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의 진화, '추천'에서 '생성'으로…개인화 학습의 패러다임 전환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교육 현장의 지형도를 근본부터 다시 그리고 있다. 단순히 많은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 '양치기'식 학습에서 벗어나, AI가 학생 개개인의 이해도와 사고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새로운 학습 콘

thepublic.kr 보도 | 4 days ago 에듀테크의 진화, '추천'에서 '생성'으로…개인화 학습의 패러다임 전환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교육 현장의 지형도를 근본부터 다시 그리고 있다. 단순히 많은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 '양치기'식 학습에서 벗어나, AI가 학생 개개인의 이해도와 사고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새로운 학습 콘텐츠를 즉석에서 창조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에듀테크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아이스크림에듀가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2026 뉴스1 교육혁신포럼'에서 제시한 비전은 이러한 흐름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추천'을 넘어, AI가 학습자에 맞는 문항과 콘텐츠를 '실시간 생성'하는 단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교사의 역할과 교육 콘텐츠 산업의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재편을 예고한다.

아이스크림에듀의 AI전략사업본부장 조희석 본부장은 이날 포럼에서 '개인화 학습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현재의 개인화 학습이 지닌 한계와 미래 방향성을 조명했다. 그가 제시한 개인화 학습의 진화 단계는 크게 세 단계로 요약된다. 현재는 학생의 학습 이력과 성취도 데이터를 분석해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주는 '데이터 분석 기반 추천'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조 본부장은 "앞으로는 최적화된 콘텐츠와 문항을 실시간으로 생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의 답변 하나하나에 반응해 그 수준에 맞는 설명과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AI와 협력해 학습 목표와 계획을 스스로 설계하는 '자율형 개인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습의 주도권이 AI가 아닌 학습자에게로 완전히 이양되는 지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해외의 혁신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조 본부장이 소개한 아이스크림에듀의 AI 기반 콘텐츠들도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수학 학습에서 학생의 오답 유형을 분석해 취약 개념을 정확히 짚어주는 '수학의 세포들', 연기 학습 과정에서 AI가 사용자의 표정과 발성을 피드백하는 '헐리우드 액팅 스튜디오', 그리고 교사용 AI 보조 도구인 'AI 드림쌤'까지. 이들 서비스는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해 개별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히 개발 중인 생성형 AI 학습 콘텐츠는 학생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보이는 사고의 흐름을 파악해, 다음 단계의 질문이나 설명을 스스로 구성하는 수준까지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기존의 정적인 문제은행 방식과는 질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그러나 기술적 낙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조 본부장은 "AI 지식사회에 맞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AI가 아무리 정교한 학습 경로를 설계해도 독서와 문해력 같은 기초 역량의 중요성은 변함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비판적 사고와 깊은 이해의 기반이 되는 문해력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AI가 답을 생성하는 시대에, 학생이 그 답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평가하며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이 없으면 개인화 학습은 또 다른 형태의 수동적 교육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AI 기술 개발과 함께 문해력 연구를 병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개인화 학습의 진화 방향은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시장의 초점이 '많은 콘텐츠를 보유했는가'에서 'AI가 학습자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가'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양보다는 AI 모델의 성능과 학습 데이터의 질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이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대형 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수학의 세포들'처럼 특정 과목이나 영역에 특화된 초개인화 서비스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현장에서는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행정적 부담을 덜고 수업 설계를 돕는 보조자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해야 한다는 점도 주요 과제로 남는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제시한 '자율형 개인화'의 청사진이 단순한 기술적 미래상을 넘어, 학습의 본질을 고민하는 교육철학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