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듀테크, 교육현장의 '핵심 동력' 되려면… 황인구 시의원의 미래교육박람회 시찰이 던지는 질문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황인구 의원이 최근 '제17회 2026 에듀플러스위크 미래교육박람회'를 찾아 AI와 에듀테크의 현장 적용 사례를 점검했다. 특히 서·논술형 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등 교사들의 업무 부담

seoul.co.kr 보도 AI·에듀테크, 교육현장의 '핵심 동력' 되려면… 황인구 시의원의 미래교육박람회 시찰이 던지는 질문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황인구 의원이 최근 '제17회 2026 에듀플러스위크 미래교육박람회'를 찾아 AI와 에듀테크의 현장 적용 사례를 점검했다. 특히 서·논술형 평가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등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큰 영역에 적용된 기술에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단순한 전시 관람이 아니라,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AI가 교실을 바꾼다는 거대한 담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정작 현장의 목을 조르는 행정 업무와 평가 방식의 변화는 더딘 것이 현실이다.

이번 박람회 시찰에서 황 의원이 주목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평가 체계의 혁신이다. 서·논술형 평가는 단순 암기력을 측정하는 객관식 문제와 달리 학생의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교육계가 오랫동안 확대를 추진해 온 분야다. 그러나 채점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 그리고 채점자 간 점수 편차를 줄이는 '채점 일관성' 확보가 늘 걸림돌로 작용했다. 박람회 현장에는 AI가 학생 답안을 1차적으로 분석해 채점의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고,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 판정을 내리는 '하이브리드 채점 시스템'이 등장했다. 이는 교사의 고유한 판단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을 줄여 교사가 본질적인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었다.

둘째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지원이다. 매 학기 말이면 교사들은 수십 명의 학생에 대한 개별 특기 사항을 기록하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다.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수업 중 학생의 발언, 활동 참여도, 과제 수행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축적했다가 문장 형태의 초안으로 자동 생성하는 방식이다. 물론 생성된 초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AI가 마련한 뼈대에 교사가 살을 붙이고, 사실 관계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표준 프로세스로 제시됐다. 이는 단순히 업무를 줄이는 것을 넘어, 교사가 놓치기 쉬운 학생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는 보조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 이면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다. AI가 생성한 생활기록부 초안이 교사의 관찰과 기억을 대체할 경우, 기록의 정확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교육 데이터는 민감한 개인정보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보안과 윤리 문제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학생의 수업 중 표정, 발언 빈도, 상호작용 패턴까지 데이터로 수집된다면, 이는 '감시'의 영역으로 확장될 위험성도 내포한다. 기술 도입의 속도만큼이나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교사 연수가 병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AI 기반 교육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도 단순한 기능 시연을 넘어 실제 학교 현장에서 검증된 사례를 내세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시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기술이 교육을 이끄는' 구도가 아니라, '교육이 기술을 방향 짓는' 구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황 의원의 시찰이 주는 시사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정책 입안자가 현장의 기술을 직접 확인하고, 교사들의 실질적인 고충과 연결 지으려는 시도 자체가 에듀테크 발전의 방향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와 에듀테크는 교사를 대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교사가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번 시찰을 계기로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관련 조례나 지원책이 마련된다면, 단순한 전시회 참관이 아닌 실질적인 교육 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제는 그것을 학교라는 경계 안으로 안전하게 들여오는 지혜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때다. AI가 교육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교육 공동체의 인식과 제도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박람회는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