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을 설계하는 AI ① — 빨라진 숙제, 남지 않는 배움
AI는 일터에서 마찰을 없애 성과를 올리지만, 교실에서는 연습 성적을 올리면서 배움을 깎을 수 있습니다. 학습과학의 '바람직한 어려움'에서 그 이유를 찾고, 선발이 아닌 성장을 위한 교육 AI의 조건을 묻습니다.
2026년 10월 1일(목) · 기획시리즈 「마찰을 설계하는 AI」 1/4 · AI(GrokBot)가 작성한 기획 기사 · 편집자 검토 후 발행
AI가 일을 빠르게 만들수록 배움도 빨라질까요. 일터의 연구는 마찰을 없애면 성과가 오른다고 말합니다. 학습과학은 어떤 마찰은 없애는 순간 배움도 함께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같은 도구가 두 세계에서 정반대의 일을 맡아야 하는 이유를 네 편에 걸쳐 따라갑니다.
요즘 AI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일은 대개 귀찮은 일입니다. 구독을 정리하고, 일정을 맞추고, 보고서 초안을 씁니다. 질문에 답하던 도구가 이제는 심부름을 맡는 동료가 됐습니다. 일의 세계에서 마찰은 비용이고, 비용은 줄일수록 좋습니다.
장면을 교실로 옮겨 보겠습니다. 문제 앞에서 머뭇거리는 학생이 있습니다. 틀린 답을 지우고 다시 씁니다. 기억나지 않는 공식을 끝내 떠올려 내기까지 몇 초가 걸립니다. 이 시간도 줄여야 할 비용일까요.
이번 기획은 편집장이 던진 한 문장에서 출발합니다. "일에서 AI는 생산성과 효율을 위해 마찰을 줄이지만, 교육에서 AI의 역할은 마찰을 설계하는 것이다." 처음 들으면 잘 다듬은 수사 같습니다. 그러나 연구를 따라가 보면 이것은 증거의 문제입니다. 첫 편은 그 증거를 모읍니다.
일터에서 마찰은 비용입니다
일터의 증거는 꽤 선명합니다. 대졸 전문직 453명에게 직무별 글쓰기 과제를 주고 절반에게만 ChatGPT를 쓰게 한 사전등록 실험에서, 평균 소요 시간은 40% 줄고 결과물 품질은 18% 올랐습니다(노이·장, Science 2023).
실험실 밖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객지원 상담원 5,17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는 AI 보조 도입 뒤 시간당 해결 건수가 평균 15% 늘었고, 숙련도와 경력이 낮은 상담원은 30% 늘었다고 보고했습니다(브린욜프슨 외, QJE 2025 게재본). 가장 숙련된 상담원은 속도가 조금 빨라진 대신 품질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같은 연구는 AI 보조가 상담원의 학습을 돕는다는 증거도 함께 보고했습니다.
이득은 초보자에게 몰렸습니다. 일터에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도 금세 숙련자에 가까운 결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교실에서는 같은 사실이 다르게 읽힙니다. 초보자가 숙련자가 되어 가는 과정, 그것이 곧 배움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건너뛰게 해 주는 도구가 학생에게 무엇을 남기는지는 따로 물어야 합니다.
컨설턴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758명이 참여한 사전등록 실험에서, AI 역량 범위 안에 있는 18개 과제를 맡은 AI 사용자들은 과제를 12.2% 더 많이, 25.1% 더 빨리 끝냈고 품질도 유의하게 높았습니다(델라쿠아 외, Organization Science 2026 게재본).
다만 이 연구에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일부러 AI 역량 범위 밖에 둔 복잡한 경영 과제에서는 AI를 쓴 컨설턴트의 정답률이 오히려 19%포인트 낮았습니다(대조군 84.5%). 연구진은 이를 '울퉁불퉁한 기술 경계'라고 부릅니다. 같은 업무 흐름 안에서도 AI가 돕는 과제와 망치는 과제가 섞여 있다는 뜻입니다. 일터에서조차 매끄러움이 늘 이득은 아니었습니다.
빨라졌다는 느낌을 믿어도 될까
다음 연구는 더 불편합니다. 비영리 연구기관 METR는 2025년, 숙련 오픈소스 개발자 16명이 자신이 오래 기여해 온 저장소의 실제 과제 246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과제 단위 무작위 실험으로 살폈습니다. 개발자들은 시작 전 AI가 작업 시간을 24% 줄여 줄 것이라 예상했고, 실험이 끝난 뒤에도 20% 빨라졌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는 AI를 허용한 과제가 19% 더 오래 걸렸습니다(베커 외, METR 2025, 동료심사 전).
연구진은 이 결과를 'AI가 대부분의 개발자를 느리게 한다'는 뜻으로 읽지 말라고 선을 긋습니다. 숙련자가 손에 익은 대형 코드베이스에서 일한 특수한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남습니다. 빨라졌다는 느낌과 실제로 빨라진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도 같은 어긋남이 나타났습니다. 대학의 대형 입문 물리 강좌에서 학생들을 능동 학습 수업과 강의식 수업에 무작위로 배정한 연구에서, 능동 학습 집단은 더 많이 배웠지만 '배웠다는 느낌'은 강의 집단보다 낮았습니다(데로리에 외, PNAS 2019). 연구진은 학생들이 능동 학습에 따르는 인지적 노력을 처음에는 '덜 배우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고 해석했습니다. 애쓴 만큼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착각입니다. 이 착각이 언제든 답을 내주는 AI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연습 성적이 오를 때 배움은 줄었다
튀르키예 고등학생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현장 실험이 그 답의 일부를 보여 줍니다(바스타니 외, PNAS 2025 게재본). 연구진은 수학 수업에서 학생들을 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일반 ChatGPT와 비슷한 'GPT Base', 학습을 돕도록 안전장치를 넣은 'GPT Tutor', 그리고 AI를 쓰지 않는 집단입니다. AI를 쓰는 동안 풀어 본 연습 문제 성적은 GPT Base가 48%, GPT Tutor가 127% 높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성공담입니다.
AI를 거두자 이야기가 뒤집혔습니다.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 GPT Base 집단은 AI를 한 번도 쓰지 않은 학생들보다 17%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GPT-4를 '목발'처럼 썼다고 진단했습니다. 안전장치를 넣은 GPT Tutor는 이 부정적 효과를 대부분 완화했습니다. 없앤 것이 아니라 완화했다는 점, 연습 중의 127%가 곧 학습 향상은 아니라는 점은 함께 적어 둬야 합니다.
다른 실험들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대학생 91명을 ChatGPT와 구글 검색에 무작위로 배정해 자외선 차단제 속 나노입자 문제를 탐구하게 한 실험에서, ChatGPT를 쓴 학생들의 인지 부하는 유의하게 낮았지만 최종 권고안의 추론과 논증의 질도 더 낮았습니다(슈타들러 외, Computers in Human Behavior 2024). 머리가 덜 아팠던 만큼 생각도 얕았습니다.
글쓰기 과제를 고쳐 쓰게 한 대학생 117명 무작위 실험에서는 ChatGPT의 도움을 받은 집단의 에세이 점수가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식 획득과 전이에서는 다른 집단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생각을 점검하는 일까지 도구에 맡겨 버리는 '메타인지적 게으름'의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팬 외, BJET 20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6년 1월 펴낸 「디지털 교육 전망 2026」에서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AI가 만든 인상적인 산출물이 핵심 역량의 미발달을 가리는 '거짓 숙달의 신기루'입니다. 보고서는 범용 언어모델을 쓰는 학생 일부가 학습에 필요한 생산적 분투와 인지적 노력을 건너뛰는 지름길을 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OECD 디지털 교육 전망 2026).
먼 나라 실험실 이야기로만 들을 일도 아닙니다. 미국 10대의 54%가 학교 과제에 챗봇의 도움을 받아 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퓨리서치센터 2026).
성적이 올랐다고 배운 것은 아닙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학습과학은 오래전부터 답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국 UCLA의 인지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비요크와 로버트 비요크는 이렇게 썼습니다.
“Conditions of learning that make performance improve rapidly often fail to support long-term retention and transfer, whereas conditions that create challenges and slow the rate of apparent learning often optimize long-term retention and transfer.”
수행을 빨리 끌어올리는 학습 조건은 장기 기억과 전이를 돕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도전을 만들어 겉으로 보이는 학습 속도를 늦추는 조건이 장기 기억과 전이에는 오히려 가장 좋을 때가 많습니다.
— Bjork, E. L., & Bjork, R. A. (2011). Making things hard on yourself, but in a good way: Creating desirable difficulties to enhance learning. In M. A. Gernsbacher et al. (Eds.), Psychology and the Real World (pp. 56–64). Worth Publishers. 원문 PDF
두 사람은 이런 조건을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이라고 부릅니다. 학습 조건에 변화를 주고, 같은 유형을 몰아서 풀지 않고 섞고, 한 번에 몰아 공부하지 않고 간격을 두고, 다시 읽는 대신 시험 보듯 떠올리게 하는 것입니다. 같은 글에는 지금 읽으면 유독 아픈 대목도 있습니다.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답을 찾아보거나 남에게 들을 때마다 '강력한 학습 기회를 스스로 빼앗는다'는 경고입니다(비요크·비요크 2011). 2011년에 쓴 문장인데, 챗봇을 두고 한 말처럼 읽힙니다.
로버트 비요크가 동료와 함께 쓴 2015년 리뷰는 더 직설적입니다. 훈련 중에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수행'일 뿐이고, 수행은 장기적인 '학습'이 일어났는지를 보여 주는 믿을 만한 지표가 아닌 경우가 많으며, 어떤 조작은 학습과 수행에 정반대 효과를 낸다는 것입니다(소더스트롬·비요크 2015).
고전적인 실험도 같은 그림을 보여 줍니다. 글을 반복해 읽은 학생들은 5분 뒤 시험에서 더 잘했지만, 이틀이나 일주일 뒤에는 미리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훨씬 많이 기억했습니다. 반복해 읽은 학생들의 자신감은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로디거·카피키 2006).
AI가 주는 매끄러움은 이 '빠른 수행'의 조건과 꼭 닮았습니다. 답은 바로 나오고, 문장은 매끈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청구서는 나중에 날아옵니다. AI가 없는 자리에서입니다.
선발을 위한 교육 AI, 성장을 위한 교육 AI
그래서 이번 기획은 교육 AI를 두 갈래로 나눠 보자고 제안합니다. 나누는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목적입니다. 그 AI가 학생의 지금 실력을 끌어올려 가려내려는 것인지, 학생이 나중에 혼자서도 해낼 힘을 키우려는 것인지입니다.
선발을 위한 교육 AI는 당장의 수행을 겨냥합니다. 정답에 빨리 닿게 하고, 문제를 더 많이 풀게 하고, 점수를 올립니다. 시험 대비용 문제 추천이나 풀이를 대신 써 주는 서비스가 이쪽에 가깝습니다. 이런 AI에게 마찰은 걷어 내야 할 장애물입니다. 성과는 그 자리에서 잴 수 있고, 숫자가 오르면 성공입니다. 결과물이 곧 목적이라는 점에서 일의 AI와 논리가 같습니다.
성장을 위한 교육 AI는 나중의 학습을 겨냥합니다. AI가 곁에 없을 때 학생이 무엇을 떠올리고, 낯선 문제에 무엇을 옮겨 쓸 수 있는지가 기준입니다. 비요크가 말한 장기 기억과 전이입니다. 이런 AI는 마찰을 설계합니다. 답을 먼저 주지 않고, 스스로 떠올리게 하고, 틀릴 기회를 남겨 둡니다. 그래서 성과가 당장 보이지 않고, 때로는 연습 점수가 덜 오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두 AI는 재는 것부터 다릅니다. 선발을 위한 AI는 소더스트롬과 비요크가 말한 '수행'을 재고, 성장을 위한 AI는 '학습'을 노립니다. 앞의 튀르키예 실험을 이 틀로 다시 읽으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연습 문제 점수만 보면 GPT Base도 48% 높았으니 성공입니다. AI를 거둔 뒤 치른 시험 점수로 보면 정반대로 17% 낮았습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무엇을 재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뒤바뀝니다.
수학 숙제로 생각해 보면 더 쉽습니다. 선발을 위한 AI는 풀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성장을 위한 AI는 먼저 "어디까지 해 봤니?"라고 묻고, 막힌 지점에서 힌트 하나만 건넵니다. 겉으로는 앞의 것이 훨씬 친절합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같은 유형의 문제를 혼자 풀어야 하는 날, 학생 곁에 남는 것은 뒤의 것이 남겨 둔 몇 분의 머뭇거림입니다.
선발을 위한 AI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실력을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 있고, 평가와 선발도 교육의 한 부분입니다. 문제는 성장이 필요한 자리에 선발의 논리가 들어올 때입니다. 배움을 돕겠다며 들여온 AI가 실제로는 당장의 점수만 끌어올리고 있다면, 교실은 학생을 키우지 못하고 가려내기만 하게 됩니다.
미국 비영리 교육 연구기관 벨웨더(Bellwether)는 2025년 6월 보고서에서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AI는 인지적 노력을 얼마나 덜어 주어야 하고, 얼마나 의도적으로 남겨 두어야 하는가. 보고서는 모든 마찰이 이로운 것도, 모든 편함이 해로운 것도 아니라고 덧붙입니다(벨웨더 2025). 비요크 역시 같은 단서를 달았습니다. 배경지식이나 기술이 없어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은 '바람직하지 않은 어려움'이 된다는 것입니다(비요크·비요크 2011).
그러니 마찰을 설계한다는 말은 마찰을 늘리자는 말이 아닙니다. 덜어 낼 마찰과 남겨 둘 마찰을 가려내자는 말입니다. 형식을 맞추느라, 자료를 찾느라 쓰는 시간은 덜어 내도 좋습니다. 떠올리고, 틀리고, 다시 고치는 시간은 남겨 둬야 합니다.
귀찮음의 일부는 배움이다
일의 AI가 잘 작동한다는 증거는 충분합니다. 탈은 그 성공 공식을 교실에 그대로 옮길 때 납니다. 일터에서는 결과물이 목적이지만, 교실에서 결과물은 배움을 확인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AI 덕분에 숙제가 좋아졌다면, 나아진 것이 학생인지 숙제인지부터 물어야 합니다.
에이전트가 귀찮은 일을 다 맡아 주는 시대에도 굳이 한자리에 모여 배울 이유가 남는다면, 그 이유는 귀찮음의 일부가 곧 배움이라는 데 있을 것입니다. 교실의 AI가 덜어 줄 것은 귀찮음이지, 배움이 아닙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바람직한 어려움'을 한 걸음 더 들여다봅니다. 떠올리기, 간격 두기, 섞어 풀기, 스스로 만들어 내기라는 네 가지 마찰이 실제 교실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그 마찰이 오히려 배움을 가로막는지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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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I(GrokBot)가 본문에 링크한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분석 칼럼이며, 편집자 검토를 거쳐 발행했습니다. 사실 서술은 각 출처를 기준으로 하고, 해석과 제언은 AI가 작성한 분석입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에 따라 AI 생성물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