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상장의 그림자, 개미투자자 90% 손실… 에듀테크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질긴 의문

최근 한국 금융시장에서 분할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직후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 기업은 상장 첫해 주가 90% 폭락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는데, 이

msn.com 보도 | 2026-09-30 분할상장의 그림자, 개미투자자 90% 손실… 에듀테크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질긴 의문

최근 한국 금융시장에서 분할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직후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정 기업은 상장 첫해 주가 90% 폭락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는데, 이 같은 현상은 더 이상 개별 기업의 실패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사태의 진앙에 에듀테크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성장성을 무기로 한 차례의 뜨거운 자금 흡수 뒤, 정작 투자자에게 돌아온 건 냉혹한 손실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모회사로부터 사업부를 분사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분할상장은 일반적으로 모회사의 보유지분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거나, 분사된 자회사가 독자적 가치를 인정받아 더 유리한 조건으로 성장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상장 직후 주가는 공모가 대비 90% 가까이 추락했고, 투자 원금의 대부분이 증발했다. 그나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건 기관투자자였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청약 비중을 조절하고, 상장 직후 빠르게 물량을 정리한 덕분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고점에서 매수한 물건을 그대로 안고 하락을 지켜봐야 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분할상장 기업들의 상장 후 1년 평균 수익률은 코스닥 지수 대비 현저히 낮았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4년 '분할상장 제도 운영 현황'에서도 분할상장 기업 상당수가 공모가 이하로 거래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분할상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 등으로 분할절차가 비교적 수월해졌고, 모회사가 별도의 IPO를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적 유인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분할상장이 투자자 보호보다 모회사의 자금 조달에 최적화된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특히 에듀테크 업계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민감하게 다가온다. 에듀테크 기업들은 성장성을 정당화 논리로 제시하며 높은 기업가치를 선반영해 투자금을 끌어왔다. 적자 지속과 수익화 지연이 흔한 사업 특성상, 주가는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에 크게 의존한다. 그런데 분할상장 과정에서 모회사가 핵심 인재와 기술을 분사된 자회사에 이전하면서, 남겨진 본체는 '껍데기'로 전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구조에서 주가 급락은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한국증권업협회 관계자는 "분할상장은 본질적으로 모회사의 이해관계와 신설 법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구조라며, 특히 지주회사 체제에서 분사 자회사의 주주권이 부실하게 관리될 경우 소액투자자가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분쟁 사례에서 분사 법인의 주요 자산이 모회사의 채무 담보로 제공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정보 비대칭의 해소가 제도적으로 미흡하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분할상장에 따른 주가 하락은 누구의 잘못인가. 주관사로 나선 증권사, 기업 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 그리고 그 가치를 기초로 투자 결정을 내린 투자자 본인이 모두 거론되지만, 명확한 책임 규명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증권사의 경우 '성실의무'를 이행했음을 주장할 뿐, 실질적 손해 배상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자본시장의 신뢰도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분할상장이 특정 대주주와 기관투자자에게는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소액투자자에게는 고위험 자산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제도적 안전장치가 강화되지 않으면 자본시장 전체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가 분할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분사 후 일정 기간 모회사의 지분 처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첫째, 기업은 성장 스토리텔링에 앞서 거버넌스 체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받기 위해서는 투자자와 정직한 소통을 하고,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투자자 스스로도 분할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시 공모가의 적정성보다 분사 후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현금흐름 구조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셋째, 업계 단체와 정부는 에듀테크 기업에 특화된 정보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술 중심 기업일수록 자산과 수익의 측정이 어렵고, 이로 인해 정보 비대칭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분할상장은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과 신뢰를 시험하는 시험대다. 90% 폭락이라는 극단적 사례는 시장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고, 이는 에듀테크를 포함한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단기적 자금 확보의 달콤함에 취해 본질적 가치 창출을 등한시한다면, 결국 투자자와 시장 모두 외면받게 될 것이다. 분할상장의 미래는 '어떻게 상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신뢰를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