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2026 북키즈콘'에서 던진 화두: 종이책과 태블릿 사이, 독서 교육의 새로운 좌표]
에듀테크 기업이 지역 도서관 축제의 한 부스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언뜻 작은 뉴스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에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서 선보인 것은 단순한 홍보 부스가 아니라, 독서 교육의
kdpress.co.kr 보도 | 2026-09-17 [아이스크림에듀, '2026 북키즈콘'에서 던진 화두: 종이책과 태블릿 사이, 독서 교육의 새로운 좌표]
에듀테크 기업이 지역 도서관 축제의 한 부스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언뜻 작은 뉴스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에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서 선보인 것은 단순한 홍보 부스가 아니라, 독서 교육의 문법 자체를 다시 쓰려는 실험이었다. 종이책을 읽고 태블릿으로 자기 생각을 그려내는 '도서-태블릿 연계 활동'은 디지털 기기가 독서의 적이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문제는 이 실험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공교육 현장의 상시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수원시가 운영한 수원시도서관 부스 내 '독서캠핑존'을 통해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핵심은 어린이가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 뒤, 디지털 드로잉 도구 '아트봉봉'으로 책 내용과 관련된 도안을 직접 채색하며 표현하는 방식이다. 읽기와 쓰기, 그리고 그리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현장에는 '캣슈타인 박사의 냥냥 호기심 펀치', '달달곰 과자가게', '큰별쌤 최태성의 한국사신문' 등 아이스크림북스의 인기 도서도 함께 비치돼 자유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회사가 현재 운영 중인 '홈런 독서챌린지'와 수원시와 공동 진행하는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도 소개됐다. 행사 첫날인 4일에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현장을 찾아 이재준 아이스크림에듀 대표와 함께 부스를 둘러보고 체험에 참여한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장면에서 주목할 지점은 기술의 역할이 '대체'가 아니라 '연결'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에듀테크 업계의 독서 관련 서비스는 대개 정량적 관리에 집중했다. 읽은 권수, 독서 시간, 퀴즈 정답률 같은 지표를 대시보드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는 학부모의 관심을 끌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작 아이의 독서 경험 자체를 풍부하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이번에 내놓은 프로그램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책을 읽은 뒤 느낀 점을 말이나 글로 정리하고, 이를 시각적 결과물로 남기는 과정에서 디지털 도구는 표현의 수단으로 기능한다. 평가와 관리의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도구로 쓰인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주목할 또 하나의 축은 협업의 방식이다. 이번 행사는 기업이 단독으로 만든 캠페인이 아니라 수원시와 수원시도서관, 그리고 지역 축제가 결합한 구조다. 에듀테크 기업이 공공 도서관 인프라에 콘텐츠를 얹는 모델은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서서히 확산되는 흐름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시민의 문해력 향상이라는 정책 목표를 민간의 콘텐츠 역량으로 보완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학교와 학원이라는 기존 접점을 넘어 도서관과 축제라는 새로운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처럼 지역명을 붙인 공동 프로그램은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다만 이러한 협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축제가 끝난 뒤에도 참여 아동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 행사장에서의 체험이 가정과 학교, 도서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으면 일회성 이벤트로 소비될 위험이 크다.
에듀테크 산업의 관점에서 이번 사례는 시장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동안 AI 기반 학습 서비스의 경쟁은 수학 연산이나 영어 어휘처럼 정답이 명확한 영역에 집중됐다. 데이터 확보가 쉽고 성과 측정이 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서와 문해력은 정답이 하나로 수렴하지 않는 영역이다. 아이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다. 여기서 AI와 디지털 도구가 가치를 발휘하려면 정답 채점기가 아니라 표현을 돕는 조력자로 설계돼야 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아트봉봉'이라는 드로잉 도구를 전면에 세운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문해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내걸면서도 결과물은 그림으로 나온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독특함이다.
향후 전망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하나는 이러한 체험형 독서 모델이 지역 교육청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표준 프로그램으로 정착하는 경로다. 방과후와 돌봄 교실, 여름·겨울방학 특강 등에 접목되면 접점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콘텐츠와 기기, 플랫폼을 묶은 구독형 모델로 확장되는 경로다. 이미 독서 챌린지 형태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만큼, 오프라인 체험을 온라인 챌린지와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는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다. 관건은 효과 검증이다.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이 실제로 문해력과 독서 습관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에 대한 종단적 데이터가 축적돼야 학부모와 학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화려한 부스 운영보다 어려운 과제가 그 뒤에 남아 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행보가 독서 교육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아니면 잘 만든 전시로 기억될지는 앞으로 쌓일 데이터가 판가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