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특수학교로 향한 에듀테크의 '포용적 전환' 신호탄

지난 23일 전남 광양햇살학교에서 열린 '햇살예술마당'에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가 참여해 학생 지원 물품을 기증하고 학습기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대규모 상업용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공립 특수학교의 문화예술

아이스크림에듀, 특수학교로 향한 에듀테크의 '포용적 전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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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iweek.com 보도 | 2026-09-30 아이스크림에듀, 특수학교로 향한 에듀테크의 '포용적 전환' 신호탄

지난 23일 전남 광양햇살학교에서 열린 '햇살예술마당'에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가 참여해 학생 지원 물품을 기증하고 학습기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대규모 상업용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공립 특수학교의 문화예술 행사에 직접 참여한 것은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에듀테크 산업이 그동안 외면해온 특수교육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공적 책무의 영역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행사에서 아이스크림에듀는 학생들에게 간식과 인형 등 물품을 전달하는 한편, 자사 학습기 '아이스크림 홈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학생들이 컬러링을 비롯한 놀이학습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학습 도구는 단순한 지식 전달 수단이 아니라, 감각 통합과 정서적 안정, 주의 집중을 유도하는 치료적 매체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명절을 맞아 특수교육 현장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응원하고, 선물과 함께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도 교육 격차와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특수교육 현장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증이 갖는 의미는 규모보다 방향성에 있다. 국내 에듀테크 산업은 그동안 일반 학령기 학생, 그중에서도 사교육 수요가 집중된 초·중등 상위권 학습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성장해왔다. AI 맞춤 학습, 적응형 문항 추천, 학습 분석 대시보드 등 대표적인 기술 혁신도 대체로 이 시장의 요구에 맞춰 설계됐다. 특수교육은 시장 규모가 작고 요구 조건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후순위에 밀려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디지털 접근성 보장을 강조하면서, 장애 유형별 맞춤형 콘텐츠와 보조공학 연동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공교육 차원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에듀테크 기업의 ESG 경영이 투자자와 학부모 모두에게 평가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특수교육 지원 활동이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광양햇살학교와 같은 공립 특수학교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특수학교는 장애 정도가 비교적 심한 학생이 다수 재학해 개별화 교육계획(IEP)에 따라 수업이 이뤄지며,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일반 학교보다 적지만 그만큼 요구되는 지원의 밀도는 훨씬 높다. 디지털 기기가 수업에 투입될 때도 일반 학교와는 전혀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화면 크기, 터치 감도, 색 대비, 음성 안내 속도, 자극의 강도 조절 등 세부 설계 하나하나가 학습 성패를 좌우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체험 부스에서 컬러링 같은 놀이학습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런 맥락에서 시사적이다. 인지 부담을 낮추고 성취감을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활동이 특수교육 학습자의 초기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현장의 경험이 반영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경우 그 의미는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가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물품 기증이나 체험 부스 운영을 넘어, 장애 유형별 접근성 표준에 맞춘 콘텐츠 개발, 특수교사 대상 연수, 학부모와의 소통 채널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예컨대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화면 읽기 프로그램 호환성,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스위치·시선 입력 장치 연동,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사회적 상황 시뮬레이션 콘텐츠 등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공적 가치가 큰 영역이다. 기업이 이 영역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면 수익성과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가령 교육청 단위의 관·학 협력 사업이나 특수교육 보조공학 바우처 시장 진입 전략이 함께 모색돼야 한다.

결국 이번 기증은 에듀테크 산업이 '효율' 중심의 성장 서사에서 '포용' 중심의 성장 서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하나의 응답으로 평가할 수 있다. AI 기술이 학습자의 수준을 정교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경로를 제시하는 능력은, 역설적으로 가장 개별화된 지원이 필요한 특수교육 학습자에게 더 절실한 것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특수교육 전용 기능 개발이나 교사용 대시보드 개선 같은 후속 조치를 내놓는다면, 업계 전반에 '접근성 우선 설계(accessibility-first design)'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활동이 홍보성 이벤트로 소비된다면, 에듀테크의 포용적 전환은 또 한 번 구호에 머물 위험이 있다. 특수교육 현장과의 지속적이고 투명한 협력이 그 성패를 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