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oday.co.kr 보도 | 2026-09-17

시공테크 '아이스크림' 두 형제, 같은 운명 다른 결과…B2G는 웃고 B2C는 울었다

etoday.co.kr 보도 | 2026-09-17

시공테크 '아이스크림' 두 형제, 같은 운명 다른 결과…B2G는 웃고 B2C는 울었다

국내 시공테크(에듀테크) 시장에서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양대 축으로 보유한 시공테크 그룹의 두 자회사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교과서와 교육출판을 기반으로 한 B2G(기업-정부) 사업에 주력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상반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두 자릿수 성장시킨 데 반해, 학생 대상 학습콘텐츠 중심의 B2C(기업-소비자)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스크림에듀는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모회사를 둔 '형제 회사'의 선명한 대비는 에듀테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로 주목받는다.

[매출 780억·영업이익 145억, 아이스크림미디어의 '플랫폼 파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8%, 영업이익 28.3% 증가한 수치로, 에듀테크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교육출판 부문이다. 전체 매출의 61% 정도를 차지하는 이 부문의 견조한 흐름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둘째는 자체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의 시너지다.

2022년 전면 무료로 전환한 이후에도 아이스크림S는 전국 초등학교의 약 90%가 사용하는 절대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단순한 콘텐츠 창구를 넘어 교과서 채택과 직결되는 영업 도구로 기능한다. 회사 측은 총판을 통한 별도 영업활동 없이도 플랫폼 사용자 기반에서 자연 발생하는 교과서 채택률 확대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이는 높은 영업이익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커머스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담당하는 이 부문은 교육상품 전문 쇼핑몰 '아이스크림몰'을 통해 90%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독점적 지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교사들의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B2B 결제 편의성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알림장 서비스 '하이클래스'와 연동한 '하이스토어'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교육자료 판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실적 다변화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연간 가이던스 달성 의지를 내비쳤다.

[매출 473억·영업손실 28억, 아이스크림에듀의 'B2C 겨울']

반면 아이스크림에듀의 상반기는 어두웠다. 매출 473억 원, 영업손실 2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은 개선됐지만 매출 자체가 감소했고, 흑자 전환에도 실패했다. 회사 측은 시장 경쟁 심화와 스마트 학습에서 오프라인 학습으로의 수요 이동이라는 두 가지 외부 환경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B2C 스마트 러닝 시장의 경쟁 강도는 매년 치열해지고 있다. 천재교과서의 밀크티, 메가스터디교육의 엘리하이 등 완성도 높은 경쟁 플랫폼이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아이스크림홈런이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학습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스마트 학습보다는 학원·과외 등 오프라인 중심으로 회귀하는 흐름도 B2C 모델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회사는 실적을 털어오기 위해 세 가지 축을 내세웠다. 첫째, 유·초·중 학습 연계 강화다. 자사 플랫폼 아이스크림홈런을 사용해 온 초등 사용자층이 중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중등 콘텐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둘째, 비용 구조 정비다. 고객전환비용(CVC) 효율화 및 운영경비 절감 기조를 유지하며 사업구조를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셋째, 교재·단행본 출판 자회사 아이스크림북스를 활용한 신사업 전개다. 다만 당장의 실적 반등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는 모습은, 단기간 흑자 전환보다는 구조적 경쟁력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같은 에듀텍,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만든 격차]

이번 두 회사의 실적 괴리는 단순한 회사별 선악을 넘어 에듀테크 비즈니스 모델의 본질적 차이를 보여준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속한 B2G·B2B 영역은 정부 발주 교과서, 학교 행정 디지털화, 교사 대상 교육상품 커머스 등 '결제 주체가 명확하고 예산이 안정적인 시장'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학교 행정 효율화 수요가 늘고, 교과서 디지털 채택률이 확대되며, 1회 도입 이후에는 높은 전환 비용으로 인해 경쟁자가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여기에 마켓플레이스 형태의 커머스를 결합해 매출 다변화까지 이루는 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한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의 B2C 모델은 본질적으로 학생·학부모의 학습 트렌드 변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한부모 가구의 학습비 지출 패턴, 학부모 세대의 교육관 변화, AI 기반 학습 서비스의 등장 등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개인 구독형 스마트 러닝'은 콘텐츠 동질화가 빠르게 진행돼 가격 경쟁과 마케팅 비용 증가라는 이중 압박에 시달리기 쉽다. 오프라인 학습 선호 현상도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학부모 세대의 교육 가치관 변화라는 구조적 흐름으로 읽힌다는 점에서 B2C 에듀테크 전반에 대한 전략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세 가지 시사점]

이번 실적 대비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첫째, 에듀테크 산업 내에서도 'B2G·B2B 안정성 모델'과 'B2C 고위험 고성장 모델'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후발주자가 B2C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 콘텐츠 경쟁을 넘어 AI 기반 개인화, 학습 데이터 분석, 학원·학교 연계 등 차별화된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사용자 유지가 곧 매출인 B2C의 특성상 아이스크림에듀가 추진 중인 '학습 단계 연계' 전략은 장기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해법이다. 초등에서 중등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사용자 흐름은 신규 고객 획득 비용(CAC)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평생고객가치(LTV)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AI 기술 도입 속도를 주목해야 한다. 에듀테크 업계에서 생성형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플랫폼 보유 데이터를 활용한 AI 튜터, 학습 분석, 자동 교재 생성 등은 향후 B2C 에듀테크의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공테크 그룹은 이번 분기 실적을 통해 '같은 에듀텍'이라도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성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이 격차가 유지될지, 아니면 아이스크림에듀의 구조조정과 신규 투자가 결실을 맺어 역전 드라마가 펼쳐질지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