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업, 교사가 직접 답을 말한다…코엑스에서 열리는 '교사 주도의 미래'
AI와 데이터가 교실 깊숙이 침투한 시대, 더 이상 화이트보드와 교과서만으로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붙잡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국의 현직 교사들이 자신이 직접 만들고 실행한 AI 수업 사례를 한자리에 모아 공유하는 자리
etnews.com 보도 | 1 day ago AI 수업, 교사가 직접 답을 말한다…코엑스에서 열리는 '교사 주도의 미래'
AI와 데이터가 교실 깊숙이 침투한 시대, 더 이상 화이트보드와 교과서만으로는 학생들의 호기심을 붙잡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국의 현직 교사들이 자신이 직접 만들고 실행한 AI 수업 사례를 한자리에 모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받고 있다. 'AI 미래교육 교사 페스티벌'이 8월 12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 A홀에서 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기술 전시가 아닌, 교사가 주축이 되는 실천형 콘퍼런스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이번 행사는 2026 에듀플러스위크 미래교육박람회의 특별 동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AI융합교육연구회, 고래학교, 경제금융교육연구회, 몽당분필, 뭉클, 수업놀이 연구회, 아꿈선 교육콘텐츠개발연구회, 이종대왕 집현전, 참쌤스쿨, 쿼카연구회 등 10개 교사단체가 주관하고, 동아출판, 비상교육, 씨마스, 아이스크림미디어, 천재교과서, YBM 등 6개 교육기업이 협력한다. 일반적인 박람회의 경우 교육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교사단체가 전면에 나선 구성이 눈에 띈다. 이는 AI 시대를 맞아 교육의 주체를 교사 공동체가 직접 가져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사흘간 모두 다른 주제를 다룬다. 첫날인 12일에는 영어, 수학, 정보 등 교과별로 AI를 활용한 수업 혁신 사례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김효민 성신여중 교사의 '즐거운 영어 말하기 수업', 김준현 중앙초 교사의 'AI 디지털 교육자료를 활용한 수학 탐구 수업', 성공주 경산동부초 교사의 '참여형 영어 수업의 비밀' 등이 차례로 발표된다. 김경규 포항제철중 교사는 AI 디지털 교육자료를 통해 학생이 정보 수업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을 소개하고, 이현지 서울개봉초 교사는 AI 시대에 교사의 역할이 어디까지 변해야 하는지를 짚는다.
둘째 날인 13일에는 '교사들이 스스로 만들고 공유하는 미래교육 생태계'가 핵심 주제다. 송민섭 인천학산초 교사가 10년간 교사들이 함께 키워온 오픈소스 교육 플랫폼의 경험을 나누고, 박희정 서울상봉초 교사는 AI 프로젝트와 윤리 실천을 결합한 'AI 시민성'이라는 새로운 교육 과제를 제시한다.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이 중심에 선다. 이소영 서울신계초 교사가 AI 디지털 교육자료를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 사례를 발표하고, 엄보용 경안고 교사는 데이터 기반 평가가 고등학교 수학 수업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독서교육, 경제금융교육, 인성놀이, 수업놀이 등 다채로운 트랙이 사흘간 균형 있게 편성된 것도 특징이다.
이 행사가 다른 AI 교육 행사와 구별되는 지점은 명확하다. AI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이 발표자로 나서거나, 연구기관의 추상적인 정책 제안이 주를 이루는 것과 달리, 이번 페스티벌은 전부 현직 교사가 직접 무대에 선다는 점이다. 행사 관계자는 "AI가 교육을 변화시키는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교실에서 어떻게 활용해 학생의 배움으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이라며 "전국 교사들이 서로의 수업을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의 교실로 가져가는 실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I 기술의 도입 자체보다 수업 맥락 안에서의 적용 능력이 핵심이라는 진단이다.
'AI 시민성'이라는 주제가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AI 도구를 다루는 리터러시를 넘어, AI가 만들어내는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학생들과 함께 사유하는 교육이 현장에서 이미 요청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10년간 축적된 오픈소스 교육 플랫폼의 사례가 소개된다는 점에서, 개별 교사의 노하우가 교사 공동체 차원의 지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교사 1인의 영웅적 도입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학습이 누적되는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다만 한 가지 짚어야 할 지점도 있다. 프로그램 구성에서 알 수 있듯 이번 행사는 발표자의 자체 수업 사례를 공유하는 데 집중되어 있어, 효과성에 대한 외부 검증이나 정량적 데이터 제시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교육 분야에서 AI 활용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례 공유가 곧 확산의 근거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후속 논의는 여전히 필요하다. 행사가 교사 간 교류를 촉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지와 별개로, 실제 학생 학습 성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페스티벌은 한국 에듀테크 생태계가 '기술 공급 중심'에서 '현장 실천자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에듀테크 시장은 콘텐츠 기업과 플랫폼 사업자가 주도해 왔고, 교사는 소비자나 도입 결정자의 위치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교사의 수업 설계 역량과 맥락 이해 능력이 도구 선택보다 더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교사단체가 자체적으로 컨퍼런스를 열고, 교육기업이 이를 지원하는 형태는 향후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와 정부 정책 방향이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점에서, 현장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는 AI 수업 문화가 그 정책의 실질적 채움새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한 학술제보다, 전국의 교사들이 코엑스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교실을 들여다보고 함께 배워가는 '교사 집단의 페르소나' 행사다. AI가 교실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답은 거대 기업이 아니라 현장 교실에 있다는 점을, 이 행사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