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책과 태블릿' 융합 카드 꺼내다…북키즈콘이 던진 에듀테크 독서법의 새 좌표]

종이책을 읽고 태블릿 위에 그림을 그린다. 독서와 디지털 창작이 한 자리에서 맞물리는 이 장면이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서 재현됐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수원시도서관 부스의 '

businesskorea.co.kr 보도 | 2 days ago [아이스크림에듀, '책과 태블릿' 융합 카드 꺼내다…북키즈콘이 던진 에듀테크 독서법의 새 좌표]

종이책을 읽고 태블릿 위에 그림을 그린다. 독서와 디지털 창작이 한 자리에서 맞물리는 이 장면이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서 재현됐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수원시도서관 부스의 '독서캠핑존'에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을 내걸고 관람객 어린이들을 맞았다. 에듀테크 기업이 지역 도서 행사에 직접 뛰어든 배경에는 단순한 홍보 이상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골격은 명확하다. 어린이가 도서를 읽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한 뒤, 아이스크림에듀의 디지털 드로잉 플랫폼 '아트봉봉'으로 책 속 주제 도안을 직접 그리는 방식이다. 종이 매체로 정보를 흡수하고, 디지털 도구로 이를 시각화하는 2단계 구조다. 현장에는 '캣슈타인 박사의 냥냥 호기심 펀치', '달달곰 과자가게', '큰별쌤 최태성의 한국사신문' 등 아이스크림북스의 베스트셀러가 진열돼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자사가 운영 중인 '홈런 독서챌린지'와 수원시와 공동 진행하는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도 함께 소개하며 독서 교육에 대한 자사의 접근법을 노출했다.

행사 첫날인 4일에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현장을 찾아 이재준 아이스크림에듀 대표와 함께 부스를 둘러봤다. 시장이 직접 어린이들의 독서 체험 활동을 살피고 대화를 나눈 장면은 이 행사가 단순한 기업 전시가 아니라 지자체와 민간 에듀테크 기업 간 협업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책과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활용해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북키즈콘에 참가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공공기관 및 지역사회와 협력해 아이들의 일상 속 독서 문화를 확산하고 독서 경험을 더욱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는 에듀테크 기업이 학교와 학원을 넘어 지역사회 접점으로 사업 반경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주목할 지점은 이 프로그램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업계 화두를 정면으로 다루되, 종이책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에듀테크 시장에서는 AI 튜터, 적응형 학습, 몰입형 콘텐츠가 주류 담론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정작 학부모와 교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은 문해력과 독서 습관이다. 디지털 기기 노출을 늘리면서도 독서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중 과제는 한국 교육 현장의 오랜 난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도서-디지털 연계'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 딜레마를 정면으로 겨냥한 선택으로 읽힌다. 태블릿을 독서의 적이 아니라 독서의 연장 도구로 재정의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이번 행보는 자연스러운 확장이다. 회사는 초등 대상 스마트러닝 '아이스크림 홈런'을 축으로 삼아 왔고, 자체 출판 브랜드 아이스크림북스를 통해 도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아트봉봉이라는 창작 플랫폼까지 갖추면서 '읽기-생각하기-표현하기'로 이어지는 학습 흐름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 흐름이 실제 학습 성과로 연결되는지를 입증하는 일이다. 체험 부스에서의 흥미 유발과 일상에서의 지속적 독서 습관 형성은 전혀 다른 문제다. '홈런 독서챌린지'와 '수원새빛북런' 같은 챌린지형 프로그램이 그 간극을 메우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자체와의 협업 모델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원시는 교육과 문화를 결합한 도시 브랜딩에 공을 들여 왔고, 민간 에듀테크 기업과의 협업은 공공 도서관 인프라에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하는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에듀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공공기관과의 협력이 신뢰도 확보와 이용자 접점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반대로 지자체는 민간의 콘텐츠 개발 역량과 플랫폼 기술을 빌려 시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이런 협업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성과 측정 지표와 지속 운영 예산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행사장의 열기가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북키즈콘 참가는 에듀테크 업계가 던진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된다. 디지털 기기가 독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가. AI와 디지털 콘텐츠가 교육의 효율을 높인다는 명제는 이제 업계의 상식에 가깝다. 그러나 효율이 즐거움과 습관을 대체할 수는 없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도서와 디지털을 나란히 놓은 것은 이 지점을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향후 관건은 콘텐츠의 완성도와 지속 가능한 참여 구조다. 체험형 프로그램이 일회성 볼거리에 그칠지, 문해력 향상이라는 실질 성과로 검증될지는 앞으로 공개될 챌린지 운영 데이터와 참여율, 그리고 학교·도서관 현장에서의 확산 여부에 달려 있다. 에듀테크의 다음 경쟁력이 화려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아이들의 책장 곁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가에 있다면, 이번 수원의 실험은 그 출발점으로 기록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