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에듀테크, 동남아시아 2위 굳히다…AI 교육플랫폼이 다음 승부수

베트남 교육기술(EdTech)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교육시장 분석기관으로부터 동남아시아 2위권의 위상을 공식 인정받았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학습 현장에 접목한 플랫폼들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면서, 단순 콘텐츠

goodmorningvietnam.co.kr 보도 | 3 days ago 베트남 에듀테크, 동남아시아 2위 굳히다…AI 교육플랫폼이 다음 승부수

베트남 교육기술(EdTech)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교육시장 분석기관으로부터 동남아시아 2위권의 위상을 공식 인정받았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학습 현장에 접목한 플랫폼들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면서, 단순 콘텐츠 전달을 넘어 개인화 학습 시대를 연다는 평가가 나왔다. K-12 교육과 AI의 결합이 베트남 에듀테크 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도 주목할 만한 시그널이라 할 수 있다.

교육 및 기술 분야 데이터 플랫폼 HolonIQ가 최근 발표한 '2026 동남아시아 EdTech 50'에 따르면, 베트남 스타트업은 선정 기업 중 18%를 차지했다. 싱가포르가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으로 1위를 고수한 가운데, 베트남이 18%, 인도네시아가 12%로 그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베트남의 점유율은 26%에서 18%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절대적 규모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베트남 기업은 AI Hay, Vuihoc, KidsOnline, Tudy 등 9곳으로, AI 기반 학습지원부터 유아교육, K-12 교육 플랫폼까지 분야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번 리스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K-12 교육 스타트업의 비중이다. 전체 선정 기업의 절반 이상이 K-12 분야로, 2020년 대비 약 2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과외 서비스, 역량 평가, AI 기반 학습 경험 등을 묶은 K-12 지원 세부영역이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에듀테크 시장이 초등부터 고등까지 정규 교과과정과 연계된 서비스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동남아시아의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 의향을 높이면서, 학교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베트남 에듀테크 생태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단연 AI Hay다. AI Hay는 AI 기반 질의응답 플랫폼으로, 베트남 학생들의 학습 수요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olonIQ는 동남아시아 교육지원 분야에서 AI Hay와 싱가포르의 Cerebry를 대표 기업으로 선정했다. 지난 8월 Dealroom이 공개한 동남아시아 AI 스타트업 지도에도 AI Hay가 이름을 올린 만큼, 단순한 국내 플레이어를 넘어 지역 차원의 AI 교육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AI Hay가 강조하는 핵심 과제는 '지속적인 데이터 업데이트'다. 교육 분야에서 커리큘럼과 시험제도, 입학정책은 매 학년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AI 모델이 과거 데이터를 그대로 답으로 내놓는다면 오히려 학습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AI Hay는 고등학생 대상 AI 교육 콘텐츠 프레임워크뿐 아니라 베트남 교육부, 대학입학센터 등 규제기관의 문서를 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동남아시아 에듀테크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해졌다는 신호도 포착됐다. 설립 3년 미만 스타트업의 비중이 전체의 6%에 불과했다. 2020년 26%와 비교하면 극단적으로 감소한 수치다. 대신 전체 선정 기업의 약 80%가 설립 후 4~8년 동안 사업을 이어온 기업들로, 제품을 시장에서 검증받은 뒤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스케일업' 단계의 기업들이 주류가 됐다. 이는 더 이상 신규 진입자 중심의 시장이 아니라는 의미다. 자본과 인재가 검증된 플레이어에게 집중되는 '승자독식' 구조가 강화되고 있으며, 베트남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베트남 EdTech의 위상은 단순한 국가별 순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에듀테크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첫째, K-12 교육과 AI 결합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라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면 정규 교육과정 연계 서비스가 가장 현실적인 진입점이 될 수 있다. 둘째, 콘텐츠의 현지화만이 아니라 정책·제도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AI 시스템 설계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 베트남처럼 국가별로 교육제도가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한국식 학습 콘텐츠를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셋째, 이미 4~8년 차 검증된 베트남 플레이어들이 투자금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확장하는 단계에 있어, 한국 스타트업이 신규로 진입하기보다는 현지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

결국 베트남 에듀테크의 성장은 단순한 해외 사례가 아니라, AI 시대 교육산업의 미래상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기술을 누가 잘 만드느냐보다,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한국 에듀테크 기업들이 베트남 사례에서 얻을 교훈도 바로 지점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