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간부들, 왜 지금 'AI 리더십'을 배우나…M.AX 정책의 새로운 신호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대회의실에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였다. 강단에는 SK AI위원회 부사장과 KAIST 교수, 그리고 생성형 AI 활용법을 설명할 전문가가 자리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newsis.com 보도 산업부 간부들, 왜 지금 'AI 리더십'을 배우나…M.AX 정책의 새로운 신호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대회의실에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였다. 강단에는 SK AI위원회 부사장과 KAIST 교수, 그리고 생성형 AI 활용법을 설명할 전문가가 자리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제조 AI 전환(M.AX)'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산업부가 정책을 입안하는 최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AI 교육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한 기술 소개를 넘어, 조직 전체의 운영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산업부는 지난 14일과 오는 18일, 이틀에 걸쳐 과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AX 리더십 및 제조 AI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육 첫날에는 김지현 SK AI위원회 부사장이 'AI 최신동향과 리더의 역량'을 주제로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의 흐름을 짚고, 이어 최재식 KAIST 교수가 '국가 산업 전략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제조 AI'를 주제로 주요국 정책과 기업 동향을 분석했다. 오는 18일에는 전병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장이 '피지컬 AI가 여는 새로운 지능의 시대'를, 이제현 KAIST AIX전략실장이 생성형 AI의 실무 활용법과 보안 수칙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번 교육의 특징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주요 생성형 AI의 특성을 비교하고, 업무별 활용법과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 데이터 보안 유의사항까지 다룬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직접 AI 도구를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간부들이 AX 동향을 먼저 이해하고 조직과 정책의 전환을 주도해야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속도감 있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네이티브 산업부'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선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9월 출범한 'M.AX 얼라이언스'의 연장선에 있다. 제조기업과 AI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이 협의체를 통해 산업부는 공정과 제품, 지역 등 전 분야의 제조 AI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정책의 최전선에 있는 관료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현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국내 제조업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AI 도입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주요국 정부가 제조 AI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산업부의 이번 간부 교육이 주목받는 이유는 '관료 조직의 AI 전환'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가 AI를 정책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업무 방식 자체를 AI로 재편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리더십'이라는 키워드를 교육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 기술의 도입은 결국 조직문화의 변화를 수반하는데, 그 변화를 이끌어야 할 주체가 바로 간부급 공무원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는 민간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AI 리더십' 논의를 공공부문이 수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일회성 강연으로 간부들의 AI 활용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려면 지속적인 학습과 실습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정책 수립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보안 이슈와 알고리즘 편향성 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교육을 통해 형성된 이해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AI를 활용한 정책 개발 사례를 공유하고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등 후속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산업부의 움직임은 에듀테크 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정부 부처가 간부 대상 AI 교육을 도입하면서, 공공부문을 겨냥한 맞춤형 AI 리터러시 교육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한 도구 사용법을 넘어, '조직의 AI 전환을 이끌 수 있는 리더 양성'이라는 새로운 교육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의 코딩 교육이나 기술 중심의 AI 교육과는 다른 영역으로, 정책과 경영, 윤리적 판단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산업부가 시작한 간부 교육이 타 부처로 확산되고,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으로 전파된다면, 공공 리더십 교육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AI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이번 실험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