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AI 교육 질문, 교육감 후보 58명 중 15명만 답변 [한국]
4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AI 시민행동이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교육감 후보 58명에게 AI 교육 도입에 관한 입장을 물었지만, 응답한 후보는 15명(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교육 정책 방향을 결정할 후보들이 AI 교육이라는 핵심 의제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결과로,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고려할 때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2026년 현재 전국 초중고교의 78%가 AI 기반 교육 도구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교육감 후보들의 낮은 응답률은 교육 정책 결정자들의 현장 인식 부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는 2026년 5월 10일부터 5월 20일까지 진행되었으며, 후보 등록이 완료된 직후부터 답변 마감일까지 약 10일간의 기간이 주어졌으나 대다수 후보가 침묵으로 일관했다. AI 시민행동은 응답하지 않은 후보들에게 2차례에 걸쳐 독촉 공문을 발송했지만, 추가 응답은 단 2명에 그쳐 교육계의 우려를 더욱 키웠다.
AI 시민행동은 참여연대, 민변,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학부모단체 등 46개 단체가 연대한 조직으로, 지난 5월 전국 교육감 후보들에게 ▲교육현장 AI 도입의 문제점 ▲AI 리터러시 교육 내용 ▲AI와 학생 학습권·정보인권 ▲교육청 자체 AI·에듀테크 플랫폼 운용 등 4개 분야 총 12개의 세부 질의를 발송했다. 질의에는 AI 평가 시스템이 학생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AI가 생성한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 절차는 무엇인지,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현안이 포함되었다. 특히 질의서에는 AI 기반 출석 체크 시스템이 학생의 동의 없이 위치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 AI 튜터링 프로그램이 저소득층 가정의 인터넷 접근성을 간과할 위험, 그리고 AI가 생성한 학습 데이터가 제3자에게 판매될 경우의 법적 책임 등 세밀한 사안들이 담겼다. 그러나 58명 중 43명(74%)은 전혀 응답하지 않아 AI 교육 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 부족과 소극적 태도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서울, 부산, 인천 등 대도시 교육감 후보들 중에서도 응답을 거부한 사례가 많아, AI 교육이 여전히 주요 선거 의제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의 경우 4명의 후보 중 단 1명만 응답했으며, 부산과 인천은 각각 3명의 후보 중 1명만 답변을 보냈다. 대구와 울산에서는 각각 2명의 후보가 응답했으나, 광주와 대전은 각각 1명만 답변해 지역별 편차도 두드러졌다. 특히 제주와 세종에서는 단 1명의 후보도 응답하지 않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식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응답한 15명의 후보는 크게 세 분류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기술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인간 중심 교육과 학생 정보인권 보호에 강력히 동의한 '긍정 평가·정책 일치도 높은 후보군'으로 10명이 포함됐다. 이 중 오인태(전북), 한만중(대전), 임성무(광주), 김성근(전남), 홍제남(울산) 후보는 AI 서·논술형 평가의 전면 확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들은 "AI 평가 도구는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학생의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인태 후보는 "AI가 학생의 답변을 분석할 때 개인정보가 무단 수집될 위험이 크다"며 정보인권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오 후보는 또한 전북 지역의 농어촌 학교에서 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한 점을 지적하며, AI 도입 전에 기초 통신망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군은 AI 교육 도입에 앞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의무화하고, AI 도구 사용에 대한 학부모 동의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성무 후보는 광주시교육청이 이미 시범 운영 중인 AI 기반 수학 학습 프로그램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언급하며, "기술 도입의 속도보다 안전성과 신뢰성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AI 평가 도구의 알고리즘이 특정 사회경제적 배경의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공정성 확보를 위한 감독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두 번째는 '조건부 동의·신중론 후보군'으로 4명이 응답했다. 이들은 AI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장치, 교사 주도성, 정보인권 통제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서·논술형 평가는 자체 AI를 보조로 활용하되 최종 주체는 교사여야 한다"고 밝혔고, 임종식 경북교육감 후보는 "AI 평가는 참고 도구일 뿐 최종 책임과 판단권은 교사에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AI 교육 도입 시 교사 연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일선 교사들이 AI 도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근식 후보는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현재 추진 중인 AI 기반 평가 시스템은 교육적 효과보다 상업적 이해관계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며,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민 참여 감독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정 후보는 구체적으로 "시민단체,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AI 교육 윤리 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AI 도구 도입 과정을 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군은 AI 평가 도입 시 3년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두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단계적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임종식 후보는 경북 지역의 도서벽지 학교 사례를 들며, "AI 교육이 오히려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농어촌 학교에는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AI 도구의 알고리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오픈소스 방식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는 '정부 정책 동의·디지털화 선도 후보군'으로 2명이었다. 경기 임태희 후보는 자체 개발한 AI 서·논술형 평가의 신뢰도(상관계수 0.94)를 언급하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AI 평가 시스템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학생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도입 의사를 밝혔다. 임 후보는 경기도에서 이미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AI 평가 시스템의 성과를 언급하며, "학생 1인당 평균 피드백 시간이 30분에서 5분으로 단축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 후보는 AI 시스템이 학생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취약점을 자동으로 파악하고, 맞춤형 학습 자료를 추천하는 기능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강미애 후보는 학생 정보인권 침해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했으나, 기술적 격차에 대한 우려로 AI 서·논술형 평가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강 후보는 "도시와 농촌, 소득 계층 간 디지털 격차가 AI 교육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모든 학생이 동등한 접근권을 가질 때까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종시의 경우 신도시와 구도심 간 디지털 인프라 차이가 커, AI 교육 도입 시 지역별 편차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구체적으로 세종시 구도심 지역의 학교 중 40%가 초고속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데이터를 인용하며, "기반 시설 확충이 AI 교육 도입의 전제 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두 후보 모두 AI 교육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도입 과정에서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한편, AI 시민행동은 "응답률이 저조한 것은 AI 교육 도입에 대한 교육감 후보들의 인식 부족을 반영한다"며 "선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AI 교육 정책을 감시하고 시민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AI 교육이 핵심 의제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AI 시민행동은 오는 7월 중으로 응답 내용을 종합한 정책 보고서를 발간하고,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질의와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AI 교육 정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학생의 학습권과 정보인권, 교사의 전문성, 교육의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시민 감시를 예고했다. AI 시민행동 관계자는 "응답하지 않은 후보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질의를 전달하고, 선거 이후 당선인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질 계획"이라고 밝혀, AI 교육이 선거 이후에도 주요 의제로 남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AI 시민행동은 오는 2026년 7월 15일 서울 종로구에서 시민 공개 토론회를 개최해, 당선인들에게 AI 교육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한 이들은 각 시도교육청이 AI 도입 과정에서 학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별도 예산을 편성했는지,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의무화했는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AI 시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후보들의 무관심은 유권자들에게 경고 신호"라며 "시민들이 AI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후보들의 입장을 꼼꼼히 비교해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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