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과 태블릿 사이, 아이들이 '그리며 읽는' 독서를 만났다
최근 에듀테크 업계에서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가 '융합형 독서'다. 단순히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디지털 도구로 재구성하며 창의적 표현으로 확장하는 학습 방식이 새로운 흐름으로
businesskorea.co.kr 보도 | 1 day ago 종이책과 태블릿 사이, 아이들이 '그리며 읽는' 독서를 만났다
최근 에듀테크 업계에서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가 '융합형 독서'다. 단순히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디지털 도구로 재구성하며 창의적 표현으로 확장하는 학습 방식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북키즈콘'에서 펼쳐졌다. 도서 콘텐츠 기업 아이스크림에듀가 참가해 책과 디지털 드로잉을 결합한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전통적 독서관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과시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아이들이 도서를 읽고 그 안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한 뒤, 디지털 드로잉 플랫폼 '아트봉봉'으로 책 속 주제 도안을 직접 그려보는 융합 활동이다. 아이스크림에듀 측은 이러한 방식이 단순 독후감을 넘어선 '표현 중심의 독서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책이라는 정적인 매체와 태블릿이라는 동적 도구를 연결함으로써 아이들이 읽기의 주체에서 표현의 창작자로 전환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행사장 내 '독서캠핑존'에는 '캣슈타인 박사의 냥냥 호기심 펀치', '달달곰 과자가게', '큰별쌤 최태성의 한국사신문' 등 아이스크림북스의 베스트셀러 도서가 진열돼 어린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도서를 탐색하고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행사 첫날인 4일에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아이스크림에듀 대표와 함께 부스를 둘러보며 참여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자체 수장이 에듀테크 기반 독서 프로그램 현장을 직접 찾아 어린이들과 대화한 것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지역 독서문화를 확산하려는 시도의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아이스크림에듀는 이날 행사에서 현재 운영 중인 '홈런 독서챌린지'와 수원시와 협력해 진행하는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를 함께 소개하며, 단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일상 속 독서 습관 형성과 문해력 향상을 위한 지속형 캠페인까지 연결했다.
이러한 시도가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 first, 종이책과 디지털 콘텐츠를 적대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매체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동안 에듀테크 업계에서 디지털 학습은 종이책을 대체하는 도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프로그램은 책의 깊이 있는 텍스트 경험과 디지털의 시각적 표현력을 결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리터러시(hybrid literacy)' 환경을 제시했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언어적 사고력을 키우고, 동시에 디지털 도구로 자신의 해석을 시각화하며 자기표현력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다.
second, 공공도서관 시스템과의 협업 모델이 주목할 만하다. 행사 공간은 수원시가 마련한 수원시도서관 부스였고, 프로그램도 지자체의 '수원새빛북런 독서 챌린지'와 맞물려 운영됐다. 에듀테크 기업 단독의 마케팅 행사에 그치지 않고, 공공 독서 인프라와 민간 콘텐츠·플랫폼이 결합된 협력 구조를 형성한 것이다. 이는 향후 에듀테크 서비스가 학교나 가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의 공공 독서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는 좋은 롤모델을 제공한다. 특히 서울시, 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들이 디지털 기반 평생학습이나 문해력 사업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도서관·지자체·기업의 3자 협력 모델은 점점 더 표준적인 사업 구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third, '챌린지'라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를 결합해 일상 독서 습관으로 연결하려는 전략도 빼놓을 수 없는 분석 포인트다. '홈런 독서챌린지'와 '수원새빛북런'은 단순 체험 이벤트와 달리 기간을 두고 누적 독서량을 기록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즉, 기업은 행사장에서 한 번의 접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챌린지 플랫폼을 통해 가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어린이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는 에듀테크 서비스의 핵심 과제인 '이탈률 관리'와 '지속적 참여 유도'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제도 남아 있다. 책과 디지털 도구를 결합한 융합형 독서가 아이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이스크림에듀가 향후 프로그램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보급형 독서 프로그램 대비 문해력 향상, 창의성 지표, 학습 지속성 등에서 어떤 차별적 성과를 거두는지 데이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드로잉 플랫폼 '아트봉봉'의 활용이 단순 미적 표현을 넘어 정보의 재구성과 비판적 사고로까지 확장될 수 있도록 교수학습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만드는 '융합형 독서'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교육적 임팩트를 지닌 지속형 인프라로 발전할지, 향후 몇 년간 그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