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수원 북키즈콘서서 AI 기반 디지털 독서 체험존 운영…오프라인 서점의 새로운 실험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 여린 학생이 태블릿 화면 속 책을 한 장씩 넘기며 표정을 바꿔나간다.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가 안심한 듯 미소 짓는다. 11월 초, 수원 한서점 '북키즈콘서'는 아이스크림에듀가 설치한 디지털 독서

thepublic.kr 보도 | 5 days ago 아이스크림에듀, 수원 북키즈콘서서 AI 기반 디지털 독서 체험존 운영…오프라인 서점의 새로운 실험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 여린 학생이 태블릿 화면 속 책을 한 장씩 넘기며 표정을 바꿔나간다.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가 안심한 듯 미소 짓는다. 11월 초, 수원 한서점 '북키즈콘서'는 아이스크림에듀가 설치한 디지털 독서 체험존으로 한때 문학동네 같은 순수 서점의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인공지능 기반 독서 플랫폼이 오프라인 공간에 직접 들이닥친 이 사례는, 에듀테크 업계가 더 이상 학교와 가정 안팎의 경계를 가만히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단순한 체험 부스 운영이 아니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자사의 AI 독서 솔루션을 수원 북키즈콘서 내에 상설 체험존 형태로 구축하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아이와 학부모가 직접 서비스를 만져보고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북키즈콘서는 아동·청소년 도서를 전문으로 다루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소설이나 학습지는 물론 인문학·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아이스크림에듀 측은 이곳을 단순한 판촉 거점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 데이터와 현장 피드백을 동시에 수집할 수 있는 라이브 랩(live lab)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체험존에서는 아이스크림에듀의 대표 서비스인 AI 기반 도서 큐레이션과 인터랙티브 독서 기능이 작동했다. 학습자는 자신의 연령과 읽기 수준에 맞는 도서를 추천받고, 화면 속 캐릭터와 함께 문장 단위로 대화를 이어가며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서 전·중·후 과정에서 AI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핵심 개념을 짚어주는 방식이다. 학부모용 대시보드에서는 자녀의 읽기 시간, 관심 장르, 이해도 추이 등이 한눈에 정리돼 제공됐다. 현장에서 직접 시연한 매니저는 "아이들이 처음엔 게임처럼 접근하지만, 곧 스스로 다음 장을 읽으려 손을 뻗는다"며 자사의 서비스가 갖는 몰입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읽어낸다. 그동안 에듀테크 기업들은 학교 시장과 가정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공공도서관, 문학동네, 지역 서점 등 오프라인 독서 공간을 거점으로 새로운 유통망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한 오프라인 마케팅을 넘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독서 환경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북키즈콘서처럼 아동 전문 복합문화공간은 학부모의 방문 빈도가 높고, 아이와 보호자가 동시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일반 서점보다 훨씬 효과적인 체험형 마케팅장이 될 수 있다.

수치 측면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뚜렷하다. 국내 AI 기반 디지털 독서 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업계에서 추산한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학습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독서 솔루션을 도입한 학교와 공공기관이 크게 늘었고, 이제는 그 확장이 가정과 지역 커뮤니티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출판인회의 자료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 가정의 월 평균 도서 구매액은 꾸준히 정체되어 있지만, 같은 연령대 유료 독서 앱·플랫폼 사용률은 2020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북키즈콘서 같은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한 것은 바로 이 흐름의 한가운데에 전략적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 모델이 향후 에듀테크 기업의 유통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입을 모은다. 초등 에듀테크 연구자로 활동 중인 A씨는 "디지털 독서 서비스는 결국 아이의 손에 쥐어져야 완성되는데, 오프라인 체험 공간은 그 첫 접촉점을 만들어주는 핵심 채널"이라면서 "학교 안팎을 오가는 아이들의 동선에 맞춰 자연스럽게 제품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향후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학부모 교육 시장 분석가인 B씨는 "학부모는 아이가 어떤 콘텐츠를 만나느냐에 굉장히 민감한데, 검증된 서점이라는 공간의 신뢰를 빌려 체험하게 하는 전략은 매우 영리한 선택"이라고 평했다. 한편으로는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체험 데이터가 실제 서비스 개선과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갖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른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아이스크림에듀 측은 향후에도 유사한 오프라인 거점 확대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체험 부스뿐 아니라, 지역 서점·도서관·어린이집과 연계한 정기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체험 데이터를 자사 AI 모델 고도화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북키즈콘서와의 협력도 한시적이 아닌 상설 형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팝업(pop-up)'형 마케팅이 '상설 입주'형 파트너십으로 진화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단순히 책을 읽히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고르고, 읽고, 토론하고, 다시 평가하는 전 과정이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연결되는 새로운 독서 인프라의 등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시사점은 명확하다. 이번 수원 북키즈콘서 사례는 에듀테크 업계에 적어도 세 가지 흐름을 동시에 보여준다. 첫째, 오프라인 독서 공간이 더 이상 에듀테크의 외연이 아니라 핵심 유통 채널로 격상되고 있다. 둘째, AI 기반 서비스는 학교라는 폐쇄된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학습 맥락에서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 셋째, 체험 데이터는 곧바로 알고리즘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의 연료가 되며, 이를 선점한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도전은 단순한 판촉 행사를 넘어, 에듀테크와 서점이 손을 잡고 만들어갈 새로운 학습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기록될 여지가 충분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교육 시장에서, 다음 경쟁은 누가 더 자연스러운 접점을 먼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