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듀테크, 국경을 넘다: 아이스크림에듀와 방콕한국국제학교의 MOU가 던지는 질문

태국 방콕의 한인 학생들이 이제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 본토와 동일한 수준의 AI 맞춤형 학습을 경험하게 됐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지난 22일 방콕한국국제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자사의 대표 에듀테크 플랫폼

etnews.com 보도 | 2026-08-31 K-에듀테크, 국경을 넘다: 아이스크림에듀와 방콕한국국제학교의 MOU가 던지는 질문

태국 방콕의 한인 학생들이 이제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 본토와 동일한 수준의 AI 맞춤형 학습을 경험하게 됐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지난 22일 방콕한국국제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자사의 대표 에듀테크 플랫폼인 ‘아이스크림 홈런’과 ‘아이스크림 스쿨런’을 현지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단순한 해외 판로 개척이 아니라, ‘K-에듀테크’의 표준을 해외 교육 현장에 이식하려는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이번 협약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아닌 민간 기업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이번 협약을 통해 방콕한국국제학교에 AI 기반 개인 맞춤형 학습 콘텐츠와 학습 성과 분석 시스템을 제공한다. 양 기관은 단순한 솔루션 공급을 넘어, 재외 한국학교의 교과과정 운영에 있어 에듀테크 기반의 실질적 전환을 함께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국내 교육 현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움직임과 맞물려, 한국형 에듀테크 모델의 해외 확산 가능성을 타진하는 실험장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아이스크림에듀가 내세운 ‘4E(Everybody Everywhere Endless Edu-tech)’ 슬로건은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번 협약의 배경에는 재외동포 교육의 현실적 어려움이 자리한다. 방콕한국국제학교는 2001년 개교 이후 현지에서 한국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지만, 급변하는 디지털 학습 환경에 발맞추기에는 태국 현지의 인프라와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했다. 태국 내 한국학교는 전 세계 한인 학교 중 비교적 규모가 큰 편이지만, AI 튜터링이나 빅데이터 기반 학습 분석과 같은 첨단 교육 기술을 접하기는 어려웠다. 재외동포 학생들은 한국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도 정작 한국의 최신 교육 트렌드에서는 소외되는 이중고를 겪어 왔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 주목할 점은 이번 사업이 공공제휴사업실을 통해 추진된다는 사실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국내에서도 지자체 및 교육청과 협력해 취약계층 학생에게 AI 학습 솔루션을 보급해 온 이력이 있다. 이러한 공공 부문의 노하우가 해외로 확장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넘어, 교육 공공재로서의 에듀테크 역할을 강조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로 아이스크림에듀 측은 “자국 교육환경을 넘어 전 세계 재외 학생에게도 한국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단순한 마케팅 문구를 넘어 글로벌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MOU의 성공 여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첫째, 태국 현지의 교육과정과 한국 교육과정 간의 정합성 문제다. 방콕한국국제학교는 한국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재외 한국학교이지만, 현지의 교육 환경과 문화적 맥락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아이스크림 홈런과 스쿨런이 한국 교육과정에 최적화된 콘텐츠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지화(localization) 작업이 필수적이다. 둘째, 디지털 인프라와 교사 역량 문제다. 아무리 우수한 AI 솔루션이라도 이를 소화할 수 있는 현지 교사들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시성 도입’에 그칠 위험이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에듀테크 도입 실패 사례의 상당수가 교사 연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번 협약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이 관건이다. 재외 한국학교는 규모가 크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아이스크림에듀가 이번 사업을 단순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으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동남아시아 교육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동남아시아는 최근 디지털 전환에 적극 투자하는 지역으로, 태국을 포함한 현지 사립학교와 국제학교 시장은 한국 에듀테크 기업에게 매력적인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만약 아이스크림에듀가 방콕한국국제학교에서 검증된 성과를 만들어 낸다면, 이를 발판으로 태국 현지 학교 시장으로의 진출도 가시화될 수 있다.

이번 협약은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한국의 에듀테크 기업들은 내수 시장에 집중하며, 해외 진출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나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행보는 자체 기술력과 공공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재외동포 학생’이라는 구체적인 타깃을 설정해, 한국 교육과정을 필요로 하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것은 전략적으로 매우 영리한 접근이라는 평가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이번 MOU는 단순히 한 기업의 해외 사업 수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첫째, 한국의 에듀테크가 이제 ‘수출’ 가능한 상품이 되었음을 방증한다. AI 기반 개인 맞춤형 학습은 글로벌 교육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이며,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둘째, 재외동포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 분포한 한국학교와 한국교육원은 한국 문화와 교육을 전파하는 거점이지만, 항상 최신 교육 인프라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이번 시도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셋째, 에듀테크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인식이다. 이번 협약은 AI 교육 기술이 단순히 성적 향상이나 입시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교육의 공평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아이스크림에듀가 ‘K-에듀테크의 글로벌 표준화’라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MOU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현지 교사 연수와 콘텐츠 현지화에 충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나아가 태국 교육부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현지 공교육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타진해야 할 것이다.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미래는 더 이상 판교의 사무실에서가 아니라, 방콕의 교실에서 결정되고 있다. 그 첫 발을 아이스크림에듀가 내디뎠다는 사실은, 한국 교육 기술의 위상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