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미디어, 루미티치로 중남미 K-에듀테크 신시장 연다]

한국 교육기술 기업이 마침내 교실 밖으로 나왔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자사의 AI 수업 플랫폼 '루미티치(LumiTeach)'를 앞세워 중남미·카리브 지역 시장을 본격 공략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파라과이 아순시온

[아이스크림미디어, 루미티치로 중남미 K-에듀테크 신시장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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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news.com 보도 | 2026-09-30 [아이스크림미디어, 루미티치로 중남미 K-에듀테크 신시장 연다]

한국 교육기술 기업이 마침내 교실 밖으로 나왔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자사의 AI 수업 플랫폼 '루미티치(LumiTeach)'를 앞세워 중남미·카리브 지역 시장을 본격 공략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파라과이 아순시온 국회의정을 무대로 펼쳐진 이번 행보가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한국 에듀테크가 글로벌 신흥시장에서 어떤 전략적 정체성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이 포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제시한 협력 모델은 이 같은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법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된 국제관용평화의회(IPTP) 중남미·카리브 지역회의는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글로벌 확장의 상징적 출발점이 됐다. 현준우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가 기조발표자로 나서 한국이 교육 투자를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경제·사회 발전을 이룬 국가적 경험을 공유한 것이다.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성과 자랑이 아니었다. 제한된 재정 속에서 어떻게 교육의 질을 끌어올렸는지, AI 시대에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한국의 경험에서 찾는다는 구상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이 자리에서 공개한 루미티치는 자사의 국내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의 운영 노하우를 집약해 개발된 글로벌용 AI 수업 솔루션이다. 교사가 AI를 활용해 수업 자료를 빠르게 제작하고 학생 참여를 유도하도록 설계된 점이 핵심 특징이다. 발표 직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중남미 국가 의원들과 교육당국자들이 한국의 교육재정 구조와 제한된 예산 내 AI 교육 도입 우선순위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한국의 교육 모델이 실질적 참고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아이스크림미디어가 단순한 기술 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각국의 교육과정과 언어, 학교 인프라에 맞춘 맞춤형 도입 방안을 제시한 것은 한국 에듀테크가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자주 부딪혔던 '범용 제품의 한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교육 데이터 주권 보장과 현지 인력의 기술 운영 역량 강화라는 두 가지 협력 원칙을 명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남미 국가들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데이터 거버넌스 이슈를 사전에 해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현 대표 역시 "교육 협력은 각국의 실질적 필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현지 환경에 맞춘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글로벌 진출은 그동안 북미와 동남아시아에 편중돼 있었다. 이 지역들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와 현지 강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 상당했다. 반면 중남미는 상대적으로 한국 에듀테크의 존재감이 낮은 '블루오션'이자, 한국 교육모델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한국은 PISA 등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해 왔고, 제한된 예산 대비 높은 교육 성과라는 점이 개발도상국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주 거론돼 왔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이런 강점을 무기로 삼아 중남미 시장을 첫 번째 글로벌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전략적으로 타당한 판단으로 보인다. 현 대표가 "AI 시대에도 교육의 중심은 교사의 전문성과 판단이어야 한다"며 "AI는 교사가 학생과의 소통과 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도구"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술을 내세우되 교육의 본질을 인간 교사에게 두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기술 도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자 한 해법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현지화 전략이 표방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녹아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그리고 각국 독자적인 교육과정에 맞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갱신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둘째, 교육 데이터 주권 이슈는 단순한 윤리적 선언을 넘어 법적·기술적 인프라를 요구한다. 현지 서버 구축이나 데이터 거버넌스 가이드라인 합의 같은 후속 조치가 수반되지 않으면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셋째, 단발성 수출이 아닌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설계가 필요하다. 중남미 국가들의 재정 상황을 감안해 SaaS 구독 모델 외에 공공입찰, 성과 기반 과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 넷째,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 사이의 경쟁보다 협력이 중요하다. 중남미 시장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여러 기업에서 동시에 이뤄질 경우, 한국 에듀테크의 브랜드 가치가 분산될 우려가 있다. 업계 차원의 공동 진출 전략이나 정부 차원의 K-에듀테크 패키지 지원 방안도 검토할 시점이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이번 행보는 한국 에듀테크가 단순한 앱이나 콘텐츠 수출의 시대를 넘어, 교육 철학과 운영 노하우를 함께 패키지로 수출하는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 기술력에 한국의 교육 성장 서사를 결합한 이번 모델이 중남미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이는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새로운 해외 진출 템플릿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초기 모멘텀을 사업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위험도 있다. 파라과이에서 시작된 K-에듀테크의 남미 진출이 단순한 뉴스를 넘어 실적으로 연결되는지, 향후 1~2년간의 후속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