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AI 숏폼으로 과학 교육의 새 판을 짜다
30초 안에 우주가 끝난다고 누가 알려줄 수 있을까. 에듀테크 스타트업 아이스크림에듀가 이 도전을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직접 스크립트를 쓰고 영상을 편집하는 'AI 기반 과학 숏폼 콘텐츠'로 Z세대 학습자의 시선을
msn.com 보도 | 2026-09-18 아이스크림에듀, AI 숏폼으로 과학 교육의 새 판을 짜다
30초 안에 우주가 끝난다고 누가 알려줄 수 있을까. 에듀테크 스타트업 아이스크림에듀가 이 도전을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직접 스크립트를 쓰고 영상을 편집하는 'AI 기반 과학 숏폼 콘텐츠'로 Z세대 학습자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과학 지식이 더 이상 교과서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스마트폰 화면 위로 쏟아져 나오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셈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최근 자사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과학 교육용 숏폼 영상 시리즈를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는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 연계 콘텐츠를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왜 이 현상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구조를 갖췄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에듀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파이프라인을 통해 텍스트 스크립트 작성부터 나레이션, 자막 디자인, 배경 영상 편집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여기에 과학 저널리스트와 현직 교사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콘텐츠의 사실 정확도를 검수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AI가 만들고, 사람이 다듬는 협업 구조다.
회사는 이번 시리즈를 자사의 모바일 학습 앱과 유튜브, 틱톡 등 멀티플랫폼에 동시 배포할 계획이다. 특히 숏폼 채널 강세에 맞춰 틱톡과 유튜브 쇼츠를 주력 채널로 설정하고, 인스타그램 릴스까지 확장해 플랫폼별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학교 수업 시간에 교사가 보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사용 가이드도 함께 제공한다는 후속 계획이 뒤따른다.
흥미로운 지점은 '형식이 아니라 과학 리터러시의 본질'을 바꾸겠다는 의도다. 기존 과학 교육 콘텐츠는 대부분 실험 영상의 단순 편집이나 강사의 일방적 설명 위주였다. 아이스크림에듀는 AI를 활용해 시청자의 시청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선호 주제와 난이도를 반영한 맞춤 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까지 탑재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개인화 추천처럼, 학습자 개개인이 자신의 호기심 궤도를 따라 과학을 탐험하도록 설계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가 단순한 콘텐츠 제작 혁신을 넘어 '교육용 미디어의 패러다임 전환'이라 평가한다. 숏폼에 최적화된 과학 콘텐츠는 학습자의 주의 지속 시간과 정서적 몰입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5년 발표한 '에듀테인먼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학습자의 과학 정보 습득 경로 1위는 유튜브와 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으로 나타났다. 교과서와 강의실을 벗어나 학습의 장이 모바일 스크린 위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콘텐츠 정확도와 학습 효과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생성형 AI가 만든 과학 정보는 때때로 그럴듯한 오류를 포함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도입한 사람 검수 체계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른다. 또 짧은 영상 포맷이 심층적인 과학 개념 형성에 충분한지를 둘러싼 교육학적 논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에듀테크 시장은 구독형 학습 서비스와 B2B 학교 납품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광고 기반 숏폼 채널을 결합할 경우, 학습자 트래픽을 대규모로 유치하면서 새로운 수익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광고 수익과 교육의 본질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지 못하면 학습 효과 희석이라는 비판을 받을 위험도 함께 따른다.
이번 움직임은 한국 에듀테크 업계가 직면한 거대한 흐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생성형 AI가 콘텐츠 제작의 문턱을 낮추면서, 교육용 미디어의 진입 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1인 교육 크리에이터부터 대기업 에듀테크까지 누구나 AI를 활용해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만큼 차별화의 축은 '기술력'에서 '콘텐츠 기획력과 학습 설계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도도가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과학이라는 비교적 고차원적이고 정확한 사실 전달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AI 숏폼이라는 대중적 형식을 결합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인문학, 역사, 시사 등 다양한 교과로 확장될 수 있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과학 교과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는 흐름과 맞물릴 경우, 학교 현장 보급까지 가시화될 수 있다.
다만 성공 여부는 결국 '학습자가 재미있어하면서도 정말로 무언가를 배우고 떠나는가'에 달려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영상 효과가 과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자극제가 될 수 있는가, 아니면 자극적인 정보의 소비재로 전락할 것인가. 그 답은 아이스크림에듀가 만들어갈 다음 100개의 영상이 결정할 것이다. 한국 에듀테크의 콘텐츠 혁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여정의 출발선에 지금 막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