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특허 절반이 AI…'홈런' 넘어 공교육 영토 확장의 조건]
국내 초등 온라인 학습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아이스크림에듀가 사업의 무게중심을 공교육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보유 특허 31건 가운데 18건이 AI 관련 특허일 정도로 기술 자산을 축적했지만, 정작 매출은 줄었다.
asiatoday.co.kr 보도 | 2026-09-22 [아이스크림에듀, 특허 절반이 AI…'홈런' 넘어 공교육 영토 확장의 조건]
국내 초등 온라인 학습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아이스크림에듀가 사업의 무게중심을 공교육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보유 특허 31건 가운데 18건이 AI 관련 특허일 정도로 기술 자산을 축적했지만, 정작 매출은 줄었다. 기술 투자와 실적 사이의 시차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향후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가 택한 돌파구는 B2C를 넘어 학교·교육청을 대상으로 하는 B2G 시장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보유한 주요 특허는 총 31건으로, 이 가운데 AI 관련 특허가 18건에 달한다. 절반을 훌쩍 넘는 비중이다. 특히 AI 튜터링 분야에 특허가 집중돼 있다. '학습평가를 지원하는 능동형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학습 이해도에 대한 진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학습이력 및 메타정보 기반의 지식맵을 활용한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학습자의 이해도를 진단하고 지식맵을 구성하는 영역에 특허를 선점해둔 셈이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395억원의 12.9%에 해당한다. 2024년 156억원, 지난해 143억원을 합치면 최근 2년 반 동안 약 35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재무제표상 개발비 취득원가 누계는 172억원이다. 2019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로 조달한 225억원 가운데 60억원을 AI 기술 개발 명목으로 배정했고, 해당 자금은 전액 집행을 마쳤다. 매출의 10%를 웃도는 R&D 비중은 에듀테크 기업 가운데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축적한 기술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홈런의 AI 튜터 'AI 드림쌤'은 학생의 학습 데이터와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 상담을 제공하고, 학습 퀴즈와 일상 대화 기능을 지원한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 학생에게는 영어 말하기·쓰기 연습 기능을 제공하며, 음성과 채팅을 통한 영어 대화 과정에서 틀린 표현을 실시간으로 교정해준다. 지난 3월에는 고민 상담과 영어 대화 기능을 강화한 'AI 드림쌤 플러스'를 선보였다. 정서적 상호작용까지 AI 튜터의 역할 범위에 포함시킨 것이다.
회사가 현재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K-12 AI 플랫폼'이다. 홈런을 통해 축적한 교육 콘텐츠와 데이터, 학습 분석 역량을 AI와 결합해 초개인화 맞춤형 학습과 성장 관리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개별 기술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학습자의 지식 수준과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DKT(Deep Knowledge Tracing) 모델을 비롯해 GPT 기반 서비스, AI 영어 음성인식·발음평가 엔진 등이 개발 중이다. 올해는 중등 강의를 AI가 자동으로 요약하는 'AI 타임컷' 개발에도 착수했다. 사업 대상은 초등학생 중심에서 유아와 중등까지 넓어졌다.
주목할 지점은 사업 구조의 전환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홈런 중심의 B2C 구조를 B2B와 B2G로 확장해 매출원을 다각화하려 한다. 학습뿐 아니라 진단·평가와 성장 관리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구축해 학교와 교육청, 교육기관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교육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문해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력, 창의력, 자기주도성이 미래 핵심역량으로 부상하고, 교육계 평가가 서·논술형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은 엇갈린 신호를 보낸다. 올 상반기 매출은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473억원에서 16.3% 줄었다. 반면 매출총이익률은 41.5%에서 47.7%로 뛰었고, 전년 동기 2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5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외형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된 셈이다. 통상적으로 B2C 사업에서 B2G·B2B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과정에서는 매출 공백이 발생한다.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한 사업은 입찰과 검증, 시범 운영 등 긴 리드타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매출 감소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기존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면서 신규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과도기적 신호로 읽힌다.
에듀테크 업계에서 공교육 시장은 매력과 위험이 공존하는 영역이다. 전국 초·중·고와 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시장은 규모가 크고 정책 변수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달 절차가 복잡하고, 지역별 교육청마다 요구 조건이 달라 표준화된 제품 하나로 전국을 공략하기 어렵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른 점도 변수다. 기술력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교육과정과의 정합성, 교사 대상 연수, 개인정보 보호 체계 등 비기술적 역량이 사업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아이스크림에듀의 도전은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에듀테크 기업들은 학부모의 사교육 수요를 겨냥한 B2C 모델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B2C 시장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졌고, 기업들은 공교육과 기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이 시장이 기술력보다 신뢰와 검증, 정책 대응력으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이다. 18건의 AI 특허와 172억원의 개발비 누계는 분명한 자산이지만, 그것이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는 전혀 다른 문제다. 특허 수는 기술력을 증명하지만 시장 점유율을 보장하지 않는다. 상반기 흑자 전환이 일회성에 그칠지, 공교육 시장 안착을 위한 실질적 교두보가 될지는 앞으로 1~2년의 수주 성과가 판가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