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의 AI 특허 18건이 말해주는 것: 에듀테크의 승부처는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교육업계에서 특허 포트폴리오는 화려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기업의 실제 기술 내공을 가늠하는 잣대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보유한 주요 특허 31건 가운데 18건이 AI 관련이라는 사실은 이 회사가 단순한 학습지 유통업체가

asiatoday.co.kr 보도 | 2026-09-23 [아이스크림에듀의 AI 특허 18건이 말해주는 것: 에듀테크의 승부처는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교육업계에서 특허 포트폴리오는 화려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기업의 실제 기술 내공을 가늠하는 잣대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보유한 주요 특허 31건 가운데 18건이 AI 관련이라는 사실은 이 회사가 단순한 학습지 유통업체가 아니라 기술 기반 교육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 지점은 특허의 성격이다. 단순 콘텐츠 추천이나 화면 구성이 아니라 '능동형 AI 튜터링 시스템', '학습 이해도 진단', '지식맵 기반 튜터링' 등 학습자의 인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개입하는 기술에 집중돼 있다. 이는 에듀테크 산업의 경쟁 축이 '콘텐츠 양'에서 '학습 데이터 해석 능력'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공개한 수치는 이 전략이 구호에 그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395억원의 12.9%에 달한다. 2024년 156억원, 지난해 143억원을 합치면 최근 2년 반 동안 약 350억원을 R&D에 쏟아부은 셈이다. 2019년 코스닥 상장 당시 조달한 225억원 중 60억원을 AI 기술 개발에 배정해 전액 집행을 마친 것도 눈에 띈다. 재무제표상 개발비 취득원가 누계가 172억원이라는 점은 이 투자가 아직 상각이 끝나지 않은 미래 수익의 씨앗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상 에듀테크 기업의 R&D 비중이 매출의 5~7% 수준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두 배에 가까운 투자다.

기술은 이미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 홈런의 AI 튜터 'AI 드림쌤'은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상담과 퀴즈, 일상 대화를 제공하고, 초등 고학년과 중등 학생에게는 영어 말하기·쓰기 실시간 교정 기능을 지원한다. 지난 3월 선보인 'AI 드림쌤 플러스'는 고민 상담과 영어 대화 기능을 강화한 버전이다. 여기에 더해 학습자의 지식 수준 변화를 추적하는 DKT(Deep Knowledge Tracing) 모델, GPT 기반 서비스, AI 영어 음성인식·발음평가 엔진, 중등 강의를 자동 요약하는 'AI 타임컷'까지 개발 중이다. 개별 기능의 나열이 아니라 진단-학습-평가-성장 관리를 하나의 축으로 묶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 기사의 진짜 무게중심은 기술 자랑이 아니라 사업 구조의 전환에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홈런 중심의 B2C 구도를 넘어 학교·교육청을 대상으로 하는 B2G, 교육기관 대상 B2B로 영토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올 상반기 매출은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473억원 대비 16.3%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사교육 시장 포화가 겹치며 B2C 성장의 천장이 드러난 것이다. 반면 매출총이익률은 41.5%에서 47.7%로 뛰었고, 28억원 영업손실에서 25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이 줄었는데 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AI 기반 고부가 서비스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신호다. 이 흑자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려면 결국 새로운 시장, 즉 공교육이 필요하다.

공교육 시장 공략은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영역이다. 정부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며 2025년을 기점으로 공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했다. 학교와 교육청은 이제 AI 학습 도구를 구매하는 실질적 수요처가 됐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축적한 학습 데이터와 특허는 입찰 경쟁에서 차별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공교육 특유의 의사결정 구조다. 교육청 단위 계약은 검증 기간이 길고, 예산 주기에 종속되며, 정치적 변수에도 민감하다. B2C에서 통한 개인화 마케팅 역량이 B2G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점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결국 관건은 기술력이 아니라 공공 조달 시장에서의 실행력이다. 여기에 더해 학생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으로서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장기적 신뢰를 좌우할 변수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아이스크림에듀의 특허 18건과 R&D 투자는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학습지의 디지털화' 단계를 지나 '학습 데이터의 지능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매출 감소 속에서도 이익을 낸 것은 이 전환이 숫자로 증명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만 특허와 기술은 수단일 뿐이며, 그것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경로는 공교육이라는 낯선 시장에 있다. B2C의 성공 공식이 B2G에서도 통하리라는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향후 2~3년간 아이스크림에듀의 진짜 성적표는 특허 등록 건수가 아니라 교육청 계약 건수와 학교 현장 도입률로 매겨질 것이다. 에듀테크 업계 전체가 지켜볼 대목은, 기술 투자가 공공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