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과학 OFF', AI 숏폼으로 교과서를 뒤집다]
"만약 세상에서 마찰력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스크림에듀가 이런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하는 과학 숏폼 콘텐츠 '과학 OFF' 시리즈를 선보였다. 교과서 속 과학 개념을 정면으로 설명하는 대신, 그 개념
insightkorea.co.kr 보도 | 2026-09-22 [아이스크림에듀 '과학 OFF', AI 숏폼으로 교과서를 뒤집다]
"만약 세상에서 마찰력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스크림에듀가 이런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하는 과학 숏폼 콘텐츠 '과학 OFF' 시리즈를 선보였다. 교과서 속 과학 개념을 정면으로 설명하는 대신, 그 개념이 사라진 세상을 먼저 보여주는 역발상 접근법이다. 에듀테크 업계가 학습 콘텐츠의 형식과 제작 방식 모두에서 실험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시도는 AI 기반 콘텐츠 제작과 숏폼 학습이라는 두 가지 흐름을 동시에 겨냥한 사례로 주목된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 18일 '과학 OFF' 시리즈를 아이스크림 홈런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 콘텐츠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과학 개념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1분 내외의 숏폼 영상이다. 증발과 자전, 마찰력 등 초등 과학의 핵심 개념들을 일상 속 상황과 연결해 다룬다. 영상의 전개 방식이 독특하다. 개념을 곧바로 정의로 설명하는 대신, 해당 개념이 존재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불편을 먼저 보여준다. 이후 정확한 정의와 과학적 원리를 제시하며 개념의 역할과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설계했다.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으로 시작해 빠른 전개와 코믹한 연출로 상황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관련 원리를 짚어주는 구조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이번 시리즈의 모든 영상을 AI를 활용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린 자녀도 시청할 수 있도록 폭력적 표현과 비속어, 캐릭터 간 갈등 요소는 배제했다. 회사 측은 탄탄한 교과 연계성과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과학적 위트'를 특징으로 내세우며, 결핍을 통해 필요성을 배우는 영상을 통해 누구나 어려운 과학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콘텐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역발상이라는 기획 구조 자체보다, 그것이 AI 제작 파이프라인과 결합했다는 사실이다. 교육 콘텐츠에서 AI 활용은 그동안 개인화 학습 추천이나 문제 생성, 채점 자동화 등 주로 백엔드 영역에 집중됐다. 반면 '과학 OFF'는 기획과 시나리오, 영상 생성에 이르는 콘텐츠 제작 전면에 AI를 투입한 사례다. 숏폼은 짧은 길이 탓에 제작 단가가 낮아 보이지만, 교과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양산하려면 기획과 편집에 상당한 인력이 투입된다. AI 제작은 이 지점에서 원가 구조와 제작 속도를 동시에 바꿀 수 있는 변수다. 에듀테크 기업들이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부 제작사 의존에서 벗어나 학습 데이터와 교과 과정을 직접 통제하면서, 시리즈물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학습 매체의 변화가 학습자 행동 변화와 맞물린다는 사실이다. 초등 학습자들은 이미 유튜브와 숏폼 플랫폼에 익숙하다. 학습 콘텐츠가 이들의 일상적 미디어 소비 패턴 안으로 들어오면, 학습과 놀이의 경계는 흐려지고 접근 장벽은 낮아진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콘텐츠를 자사 학습 서비스인 아이스크림 홈런과 유튜브 채널에 동시에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료 학습 서비스 안에서는 교과 보조 자료로, 유튜브에서는 유입 채널이자 브랜드 노출 수단으로 기능하게 하는 이중 전략이다. 숏폼이 학습 콘텐츠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에듀테크 기업의 콘텐츠 전략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서 '어디서 어떻게 소비하게 만들 것인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다만 역발상 콘텐츠에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개념이 사라진 세상을 보여주는 방식은 흥미를 끌기에 유리하지만, 반대로 오개념을 형성할 위험도 함께 안는다. 극적인 상황 설정이 학습자의 기억에 개념 자체보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갈등 요소와 자극적 표현을 배제한 것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읽힌다. 결국 이 시리즈의 성패는 재미와 학습 효과 사이의 균형, 그리고 영상 말미에 제시되는 원리 설명이 얼마나 탄탄하게 개념을 정리해주는지에 달려 있다. 숏폼의 짧은 호흡 안에서 과학적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은 제작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차별화의 원천이기도 하다.
에듀테크 업계에서 이번 사례가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첫째, AI는 이제 학습 관리 도구를 넘어 콘텐츠 생산의 핵심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숏폼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정식 학습 매체로 편입되는 중이다. 셋째, 콘텐츠 경쟁력의 기준이 정보 전달의 정확성에서 주의를 붙잡는 기획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과학 OFF'를 시리즈로 예고한 만큼, 향후 과목 확장과 제작 고도화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AI 제작 숏폼이 일회성 실험에 그칠지, 아니면 에듀테크 콘텐츠의 표준 제작 방식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의 완성도와 학습자 반응이 판가름할 것이다. 적어도 방향성만큼은 업계가 주목할 만한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