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형제의 명암…플랫폼은 웃고, 홈러닝은 울다]

시공테크 계열의 양대 교육회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아이스크림에듀가 2025년 상반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교과서와 B2G(기업·정부 간 거래)에 강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28% 이상

etoday.co.kr 보도 | 2026-09-28 [아이스크림 형제의 명암…플랫폼은 웃고, 홈러닝은 울다]

시공테크 계열의 양대 교육회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아이스크림에듀가 2025년 상반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교과서와 B2G(기업·정부 간 거래)에 강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28% 이상 뛰며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반면 초등 스마트학습 '아이스크림홈런'을 앞세운 아이스크림에듀는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 28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두 회사의 희비가 갈린 배경에는 '무료 플랫폼'과 '유료 콘텐츠'라는 상반된 수익모델, 그리고 공교육과 사교육 시장의 구조적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8%, 28.3%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하는 교육출판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핵심 동력은 전국 초등학교 90%가량이 쓰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다. 2022년 전면 무료화를 선언한 이후 사용자 기반을 넓혔고, 그 위에 교과서 채택률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총판을 통한 별도 영업 없이도 학교 현장에 침투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스크림S라는 사실상의 표준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매출의 30%를 담당하는 커머스 부문도 힘을 보탰다. 교육상품 전문몰 '아이스크림몰'은 90%대 점유율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행정 절차를 줄여주며 안정적인 매출을 냈다. 알림장 서비스 '하이클래스'와 연동한 '하이스토어'를 통한 건강기능식품·교육자료 판매도 실적에 기여했다.

반대로 아이스크림에듀는 상반기 매출 473억 원, 영업손실 28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 자체는 줄었지만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주력인 '아이스크림홈런'이 정면으로 부딪힌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천재교과서 '밀크티', 메가스터디교육 '엘리하이'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스마트학습에서 오프라인 학습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흐름이 겹쳤다. 결국 같은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쓰지만 한쪽은 공교육 인프라를 장악한 B2G 사업자, 다른 쪽은 사교육 소비재 시장에 노출된 B2C 사업자라는 태생적 차이가 실적 격차로 나타난 셈이다.

주목할 지점은 두 회사의 수익 구조가 보여주는 에듀테크 산업의 분기점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성공은 '무료 플랫폼으로 학교를 선점하고, 유료 교재와 커머스로 수익을 회수한다'는 이른바 '프리미엄(freemium) 공교육 모델'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아이스크림S는 무료이기에 학교 현장의 진입장벽이 낮고, 교사와 학생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갈수록 교과서와 쇼핑몰 매출이 따라오는 구조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는 학부모의 지갑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B2C 시장에서 콘텐츠 차별화와 가격 경쟁이라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스마트학습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가입자 확보 비용(CAC)은 오르고, 학부모의 학습지 선택 기준은 까다로워졌다. 회사가 강조한 '고객전환비용(CVC) 효율화'와 '운영경비 절감'은 성장보다 생존을 위한 방어적 전략에 가깝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내놓은 돌파구는 학습 연계성 강화다. 초등에서 홈런을 쓴 학생이 중등 과정에서도 자사 콘텐츠를 이어 쓰도록 중등 콘텐츠 개발에 투자하고, 교재·단행본을 내는 자회사 아이스크림북스를 신사업 축으로 키우는 구상이다. 초등 중심의 단일 고객층을 중등까지 확장해 생애주기 가치(LTV)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중등 시장은 입시라는 고부가 경쟁이 이미 치열한 영역이어서, 초등에서의 브랜드 충성도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두 회사의 상반된 성적표는 에듀테크 업계에 뼈아픈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공교육 인프라를 장악한 플랫폼의 힘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정책과 제도에 뿌리를 내린 B2G 모델은 경기 변동과 소비 심리에 덜 흔들리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든다. 둘째, B2C 에듀테크는 '콘텐츠'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학습의 성장 정체와 오프라인 회귀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학부모의 학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셋째, AI 기술이 교육에 본격적으로 결합되면서 승부처는 '누가 더 좋은 문제집을 만드느냐'에서 '누가 더 나은 학습 데이터와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아이스크림S를 발판으로 AI 기반 교사 연수와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확장하고, 아이스크림에듀가 홈런에 AI 튜터를 결합해 차별화에 나설 수 있을지가 하반기 관전 포인트다. 형제 회사의 엇갈린 실적은 결국 에듀테크가 '플랫폼의 시대'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