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을 설계하는 AI ② — 남겨야 할 어려움, 걷어 낼 어려움

어떤 어려움은 배움을 깊게 하고, 어떤 어려움은 배움을 막습니다. 떠올리기·간격 두기·섞어 풀기·스스로 만들기라는 '좋은 마찰'과 인지 부하 이론이 말하는 '나쁜 마찰'을 가르고, 같은 어려움이 언제 독이 되는지 학습과학의 증거로 짚습니다.

마찰을 설계하는 AI ② — 남겨야 할 어려움, 걷어 낼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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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일(금) · 기획시리즈 「마찰을 설계하는 AI」 2/4 · AI(GrokBot)가 작성한 기획 기사 · 편집자 검토 후 발행

어떤 어려움은 배움을 깊게 하고, 어떤 어려움은 배움을 막습니다. 학습과학은 둘을 가르는 기준을 꽤 구체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실의 AI가 무엇을 덜어 주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그 기준부터 세워 봅니다.

2008년, 미국의 심리학자 네이트 코넬과 로버트 비요크는 참가자들에게 여러 화가의 그림으로 화풍을 익히게 했습니다. 한 화가의 그림을 몰아서 보여 주기도 하고, 여러 화가의 그림을 섞어서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처음 보는 그림의 화가를 맞히는 시험에서는 섞어서 본 쪽이 더 잘 맞혔습니다.

그런데 어느 방식이 더 도움이 됐느냐고 묻자, 참가자들은 몰아서 보기를 꼽았습니다. 자기 시험 결과가 정반대를 보여 준 뒤였는데도 그랬습니다(코넬·비요크, Psychological Science 2008). 몰아서 본 그림은 술술 익는 느낌을 줬고, 사람들은 결과보다 그 느낌을 믿었습니다.

1편 「빨라진 숙제, 남지 않는 배움」은 AI가 교실에서 연습 성적을 올리면서 배움을 깎을 수 있다는 증거를 살피고, 모든 마찰이 배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단서를 달아 두었습니다. 이번 편은 그 단서를 풀어 봅니다. 어떤 마찰은 남기고 어떤 마찰은 걷어 낼지, 그리고 같은 마찰이 언제 나쁜 쪽으로 넘어가는지 따라갑니다.

요약 영상 (AI 제작)

쉬움은 왜 배움처럼 느껴질까

비요크 부부는 기억에 두 가지 힘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장 강도(storage strength, 기억이 다른 지식과 얼마나 단단히 얽혀 있는지)와 인출 강도(retrieval strength, 그 기억을 지금 얼마나 쉽게 꺼낼 수 있는지)입니다. 눈앞의 수행은 인출 강도가 좌우하고, 저장 강도는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 않게 붙잡습니다. 문제는 인출 강도를 가장 빨리 올리는 조건과 저장 강도를 가장 크게 키우는 조건이 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비요크·비요크 2011).

“In other words, if learners interpret current retrieval strength as storage strength, they become susceptible to preferring poorer conditions of learning to better conditions of learning.”

다시 말해, 학습자가 지금의 인출 강도를 저장 강도로 착각하면 더 나은 학습 조건을 두고 더 못한 학습 조건을 고르기 쉬워집니다.

— Bjork & Bjork (2011), Making things hard on yourself, but in a good way, p. 58 원문 PDF

화가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느낀 '술술 익는 느낌'이 높아진 인출 강도였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학습을 판단할 때 지금의 수행과 주관적 유창성(fluency, 정보가 막힘없이 처리되는 느낌)에 휘둘리기 쉽습니다(비요크·던로스키·코넬 2013). AI는 막힘없는 답과 매끈한 설명으로 이 유창성을 한껏 끌어올립니다. 기분 좋은 느낌이지만, 그 느낌이 저장 강도까지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노력을 보는 눈도 어긋납니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의 2019년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힘들게 느껴진 공부 방법일수록 효과가 낮다고 평가하고 덜 골랐지만, 장기 기억을 잰 연구에서는 힘든 방법을 고른 쪽이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노력 오해 가설(misinterpreted-effort hypothesis, 정신적 노력을 덜 배우고 있다는 신호로 잘못 읽는다는 가설)이라고 불렀습니다(커크존슨 외, Cognitive Psychology 2019). 1편의 물리 강좌 실험에서 능동 학습 집단이 더 배우고도 덜 배웠다고 느낀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남겨야 할 마찰 네 가지

그렇다면 어떤 어려움이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 당장은 수행을 늦추지만 오래가는 학습을 돕는 어려움)일까요. 증거가 두텁게 쌓인 것은 네 가지입니다. 미리 일러둘 것이 있습니다. 아래 효과크기(effect size, 두 집단의 차이를 표준편차 단위로 나타낸 값)는 연구마다 재료와 측정 시점이 달라서 숫자끼리 곧바로 견줄 수 없습니다.

첫째는 인출 연습(retrieval practice, 배운 내용을 보지 않고 스스로 떠올려 보는 연습)입니다. 실제 교실의 퀴즈만 모은 메타분석(meta-analysis, 여러 연구 결과를 통계로 묶는 분석)은 222개 연구, 학생 48,478명의 자료로 퀴즈가 학업 성취를 중간 정도 끌어올린다고 보고했습니다(g = 0.499, 양 외, Psychological Bulletin 2021).

떠올리다 실패해도 헛수고가 아닙니다. 정답을 보기 전에 먼저 짐작해 보게 한 조건이 문제와 답을 함께 읽게 한 조건보다 이후 학습이 좋았습니다(코넬·헤이스·비요크 2009).

둘째는 간격 두기(spacing, 시간을 두고 나눠 공부하는 것)입니다. 317개 실험을 종합한 메타분석은 오래 기억해야 할수록 가장 좋은 학습 간격도 길어진다고 보고했습니다(세페다 외 2006). 학습 기법 10가지를 평가한 리뷰도 연습 시험과 분산 연습만 '높은 효용'으로 꼽았습니다(던로스키 외 2013).

셋째는 교차 연습(interleaving, 유형이 다른 문제를 섞어 푸는 것)입니다. 7학년(한국의 중학교 1학년) 수학 54개 학급의 사전등록 무작위 실험에서, 넉 달 동안 문제를 섞어 푼 학급은 한 달 뒤 예고 없이 치른 시험에서 61%를 맞혔습니다. 같은 유형을 몰아서 푼 학급은 38%였습니다(d = 0.83, 로러 외,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2020).

넷째는 생성(generation, 주어진 답을 읽는 대신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스스로 만들어 낸 단어는 읽기만 한 단어보다 더 잘 기억됐고(슬라메카·그라프 1978), 86개 연구를 묶은 메타분석은 그 이득을 0.40으로 추정했습니다(버치 외, Memory & Cognition 2007).

네 가지 모두 학습자가 머릿속에서 무언가를 꺼내고, 만들고, 구별하게 만듭니다. 공교롭게도 넷 모두 AI가 너무 쉽게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입니다. 떠올리기 전에 건넨 요약은 인출을, 언제든 다시 물을 수 있는 편리함은 간격을 지웁니다. 유형별로 정리된 풀이는 섞어 풀 기회를, 완성된 문장은 스스로 만들 기회를 지웁니다. 물론 이 연구들은 모두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의 것입니다. AI에 겹쳐 읽는 것은 이 기획의 해석입니다.

걷어 내야 할 마찰

반대편에는 배움과 상관없이 머리만 쓰게 하는 마찰이 있습니다. 인지 부하 이론(cognitive load theory, 작업기억의 한계를 기준으로 수업 설계를 설명하는 이론)에 따르면 새 정보는 용량이 제한된 작업기억을 거쳐야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일단 저장된 정보에는 그 한계가 사실상 사라집니다(스웰러 외, Educational Psychology Review 2019).

이 이론은 부하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내재적 부하(intrinsic load, 배울 내용 자체의 복잡성에서 오는 부담)는 무엇을 배우는지, 학습자가 얼마나 아는지에 따라 정해집니다. 외재적 부하(extraneous load, 정보를 보여 주는 방식과 수업 절차가 만드는 부담)는 설계를 바꾸면 줄일 수 있습니다. 기하 도형과 풀이 설명이 따로 떨어져 있으면 둘을 머릿속에서 맞춰 보느라 학습이 방해받는데, 설명을 도형 안에 붙여 넣기만 해도 이 부담이 사라집니다. 주의 분산 효과(split-attention effect)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좋은 마찰과 나쁜 마찰을 가르는 첫 기준이 여기서 나옵니다. 배울 내용과 씨름하게 하는 부담인가, 내용과 상관없는 일에 머리를 쓰게 하는 부담인가. 형식을 맞추고 흩어진 자료를 찾고 알아보기 힘든 안내문을 해독하는 일은 대개 뒤쪽입니다. 1편에서 '덜어 낼 마찰'이라고 부른 것이 이쪽이고, AI가 가장 잘 덜어 줄 수 있는 마찰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마찰이 나쁜 마찰로 바뀔 때

두 번째 기준은 더 까다롭습니다. 같은 어려움도 누구에게, 무엇을 가르칠 때 주어지느냐에 따라 좋은 마찰도 나쁜 마찰도 되기 때문입니다. 비요크 부부도 학습자에게 감당할 배경지식이나 기술이 없으면 바람직하지 않은 어려움이 된다고 분명히 했습니다(비요크·비요크 2011).

교차 연습이 좋은 예입니다. 59개 연구를 묶은 메타분석에서 교차 연습의 전체 효과는 중간 크기(g = 0.42)였지만, 단어를 익히는 연구에서는 오히려 몰아서 공부하는 쪽이 나았습니다(g = −0.39). 연구진은 설명문과 단어 학습에서는 조심해서 쓰라고 권했습니다(브룬마이어·리히터, Psychological Bulletin 2019).

순서도 문제입니다. 교육학자 마누 카푸르는 생산적 실패(productive failure, 배우기 전에 먼저 문제와 씨름하며 실패해 보게 하는 설계)를 제안했습니다. 11학년(한국의 고등학교 2학년) 과학 수업의 뉴턴 운동학 실험에서, 구조가 덜 짜인 문제로 먼저 헤맨 모둠의 학생들은 그 자리의 답은 엉성했지만 이후 혼자 푼 비슷한 문제와 낯선 응용 문제에서 모두 앞섰습니다(카푸르, Cognition and Instruction 2008).

53개 연구, 166개 비교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도 문제를 먼저 풀고 수업을 듣는 쪽이 중간 크기로 우세했습니다(g = 0.36). 그러나 같은 분석에서 초등 2~5학년 학생, 그리고 특정 교과에 묶이지 않는 일반 기능을 배울 때는 수업을 먼저 하는 쪽이 유리했습니다(시나·카푸르,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 2021).

반대편의 증거도 가볍지 않습니다. 인지 부하 이론 연구자들은 안내를 최소화한 수업이 강한 안내를 주는 수업보다 덜 효과적이며, 안내의 이점은 사전지식이 충분할 때에야 줄어든다고 주장했습니다(커슈너·스웰러·클라크 2006).

두 진영 사이에 다리를 놓는 실험도 있습니다. 기하와 삼각법 실험 다섯 건에서, 서로 얽힌 요소가 많은 재료는 풀이 예제를 보여 주는 편이, 단순한 재료는 스스로 답을 만들게 하는 편이 나았고, 숙련될수록 풀이 예제의 이점은 사라지거나 뒤집혔습니다. 연구진은 이 차이를 요소 상호작용(element interactivity, 한꺼번에 머릿속에 붙들고 있어야 하는 서로 얽힌 요소의 양)으로 설명합니다(천·칼류가·스웰러 2015). 초보자에게 좋은 기법이 숙련자에게는 짐이 되는 이런 현상을 전문성 역전 효과(expertise reversal effect)라고 부릅니다(칼류가 외 2003). 그러니 생산적 실패와 명시적 안내 가운데 하나를 고를 일은 아닙니다. 학생이 얼마나 아는지, 재료가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처방이 갈릴 뿐입니다.

카푸르는 2016년 논문에서 학습과 수행이 늘 비례하지는 않는다며 설계를 생산적 성공, 생산적 실패, 비생산적 실패, 비생산적 성공의 네 갈래로 나눴습니다(카푸르, Educational Psychologist 2016). 이 틀에 비춰 보면 묻는 즉시 완성된 답을 내주는 AI는 비생산적 성공에 가깝습니다. 당장은 풀렸는데 남는 것이 적습니다. 도움 없이 버티게만 하는 AI는 비생산적 실패를 낳기 쉽습니다. 마찰 설계는 그 사이에서 학생마다 알맞은 자리를 찾아 주는 일입니다.

버티게 하는 장치까지가 설계다

좋은 마찰을 골라냈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앞에서 봤듯 학습자는 좋은 마찰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브라윈과 동료들이 2023년 내놓은 S2D2 틀(Start and Stick to Desirable Difficulties, 바람직한 어려움을 시작하고 버티게 돕는 틀)은 이 지점을 겨냥합니다. 큰 노력과 적게 느껴지는 학습이 학습자를 바람직한 어려움에서 밀어낸다고 보고, 힘들지만 효과적인 순간에 시작하고 버티도록 노력의 자기조절을 도와야 한다고 제안합니다(더브라윈 외, Educational Psychology Review 2023).

미국 교육 연구기관 웨스트에드(WestEd)가 2025년 펴낸 실무 지침의 제목은 아예 「마찰을 설계하라(Friction by Design)」입니다. 모든 마찰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하며 생산적 마찰과 비생산적 마찰을 가르고, 설계 렌즈로 인지적 소유, 생산적 분투, 함께 의미 만들기,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 일을 시작하는 데 드는 힘), 접근 장벽 다섯 가지를 듭니다(웨스트에드 2025). 이 기획의 눈으로 보면 앞의 셋은 지킬 마찰, 뒤의 둘은 AI가 낮춰 줄 수 있는 마찰에 가깝습니다.

좋은 마찰을 가려내는 네 가지 질문

지금까지의 연구를 교실의 AI에 옮기면 네 가지 질문으로 추릴 수 있습니다. 연구가 직접 검증한 처방이 아니라 연구에서 끌어낸 이 기획의 점검표입니다.

첫째, 이 마찰은 학생이 배울 내용을 떠올리고, 만들고, 구별하게 하는가. 그렇다면 남길 마찰일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학생의 지금 실력으로 손이 닿는 어려움인가. 닿지 않는 어려움은 바람직하지 않은 어려움이 됩니다. 셋째, 내용과 상관없는 부담은 걷어 냈는가. 형식과 탐색에 드는 힘은 AI가 덜어 줘도 좋습니다. 넷째, 그 마찰을 버티게 돕는 장치가 있는가. 힘들다는 느낌을 '덜 배우고 있다'는 신호로 읽지 않게 이끌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한계도 적어 둡니다. 학교 현장의 인출 연습 실험 가운데 이른바 WEIRD(서구·고학력·산업화·부유·민주주의 사회를 가리키는 영어 머리글자) 국가 밖에서 이뤄진 것은 6%뿐이었습니다(아가왈 외 2021). AI와 설계된 마찰을 한국 교실에서 직접 시험한 무작위 실험도 이번 취재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질문들이 한국 교실에서 그대로 통하는지는 더 확인해야 합니다.

남길 어려움은 남기고, 걷어 낼 어려움은 걷어 내야 합니다. 다만 그 경계는 학생마다, 단원마다 다릅니다. 그림을 섞어 본 참가자들이 그랬듯, 좋은 마찰은 대개 좋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느낌을 넘어서도록 돕는 일까지가 설계입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이 원리를 실제로 구현하려 한 AI들을 들여다봅니다. 답 대신 질문을 건네는 학습 모드와 소크라테스식 튜터는 무엇을 바꿨는지, 같은 AI라도 언제, 어떤 순서로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갈렸는지 따라갑니다.

원문·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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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GrokBot)가 본문에 링크한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분석 칼럼이며, 편집자 검토를 거쳐 발행했습니다. 사실 서술은 각 출처를 기준으로 하고, 해석과 제언은 AI가 작성한 분석입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에 따라 AI 생성물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