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의 '독서캠핑', 에듀테크가 공공 독서교육에 던진 질문]
아이스크림에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 참가해 태블릿 기반 디지털 독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종이책을 읽고 태블릿으로 그림을 채색하는 이 결합형 프로그램은 단순한 행사 부스 운영을 넘어,
thepublic.kr 보도 | 2 days ago [아이스크림에듀의 '독서캠핑', 에듀테크가 공공 독서교육에 던진 질문]
아이스크림에듀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 참가해 태블릿 기반 디지털 독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종이책을 읽고 태블릿으로 그림을 채색하는 이 결합형 프로그램은 단순한 행사 부스 운영을 넘어, 에듀테크 기업이 공공 도서관 생태계와 손잡는 방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수원시장이 직접 부스를 찾았다는 사실은 지자체가 이 협업을 단순 이벤트가 아닌 정책 파트너십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런 체험이 일회성 축제를 넘어 실제 문해력 향상으로 이어지느냐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수원시도서관 부스에 마련된 '독서캠핑존'에서 어린이 대상 디지털 독서 체험을 진행했다. 참가 어린이들은 책을 읽고 내용을 기록한 뒤 자사 태블릿 드로잉 콘텐츠 '아트봉봉'으로 관련 도안을 채색했다. 현장에는 '캣슈타인 박사의 냥냥 호기심 펀치', '달달곰 과자가게', '큰별쌤 최태성의 한국사신문' 등 아이스크림북스 도서가 함께 비치됐다. 회사는 자체 운영 중인 '홈런 독서챌린지'와 수원시와 공동 진행하는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도 소개했다. 행사 첫날 이재준 수원시장이 부스를 방문해 체험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읽기'와 '표현하기'를 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통적 독서교육은 텍스트를 얼마나 많이, 정확히 읽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최근 문해력 담론은 읽은 내용을 자기 언어로 재구성하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태블릿 드로잉을 독서 활동에 결합한 것은 이 흐름을 정확히 겨냥한 설계다. 종이책이라는 아날로그 매체와 디지털 창작 도구를 한 활동 안에 배치함으로써, 디지털 기기를 독서의 적이 아닌 파트너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주목할 지점은 협업의 주체가 민간 기업과 지자체라는 사실이다. 에듀테크 업계에서 공공 부문 협업은 그동안 학교 교재·콘텐츠 공급이나 방과후 프로그램 위탁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도서관, 축제, 시정() 브랜드가 결합된 형태다.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처럼 시 이름을 건 공동 프로그램은 기업 입장에서 지역 기반 사용자 접점을 넓히는 통로가 되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시민 독서율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민간 콘텐츠로 보완하는 수단이 된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다만 검증 과제도 분명하다. 축제형 체험은 참여율과 만족도는 높지만, 지속적 독서 습관 형성으로 이어졌는지 측정하기 어렵다. 독서 챌린지의 완주율, 참여 아동의 독서량 변화, 문해력 지표 개선 여부 같은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면, 이런 협업은 '체험 마케팅'과 '정책 실적' 사이에서 성과가 모호해질 수 있다. 에듀테크 기업이 공공 협업을 확장하려면 참여 규모나 현장 반응을 넘어 학습 성과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도 예산을 투입할 명분을 얻고, 학부모도 신뢰를 보낸다.
아이스크림에듀는 홈런 북카페, 독서챌린지, 독서강연회 등을 운영하며 어린이 독서 프로그램 라인업을 꾸준히 넓혀왔다. 이번 북키즈콘 참가는 그 연장선에 있지만, 의미는 조금 다르다. 개별 기업의 콘텐츠 판매를 넘어 지역사회의 독서 인프라 일부를 대체·보완하는 역할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준 시장의 방문은 지자체가 이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에듀테크 업계 전반에 주는 시사점은 두 갈래다. 첫째, AI·디지털 학습 도구가 '학원 대체재'라는 프레임을 벗고 공공 교육·문화 서비스의 협력자로 포지셔닝할 여지가 넓어졌다. 독서처럼 정서·문화적 성격이 강한 영역에서 디지털 도구는 거부감이 크지만, 이번처럼 아날로그 활동을 보조하는 형태라면 수용성이 높아진다. 둘째, 공공 협업이 늘수록 성과 검증 책임도 커진다. 지자체 예산과 시민 신뢰가 투입되는 만큼, 참여자 수 같은 표면 지표를 넘어 학습 효과를 입증하는 데이터 체계를 갖춘 기업이 다음 라운드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북키즈콘 부스는 작은 현장 행사지만, 에듀테크와 공공 독서교육이 결합하는 방식의 원형을 보여준다. 앞으로 관건은 이 결합이 축제의 사흘을 넘어 일상의 독서 습관으로 남을 수 있느냐다. 그 답은 화려한 체험 부스가 아니라, 행사가 끝난 뒤에도 아이들이 책을 펼치게 만드는 데이터와 프로그램 설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