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특허 31건 중 18건이 AI…공교육 시장 겨냥한 승부수]
에듀테크 기업이 보유한 특허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 관련이라는 사실은 그 회사가 어디에 미래를 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공개한 특허 포트폴리오는 이 회사가 단순한 학습지 회사가 아니
asiatoday.co.kr 보도 | 2026-09-29 [아이스크림에듀, 특허 31건 중 18건이 AI…공교육 시장 겨냥한 승부수]
에듀테크 기업이 보유한 특허의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 관련이라는 사실은 그 회사가 어디에 미래를 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공개한 특허 포트폴리오는 이 회사가 단순한 학습지 회사가 아니라 AI 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 '아이스크림 홈런'으로 성장해 온 이 회사가 이제 학교와 교육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B2B·B2G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누적된 학습 데이터와 AI 기술을 무기로 공교육 영토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보유한 주요 특허 31건 가운데 AI 관련 특허는 18건으로 전체의 58%에 달한다. 특히 AI 튜터링 분야에 특허가 집중돼 있다. '학습평가를 지원하는 능동형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학습 이해도에 대한 진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학습이력 및 메타정보 기반의 지식맵을 활용한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자의 이해도를 진단하고 지식맵을 통해 취약점을 파악하는 기술에 특허를 확보한 셈이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395억원의 12.9%를 차지했다. 2024년 156억원, 지난해 143억원을 포함하면 최근 2년 반 동안 약 35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재무제표상 개발비 취득원가 누계는 172억원이다. 2019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로 조달한 225억원 가운데 60억원을 AI 기술 개발 명목으로 배정했고, 해당 공모자금은 전액 집행을 마쳤다.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하는 것은 일반적인 교육 콘텐츠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기술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홈런의 AI 튜터 'AI 드림쌤'은 학생의 학습 데이터와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 상담을 제공하고, 학습 퀴즈와 일상 대화 기능을 지원한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 학생에게는 영어 말하기·쓰기 연습 기능도 제공하며, 음성과 채팅을 통한 영어 대화 과정에서 틀린 표현을 실시간으로 교정해준다. 지난 3월에는 고민 상담과 영어 대화 기능을 강화한 'AI 드림쌤 플러스'를 선보였다. 현재 회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K-12 AI 플랫폼'이다. 홈런을 통해 축적한 교육 콘텐츠와 데이터, 학습 분석 역량을 AI와 결합해 초개인화 맞춤형 학습과 성장 관리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개별 AI 기술 개발도 병행 중이다. 학습자의 지식 수준과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DKT(Deep Knowledge Tracing) 모델을 비롯해 GPT 기반 서비스, AI 영어 음성인식·발음평가 엔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중등 강의를 AI가 자동으로 요약하는 'AI 타임컷' 개발에도 착수했다. 사업 대상도 초등학생 중심에서 유아와 중등으로 확대됐다.
주목할 지점은 사업 구조의 전환이다. 그동안 홈런은 학부모가 자녀 학습을 위해 결제하는 B2C 모델이 중심이었다. 이를 학교와 교육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B2B·B2G로 넓혀 매출원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은 교육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문해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력, 창의력, 자기주도성이 미래 핵심역량으로 부상하고, 교육계 평가 역시 서·논술형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실적도 개선세다. 올 상반기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473억원에서 16.3% 줄었지만, 매출총이익률이 41.5%에서 47.7%로 오르며 전년 동기 2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AI 기반 고부가 서비스 비중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에듀테크 업계에서 아이스크림에듀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공교육 시장 진입이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AI 교육은 사교육 시장에서 주로 활용됐다. 학원이나 학습지 회사가 AI를 마케팅 도구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학교와 교육청이 AI 기반 진단·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이력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체계가 공교육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보유한 DKT 모델이나 지식맵 기반 튜터링 특허는 이런 맥락에서 경쟁력이 있다. 문제는 공교육 시장의 특성이다.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한 B2G 사업은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도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조달 절차와 예산 확보, 교사들의 수용성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AI 기술력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또한 교육 당국이 AI 교육 도구의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 기준을 강화할 가능성도 변수다. 학습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활용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감시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축적한 AI 기술과 학습 데이터를 실제 신규 매출로 연결하는 속도다. 기존 홈런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학교·교육청 등 새로운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사업 기반을 확보하느냐가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AI를 통해 학습부터 진단·평가, 성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 홈런 중심의 B2C를 넘어 학교나 교육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AI 역량 진단·평가와 성장 관리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허 31건 중 18건이 AI라는 사실은 이 회사가 더 이상 학습지 회사가 아님을 선언하는 숫자다. 그 숫자가 매출로 증명될지, 공교육의 벽에 막힐지는 앞으로 2~3년이 판가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