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실의 주도권 경쟁, 아이스크림미디어가 꺼낸 '학생용 AI 챗'의 의미]
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을 어떻게 수업 안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AI·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17일 개막한 '2026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출시 예정인 학생용 AI
fnnews.com 보도 | 2026-09-24 [AI 교실의 주도권 경쟁, 아이스크림미디어가 꺼낸 '학생용 AI 챗'의 의미]
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AI)을 어떻게 수업 안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AI·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17일 개막한 '2026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출시 예정인 학생용 AI 챗을 처음 공개하며 교실 안 AI 활용의 새 문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교육부와 산업통상부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서울 코엑스 A홀에서 19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단순한 신제품 전시를 넘어, AI가 교사의 통제와 학생의 자율 사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산업계의 고민이 응축된 자리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번 박람회에서 네 가지 핵심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교육 현장 맞춤형 AI 플랫폼 '아이쌤지피티(issamGPT)', 학생 맞춤 학습을 지원하는 'AI 디지털 교육자료', 글로벌 AI 에듀테크 수업 플랫폼 '루미티치(LumiTeach)', 디지털 창작 에듀테크 플랫폼 '아트봉봉(Artbonbon)'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출시 예정인 학생용 AI 챗이다. 이 기능의 핵심은 학생이 AI와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설계한 수업의 틀 안에서 AI와 상호작용하며 활동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교사는 학생의 활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챗봇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생성형 AI가 교실에 들어오면서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른 '통제 가능성' 문제를 제품 설계 단계에서 정면으로 다룬 셈이다.
허주환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교육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실제 수업과 교육 활동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추구하는 제품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의 화려함보다 수업 현장에서의 실효성과 교사의 수업 설계 권한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에듀테크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갈래 노선, 즉 'AI가 교사를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방향'과 'AI가 교사의 수업 설계를 확장하는 방향'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읽힌다.
이번 박람회를 둘러싼 배경에는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된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자리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교과서 도입은 학교 현장에 대규모 에듀테크 인프라를 깔아내는 계기가 됐지만, 동시에 교사들의 수업 통제권 약화와 학생 데이터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함께 키웠다. 실제로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AI 도구가 수업 흐름을 방해하거나,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만든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학생용 AI 챗을 '교사가 설계한 수업 안에서의 활동'으로 규정한 것은 이런 현장의 저항감을 정면으로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학생에게 자유로운 AI 접근권을 주되, 그 과정을 교사가 관찰하고 개입할 수 있게 설계함으로써 'AI 활용'과 '수업 질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점은 아이스크림미디어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 '루미티치'를 함께 전시한다는 사실이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이 AI 교과서 사업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흐름 속에서, 루미티치는 한국형 수업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창작 플랫폼 아트봉봉까지 더해지면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단일 제품이 아닌 '수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AI 챗이 수업 중 상호작용을 담당하고, AI 디지털 교육자료가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며, 아트봉봉이 창작 활동을, 루미티치가 글로벌 확장을 맡는 구조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에듀테크 산업의 경쟁 축이 '누가 더 뛰어난 AI 모델을 갖고 있느냐'에서 '누가 교실 현장의 통제 가능성과 수업 설계권을 더 잘 보장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용 AI 챗은 그 상징적 분기점에 서 있다. 다만 과제도 남는다. 교사가 모든 학생의 AI 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구조가 현장에서 얼마나 부담 없이 작동할지, 학생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범위를 어떻게 투명하게 관리할지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AI가 교실에 들어오는 속도보다, 그 AI를 수업의 주인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설계의 정교함이 앞으로 에듀테크 기업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이번 시도가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방향타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