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특허 절반이 AI…공교육 영토 확장의 명암]
초등 온라인 학습 시장의 대표 주자로 불려온 아이스크림에듀가 사업의 무게중심을 공교육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보유 특허 31건 가운데 18건이 인공지능(AI) 관련이라는 사실은 이 회사가 단순한 학습지 플랫폼 기업이
asiatoday.co.kr 보도 | 2026-09-21 [아이스크림에듀, 특허 절반이 AI…공교육 영토 확장의 명암]
초등 온라인 학습 시장의 대표 주자로 불려온 아이스크림에듀가 사업의 무게중심을 공교육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보유 특허 31건 가운데 18건이 인공지능(AI) 관련이라는 사실은 이 회사가 단순한 학습지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기술 기반 교육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기술력의 축적과 매출의 성장 사이에 놓인 시차다. 상반기 매출은 줄었지만 흑자로 돌아선 실적은 이 시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임을 시사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주요 특허는 총 31건이며, 이 중 AI 관련 특허가 18건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AI 튜터링 특허의 비중이다. '학습평가를 지원하는 능동형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학습 이해도에 대한 진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학습이력 및 메타정보 기반의 지식맵을 활용한 인공지능 튜터링 시스템' 등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학습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개입하는 기술에 특허의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에듀테크 산업의 경쟁 축이 '얼마나 좋은 강의를 담았는가'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학습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투자 규모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395억원의 12.9%에 달한다. 2024년 156억원, 지난해 143억원을 합치면 최근 2년 반 동안 약 350억원을 R&D에 쏟아부은 셈이다. 6월 말 기준 재무제표상 개발비 취득원가 누계는 172억원이다. 2019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로 조달한 225억원 가운데 60억원을 AI 기술 개발에 배정했고, 해당 자금은 전액 집행이 끝났다. 매출의 10%를 웃도는 R&D 비중은 일반적인 교육 콘텐츠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이 회사가 스스로를 기술기업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술은 이미 서비스로 구현되고 있다. 홈런의 AI 튜터 'AI 드림쌤'은 학습 데이터와 AI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습 상담을 제공하고, 학습 퀴즈와 일상 대화 기능을 지원한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 학생에게는 영어 말하기·쓰기 연습 기능을 제공하며, 음성과 채팅으로 이뤄지는 영어 대화 과정에서 틀린 표현을 실시간으로 교정한다. 지난 3월에는 고민 상담과 영어 대화 기능을 강화한 'AI 드림쌤 플러스'를 선보였다. 개별 기술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학습자의 지식 수준과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DKT(Deep Knowledge Tracing) 모델, GPT 기반 서비스, AI 영어 음성인식·발음평가 엔진 등이 개발 중이며, 올해는 중등 강의를 AI가 자동 요약하는 'AI 타임컷'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같은 기술 축적의 종착점으로 회사가 제시한 것이 'K-12 AI 플랫폼'이다. 홈런을 통해 쌓은 교육 콘텐츠와 학습 데이터, 학습 분석 역량을 AI와 결합해 초개인화 맞춤형 학습과 성장 관리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주목할 지점은 사업 대상의 확장 방향이다. 그동안 초등학생 중심이던 사업 대상은 유아와 중등으로 넓어졌고, 앞으로는 학교와 교육청, 교육기관으로까지 확대된다. 홈런 중심의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구조를 B2B와 공공기관 대상 거래(B2G)까지 넓혀 매출원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은 교육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문해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력, 창의력, 자기주도성이 미래 핵심역량으로 부상하고, 교육계 평가 역시 서·논술형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단순 문제풀이형 서비스는 설 자리가 좁아진다. 회사 측이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배경이다. 실적은 올 들어 개선됐다. 상반기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473억원에서 16.3% 줄었지만, 매출총이익률이 41.5%에서 47.7%로 오르면서 전년 동기 2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외형이 줄어든 가운데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AI 기반 고부가 서비스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향후 관건은 축적한 AI 기술과 학습 데이터를 실제 신규 매출로 연결하는 일이다. B2C 시장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고,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들 기미도 뚜렷하지 않다. 반면 학교와 교육청이 발주하는 공교육 AI 사업은 정책 예산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성장의 변동성이 크다. 정권 교체나 교육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사업 규모가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B2G 시장에서 요구되는 보안·개인정보 관리 기준과 공공 조달 절차 역시 B2C와는 전혀 다른 역량을 요구한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AI를 통해 학습부터 진단·평가, 성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 홈런 중심의 B2C를 넘어 학교나 교육청,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AI 역량 진단·평가와 성장 관리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아이스크림에듀의 도전은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풀어야 할 공통 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허 18건과 350억원의 R&D 투자는 기술력의 지표이지만, 그것만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지는 못한다. 공교육 시장은 민간 학습 플랫폼과 달리 교사의 수업 설계 권한, 학부모의 동의, 교육청의 예산 심의라는 다층적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 교사의 업무 부담을 늘리거나 학생을 획일적으로 규정한다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학습 데이터의 소유권과 활용 범위를 어떻게 투명하게 관리할 것인지가 B2G 확장의 진짜 관문이 될 전망이다. 상반기 흑자 전환은 분명 의미 있는 신호다. 그러나 그것이 일회성 비용 절감의 결과인지, AI 기반 신사업이 만든 구조적 전환의 시작인지는 앞으로 2~3년의 공교육 시장 안착 여부로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