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과학 OFF', AI가 뒤집은 과학 교육의 공식]
과학 교과서 첫 장을 펼치는 순간 학생들의 표정은 대개 굳는다. 증발, 자전, 마찰력 같은 개념어가 정의부터 제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개념들이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이 마르지
cstimes.com 보도 | 2026-09-24 [아이스크림에듀 '과학 OFF', AI가 뒤집은 과학 교육의 공식]
과학 교과서 첫 장을 펼치는 순간 학생들의 표정은 대개 굳는다. 증발, 자전, 마찰력 같은 개념어가 정의부터 제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개념들이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이 마르지 않는 세상, 밤낮이 사라진 세상, 미끄러운 얼음 위를 걷는 세상은 오히려 더 흥미롭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바로 이 지점에서 교과 과학의 문법을 뒤집는 콘텐츠를 내놨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에듀테크 브랜드 아이스크림 홈런과 홈런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역발상 과학 영상 시리즈 '과학 OFF'를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리즈는 증발, 자전, 마찰력 등 초등·중등 과학 교과의 핵심 개념을 소재로 삼는다. 개념의 정의를 먼저 설명하는 대신, 해당 개념이 사라진 세계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을 1분 내외의 코믹 영상으로 풀어낸다. 시청자는 혼란을 먼저 목격한 뒤 원리와 정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구조다. 영상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으로 문을 열고, 개념이 증발한 세계의 소동을 빠른 호흡으로 전개한 뒤, 마지막에 해당 개념의 과학적 정의와 필요성을 짚어주는 3단 구성으로 짜였다.
주목할 지점은 제작 방식이다. 시리즈 전 편이 AI로 제작됐다. 폭력, 비속어, 캐릭터 간 갈등 요소를 배제해 어린 자녀가 안심하고 볼 수 있는 환경을 우선했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과학 OFF 시리즈는 탄탄한 교과 연계성과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위트가 특징"이라며 "결핍을 통해 필요성을 배우는 방식으로 어려운 과학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도가 눈에 띄는 이유는 콘텐츠의 소재보다 제작 파이프라인에 있다. AI 영상 생성 기술은 최근 1년 새 짧은 호흡의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 단가를 급격히 끌어내렸다. 과거 같으면 기획부터 캐릭터 디자인, 애니메이팅, 성우 녹음, 편집까지 최소 수 주가 걸렸을 1분물 시리즈를 AI로 양산하면 제작 주기가 며칠 단위로 압축된다. 학원·교재 업계가 유튜브를 보조 채널 정도로 취급해온 관행과 달리, 아이스크림에듀는 유튜브를 정면의 학습 접점으로 삼았다. 이는 학습관리시스템(LMS) 안에 머무는 콘텐츠가 아니라, 학생들이 이미 체류하는 플랫폼으로 학습 콘텐츠를 침투시키는 전략이다. 홈런 이용자가 아닌 일반 시청자도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고객 획득 채널의 성격도 겸한다.
교육적 관점에서 '결핍을 통한 학습'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과학 교육 연구에서는 개념이 사라진 반사실적 상황을 상상하게 하는 것이 인지적 갈등을 유발해 개념 이해를 심화한다는 결과가 축적돼 있다. 정의를 암기하는 방식보다 왜 그 개념이 필요한지를 먼저 체감하게 하는 접근이다. 다만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 실제 개념 정착까지 이어지려면 교과 진도와의 정합성, 반복 시청을 유도하는 시리즈 구성, 학습 성취도 검증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AI 제작이 제작비 절감을 넘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생성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에듀테크 업계의 경쟁 축이 '얼마나 정교한 학습 알고리즘을 갖췄는가'에서 '학습자가 실제로 머무는 채널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콘텐츠를 공급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AI는 이 전환의 비용 장벽을 낮추는 촉매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과학 OFF를 시작으로 어떤 교과로, 어떤 형식으로 시리즈를 확장할지가 다음 분기의 관전 포인트다. 콘텐츠가 학습 성과로 이어지는지 검증하는 데이터 공개 여부 또한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