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에듀캠프, VR로 '느린학습자' 교육 사각지대 해소 나선다

교실 한쪽 구석에서 보조 교재를 손에 쥐고 한 단어를 반복해 읽는 아이의 모습은 오랫동안 한국 특수교육 현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능지수(IQ) 71에서 84 사이의 '느린학습자(경계선 지능)' 아동·청소

fnnews.com 보도 | 1 day ago 대교에듀캠프, VR로 '느린학습자' 교육 사각지대 해소 나선다

교실 한쪽 구석에서 보조 교재를 손에 쥐고 한 단어를 반복해 읽는 아이의 모습은 오랫동안 한국 특수교육 현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능지수(IQ) 71에서 84 사이의 '느린학습자(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은 지적장애 판정을 받지 못해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이면서도 정규 교실에서는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운 이중고를 겪어왔다. 이러한 교육적 사각지대를 가상현실(VR) 기술로 메우려는 시도가 국내 에듀테크 업계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대교에듀캠프가 VR 전문 스타트업 브이리스브이알과 손잡고 맞춤형 VR 교육 콘텐츠 개발에 본격 착수하면서, 국내 특수 에듀테크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교에듀캠프와 브이리스브이알의 이번 협력은 단순한 콘텐츠 개발을 넘어선 전략적 결합이라는 평가다. 대교에듀캠프는 오랫동안 아동 심리·인지 교육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학습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브이리스브이알은 실감형 VR 콘텐츠 설계 및 개발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양사는 이러한 강점을 결합해 발달장애 및 느린학습자 아동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개발된 콘텐츠를 가정은 물론 특수학교, 복지관, 지역 교육기관 등 다양한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실감형 반복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평면 교재나 주입식 교육 방식으로는 동기 부여와 학습 몰입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던 이 집단에 대해, VR은 실제 생활과 유사한 공간을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예를 들어 시장 보기, 대중교통 이용, 병원 방문 등 일상사회 적응에 필요한 상황을 가상의 3D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아이들은 심리적 압박 없이 실수를 학습 기회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인지·정서 발달 훈련과 일상생활 자립 훈련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반복 훈련은 행동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분야에서 효과가 입증된 학습 방식으로, VR의 특성상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무제한 반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더해진다.

다만 업계에서는 효과성 검증과 사업화 모델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짚어본다. 첫째, VR 교육 콘텐츠의 실질적 학습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임상 데이터와 교육 현장 실증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둘째, 특수학교나 복지관 같은 현장에 보급할 때 하드웨어 도입 비용과 콘텐츠 구독료 부담을 누가 어떻게 분담할지, 그리고 일반 가정에서 접근 가능한 가격 정책이 마련될지가 사업 확산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대교에듀캠프 측이 제시한 '맞춤형 교육 환경'이라는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공공 부문과의 협력 모델, 교육부 및 복지부 관련 사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업이 국내 에듀테크 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학원 강사 대체형 AI 튜터나 입시 대비 학습 플랫폼에 집중되어 왔으며, 상대적으로 특수교육 및 치료 목적의 에듀테크는 시장의 외곽에 머물러 왔다. 대교에듀캠프 같은 대형 교육기업이 특수교육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VR이라는 고비용 신기술을 이 영역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교육의 공정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하려는 시도다. 특히 발달장애 및 느린학습자 시장은 장애 등록 여부에 따라 규모가 달라지지만, 실제 보호자와 교육 현장에서 필요성을 절감하는 잠재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수요를 VR이라는 매개체로 포착하려는 전략은, 향후 국내 에듀테크가 '효율'에서 '포용'으로 가치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모델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향후 이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지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실제 특수교육 현장에서 콘텐츠 활용도를 측정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의 결과가 공개되는 시점, 둘째, 가정용 보급형 솔루션이 출시될 때의 가격 정책과 시장 반응, 마지막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특수 에듀테크 도입 지원 정책과의 연계 여부다. 국내 에듀테크 업계가 그동안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회색 지대에 있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실질적 솔루션은 여전히 부족했다. 대교에듀캠프와 브이리스브이알의 이번 도전이 단순한 마케팅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교육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