수학과 과학에서 효과가 더 컸습니다(협동학습 종합 분석 2013).

이유는 성적 밖에도 있습니다. 청소년을 다룬 연구 148건을 모은 분석에서는 함께 목표를 나눈 교실일수록 또래 관계가 좋았고, 또래 관계가 좋을수록 성취도 높았습니다(청소년 협동학습 분석 2008). 친구에게 설명하다 막히고, 친구의 오답에서 내 실수를 발견하는 시간은 각자의 화면에서는 잘 생기지 않습니다.

영국의 교육 근거 종합도 같은 방향입니다. 모둠은 세 명에서 다섯 명일 때 효과가 컸습니다. 같은 협력학습이라도 디지털 기술로 운영한 연구에서는 효과가 낮았습니다(영국 교육기금재단 툴킷).

이 기관은 협력학습의 효과를 학습 진도로 환산해, 평균 다섯 달쯤 더 배운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드는 비용은 매우 낮은 편으로 분류했습니다.

같은 잣대로 잰 개별화 수업의 효과는 그보다 조금 작았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개별화해도 기술 없이 한 것과 효과가 비슷했습니다(영국 교육기금재단 툴킷: 개별화 수업). 맞춤이 함께 배우기를 대신할 근거는 약하다는 뜻입니다.

AI가 친구를 대신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생성형 AI가 함께 배우는 시간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신호도 있습니다. 하우 연구팀이 북미 대학 컴퓨터 전공생 17명을 인터뷰한 소규모 연구에서, 학생들은 친구가 물어 오면 직접 돕기보다 AI에 물어보라고 돌려보낸다고 말했습니다(하우 외 2025).

도움을 청하는 길이 AI로 모이자, 학생들은 기대던 친구 사이의 지지망이 무너지면서 외로움과 의욕 저하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서로 묻고 가르치던 관계가 각자의 화면 앞으로 흩어지는 장면으로 읽힙니다.

AI에게 묻는 일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언제든 물을 수 있고 답도 빠릅니다. 문제는 그 편리함이 친구에게 묻고 설명할 기회를 통째로 대신할 때입니다.

교실 밖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입니다. 챗GPT가 나온 뒤 개발자들이 묻고 답하던 사이트 스택오버플로(Stack Overflow)의 활동이 비교 대상 사이트보다 적어도 25% 줄었습니다(질문·답변 사이트 분석 2024). 각자 AI에 물으면 답은 빨라지지만, 함께 보던 질문과 답의 자리는 줄어듭니다.

생각의 다양성도 좁아질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내놓은 아이디어를 받아 쓴 이야기들은 더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야기들끼리는 서로 더 비슷해졌습니다(창작 실험 2024). 한 사람에게 가장 좋은 도움이 교실 전체의 생각을 한 방향으로 모을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합니다.

혼자 하는 연습과 모둠은 함께 갈 수 있나요?

방향을 보여 주는 실험이 있습니다. 올슨 연구팀은 분수를 배우는 초등 4·5학년 382명을 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학생 수준에 맞춰 문제와 힌트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혼자만, 둘이서만, 혼자와 둘을 섞어서 배우게 했습니다(올슨 외 2019). 단원과 프로그램은 같았고, 달라진 것은 혼자 푸느냐 함께 푸느냐뿐이었습니다.

세 집단 모두 실력이 늘었고, 섞은 집단의 학습 효과가 가장 컸습니다. 차이는 4학년에서 뚜렷했습니다. 섞어 배운 학생들은 혼자 풀 때도 실수가 적었고 힌트를 덜 찾았습니다. 둘이 함께 푼 학생들은 문제에 대한 흥미도 더 높았습니다.

이 실험은 혼자냐 함께냐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혼자 하는 연습은 각자의 빈틈을 메우고, 모둠은 그 빈틈을 말로 꺼내 보게 합니다. 둘을 어떻게 이어 붙일지가 설계의 핵심이 됩니다.

국제기구는 무엇을 권하나요?

유네스코는 2023년 보고서에서 맞춤에 대한 요구가 교육의 사회적 측면과 부딪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별화를 더 밀어붙이면 교육이 무엇인지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유네스코 2023). 보고서는 챗봇과 혼자 배우는 일의 매력이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도 적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적응형 학습 시스템이 대체로 학습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가 협력학습을 스스로 조율하지 않으며, 그 일은 연구자와 교사가 한다고 적었습니다(OECD 2026). 연습과 피드백은 AI가 맞추고, 토론과 함께 막히는 시간은 교사가 교실에 남기는 쪽으로 역할을 나눠 볼 만합니다.

그래서 교실에 무엇을 남겨야 하나요?

지금까지의 연구를 모으면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함께 막히는 시간입니다. 같은 문제 앞에서 모두가 헤매는 경험은 학생마다 다른 문제를 받는 화면에서는 생기지 않습니다.

둘째는 서로 설명하는 시간입니다. 친구에게 풀이를 설명하다 보면 내가 어디를 모르는지 드러나고, 친구의 질문이 내 생각을 다시 고치게 합니다. 협동학습 연구가 모둠 안의 대화를 효과의 조건으로 꼽는 이유입니다.

셋째는 교사가 오답을 모아 반 전체와 다루는 시간입니다. 1편에서 본 미국 메인주 숙제 실험에서도 교사가 결과를 다음 수업으로 가져왔습니다. 맞춤이 만든 자료를 교실의 대화로 바꾸는 일은 교사의 몫입니다.

한국 수학 시간에 옮기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 세 가지를 올슨 실험의 ‘섞어 배우기’와 묶어 한국 수학 시간에 옮겨 보면 이런 그림이 될 수 있습니다. 숙제와 복습은 AI가 학생마다 다른 문제로 내고, 다음 수업에서 교사가 반 전체가 많이 틀린 문제를 골라 모둠에 하나씩 맡기는 식입니다. 학생들은 서로 다른 풀이를 견주고, 교사는 그 과정을 지켜봅니다.

모둠은 서너 명 정도로 짜는 식입니다. 한 학생이 풀이를 설명하면 다른 학생이 어디서 막혔는지 묻고, 교사는 모둠마다 다른 오답을 칠판에 모아 반 전체가 함께 따져 봅니다. 디지털로 운영한 협력학습의 효과가 낮았다는 영국 근거 종합을 떠올리면, 모둠 시간에는 화면을 잠시 덮어 두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맞춤은 연습에 두고, 배움을 매듭짓는 일은 교실에 남기는 셈입니다.

첫머리의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모이는 이유를 수업 설계 안에 넣어 두는 것입니다.

이 증거의 한계

맞춤 학습이 협력과 공유 경험을 줄이고 그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는 직접적인 인과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이 말하는 ‘빠지는 것’은 협동학습 연구에서 추론한 것입니다. 존슨 형제의 정리는 저자 자신의 연구 비중이 크고 오래된 연구가 많습니다. 대학생 인터뷰는 17명 규모의 소규모 연구이고 동료심사 최종본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질문·답변 사이트 분석과 창작 실험은 교육 현장 연구가 아니어서 비유로만 읽어야 합니다. 영국 근거 종합의 ‘개월’ 환산은 그 기관의 고유 방식이고, 근거 강도도 ‘제한적’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올슨 실험은 한 단원만 다뤘고 5학년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수학 시간 장면은 연구를 바탕으로 그려 본 제안이며 실제로 시험한 수업은 아닙니다. 등수 환산은 시험 점수가 고르게 퍼져 있다고 가정한 근사치입니다.

바로 해 볼 것

  • 교사: AI 숙제 결과에서 반 전체가 많이 틀린 문제를 하나만 골라, 다음 수업에 화면을 덮고 서너 명 모둠으로 풀게 합니다.
  • 학교·교육청: 맞춤형 도구는 시범 운영부터 하고, 사용 시간과 함께 모둠 활동 시간도 기록해 효과를 봅니다.
  • 에듀테크 기업: 개인 진도 기능 옆에 교사가 모둠을 짜고 공통 문제를 내는 기능을 두고, 학교에 들이기 전 독립 평가부터 받습니다.

기획시리즈 「맞춤형 학습의 함정 — 연습은 맞추고, 교실은 남겨라」 · ① 맞춤은 효과가 있나 · ② 학교 전체를 맞추면 · ③ 교실에 남겨야 할 것(이 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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