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자율형 개인화 학습" 시대 예고…AI 에듀테크의 다음 10년을 묻다

지난달 초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6 뉴스1 교육혁신포럼'은 'AI 시대와 K-교육'이라는 거창한 제목 아래 한국 교육의 좌표를 다시 그렸다.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 중 하나는 단연 아이스크림에듀

kdpress.co.kr 보도 | 5 days ago 아이스크림에듀, "자율형 개인화 학습" 시대 예고…AI 에듀테크의 다음 10년을 묻다

지난달 초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6 뉴스1 교육혁신포럼'은 'AI 시대와 K-교육'이라는 거창한 제목 아래 한국 교육의 좌표를 다시 그렸다.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 중 하나는 단연 아이스크림에듀의 AI전략사업본부장 조희석의 기조연설이었다. '개인화 학습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으로 무대를 찾은 그는, 생성형 AI가 교육 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향후 학습 패러다임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자율형 개인화'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학습자 본인이 AI와 함께 학습 목표를 설계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임을 전망했다. 단순한 학원형 학습앱을 넘어 AI 기반 에듀테크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셈이다.

조 본부장의 발표는 크게 세 단계의 프레임워크로 정리됐다. 첫 번째는 데이터를 축적해 학습자 프로파일을 구축하는 '학습자 이해' 단계다. 두 번째는 현재 아이스크림에듀가 주력하는 영역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학습자별 맞춤 콘텐츠와 문항을 제공하는 'AI 기반 맞춤형 학습'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같은 학년이라도 학생마다 다른 난이도의 문제를 풀고, 취약 개념에 대한 보충 콘텐츠가 자동 추천된다. 발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에듀는 이미 '수학의 세포들', '헐리우드 액팅 스튜디오', 'AI 드림쌤' 등 자사 대표 AI 학습 콘텐츠를 통해 이 단계를 상용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생성형 AI 기반 콘텐츠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조 본부장이 강조한 '자율형 개인화' 단계다. 학생이 더 이상 수동적인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AI와 함께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실행까지 책임지는 주체로 전환된다는 구상이다. 이 단계에서는 교사나 학부모가 설계해 놓은 커리큘럼 안에서 학생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 본인이 "나는 이번 학기에 통계의 확률 부분을 깊이 있게 다루고 싶다"고 AI에게 말하면 AI가 최적의 콘텐츠 조합과 일정, 평가 방식까지 실시간으로 설계해준다. 발표자는 이를 'AI 상호작용 기반 개인화 학습의 활성화'로 규정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조 본부장이 마지막에 덧붙인 화두다. 그는 AI 시대에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기본으로 '독서와 문해력'을 꼽았다.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성을 대신하고, 번역과 작문까지 도맡아 줄 수 있는 시대에 왜 여전히 '읽는 힘'이 중요하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발표자의 관점은 명확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그것을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자신의 의사를 정교하게 표현하는 주체는 결국 학생 자신이라는 것이다. 즉 AI 리터러시의 출발점은 전통적 의미의 문해력이며, 이 부분이 비어 있으면 AI 시대의 도구 역시 무용지물이 된다는 경고였다. 이는 에듀테크 업계가 흔히 외치는 'AI 도입'이라는 슬로건 너머에 놓인, 보다 근본적인 교육 철학의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신제품 홍보가 아니다. 이 회사는 설립 이래 초등·중등 시장에서 자체 학습관리 플랫폼 '아이스크림 홈런'을 운영하며 방대한 학습 데이터베이스를 쌓아왔고, 2022년 코스닥 상장 이후 AI 전환에 가장 속도를 내온 기업 중 하나다. 실제로 '수학의 세포들'과 같은 자사 콘텐츠는 단순히 정답·오답을 판별하는 수준을 넘어 학생의 풀이 과정까지 분석해 다음 학습 경로를 제안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번 포럼 발표는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공개적으로 정리하고, 업계 전체의 다음 10년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읽힌다.

업계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외 교육 시장 모두에서 생성형 AI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이 일관되게 예측하는 것은, 향후 5년 안에 대부분의 학습 플랫폼이 단순 콘텐츠 제공자에서 벗어나 AI 코치가 탑재된 대화형 학습 동반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시장은 특히 학부모의 학습 컨텐츠 지불 의향이 높고, 모바일 기반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들이 주목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런 환경에서 '자율형 개인화'라는 비전은 학습 효율을 중시하는 한국 교육 시장에 강력한 후킹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다만 '자율형 개인화'가 실제로 현장에 정착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첫째, 학습 데이터를 학습자 본인이 통제하는 데이터 주권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학생의 학습 이력, 정서 상태, 오답 패턴 등 민감한 정보가 AI 학습 모델에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플랫폼 신뢰도는 흔들린다. 둘째, AI가 제시한 맞춤형 학습 경로가 학교 교육과정과 어떻게 연동될 것인가의 문제다. 현행 공교육 평가 체계와 학생 개인의 자율성이 충돌할 때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수반되지 않으면, '자율형'이라는 명제는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조 본부장이 직접 짚었듯이, 도구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기반 학습은 '자동 답안 생성기'에 머물게 된다. 결국 에듀테크의 승부는 기술력만큼이나 교육 설계 철학과 문해력 기반의 학습자 역량 강화에 달려 있다는 역설이 다시 부각된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AI와 협업하며 답을 찾아가는 경험을 안겨주는 것이야말로 아이스크림에듀가 그리고자 한 '자율형 개인화'의 진짜 윤곽이다. 발표장이었던 호텔 회의실의 무대를 떠난 '2026 교육혁신포럼'의 화두는, 어쩌면 한국 에듀테크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겼다. 기술의 속도를 따라잡되, 교육의 본질을 놓지 않는 긴 호흡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