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기원 학생창업 전면전…투자·글로벌까지 '원스톱' 승부수
KAIST, POSTECH, GIST, UNIST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이 학생 창업 지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단순한 창업 교육을 넘어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풀스택' 지원 체계
biz.heraldcorp.com 보도 | 1 week ago 4대 과기원 학생창업 전면전…투자·글로벌까지 '원스톱' 승부수
KAIST, POSTECH, GIST, UNIST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이 학생 창업 지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단순한 창업 교육을 넘어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풀스택' 지원 체계를 구축하며, 청년 창업의 새로운 실험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창업의 성패가 초기 자금과 해외 시장 접근성에 좌우되는 만큼, 대학이 직접 이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하는 '창업 인프라'로 진화한 셈이다.
이번 행보의 핵심은 지원의 '연결성'이다. 과기원들은 각자 강점을 살린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아이디어 단계부터 투자 유치, 해외 진출까지 단계별로 끊김 없이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교내 창업 경진대회에서 발굴된 팀이 대학 자체 투자 펀드와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거쳐 해외 데모데이에 참가하는 식이다. 이는 창업 아이템이 실험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시장에서 검증받도록 돕는 구조다. 특히 딥테크 분야는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투자 부담이 커, 대학의 중개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목할 점은 이들 대학이 단순한 공간 제공자를 넘어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과기원은 교내 기술지주회사나 전용 펀드를 통해 학생 창업팀에 직접 시드 투자를 집행하고,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네트워킹을 주선한다. 글로벌 진출 지원도 구체화되고 있다. 해외 액셀러레이터와의 협업, 실리콘밸리·싱가포르 등 현지 데모데이 개최, 글로벌 멘토 매칭 등이 그것이다. 이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기술 창업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다. 정부는 대학을 지역 창업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과기원들은 연구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그 중심에 서려 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창업 지원이 특정 대학에 집중되면 지역 간 격차가 커질 수 있고, 학생 창업이 '스펙 쌓기'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대학이 투자 주체로 나설 경우 이해상충이나 실패에 대한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지원의 양이 아니라, 실패를 용인하고 재도전을 돕는 생태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에듀테크 업계에 이번 소식이 주는 시사점은 적지 않다. 과기원의 창업 지원 모델은 교육과 투자, 글로벌 네트워킹을 결합한 일종의 '창업 교육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이는 AI 기반 학습 관리, 역량 진단, 멘토링 매칭 등 에듀테크가 접목될 여지가 큰 영역이다. 학생 창업팀의 성장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은 곧 에듀테크의 새로운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동시에 대학이 직접 창업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며 얻는 데이터와 노하우는, 민간 에듀테크 기업과의 협업 또는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과기원들의 창업 성과가 단순한 취업률 지표를 넘어, 한국형 딥테크 창업 생태계의 성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