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테크의 두 교육 계열사, 미디어는 웃고 에듀는 울었다
같은 그룹 안에서도 사업 모델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한 실적 차이로 드러날 수 있을까. 시공테크의 양대 교육 계열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아이스크림에듀가 2025년 상반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교사와 학교를 상대
etoday.co.kr 보도 | 2026-08-27 시공테크의 두 교육 계열사, 미디어는 웃고 에듀는 울었다
같은 그룹 안에서도 사업 모델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한 실적 차이로 드러날 수 있을까. 시공테크의 양대 교육 계열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아이스크림에듀가 2025년 상반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교사와 학교를 상대로 한 B2G(기업-정부) 사업에 집중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하며 순항한 반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B2C(기업-소비자) 스마트러닝 사업을 펼치는 아이스크림에듀는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이는 단순히 두 기업의 희비를 넘어,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생존 전략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신호로 읽힌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28.3%의 성장률을 보여줬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단연 교육출판 부문이다.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하는 이 부문은 사실상 학교 현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디지털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22년 전면 무료 전환된 아이스크림S는 전국 초등학교의 약 90%가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총판을 통한 별도의 영업 활동 없이도 교과서 채택률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콘텐츠의 질과 접근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여기에 교육상품 전문 쇼핑몰 ‘아이스크림몰’이 90%대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행정 부담을 덜어주며 안정적인 커머스 매출을 창출했다. 알림장 서비스 ‘하이클래스’와 연동된 ‘하이스토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교육 자료 등으로 판매 품목을 확장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사실상 교사라는 확고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데다, 이들이 학교 예산으로 교재와 콘텐츠를 구매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경기 방어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의 상반기 실적은 초라하다. 매출 473억 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영업손실 28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흑자 전환에는 또다시 실패한 것이다. 주력 상품인 초등 스마트러닝 ‘아이스크림홈런’을 둘러싼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 학습에서 오프라인 학습으로의 수요 이동까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이스크림홈런은 천재교과서의 ‘밀크티’, 메가스터디교육의 ‘엘리하이’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비대면 교육 수요 폭증으로 급성장했던 스마트러닝 시장이, 엔데믹 전환과 함께 성숙기 내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다. 더욱이 학부모들이 단순히 디지털 기기 활용에 그치는 학습보다는 대면·오프라인 중심의 학습 몰입도를 중시하는 흐름으로 돌아서면서, 순수 스마트러닝 사업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이러한 아이스크림에듀의 고전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난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B2C 에듀테크 시장은 진입 장벽이 낮은 대신, 사용자 이탈 비용이 낮고 경쟁자가 많은 ‘레드오션’이다. 특히 스마트러닝 시장은 월 구독료를 내는 장기 계약 형태가 주를 이루지만, 아이패드나 전용 태블릿 등 하드웨어 보급 이후 콘텐츠의 질과 학습 성과에 대한 학부모의 기대치가 매우 높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곧바로 해지로 이어지는 구조다. 아이스크림에듀가 ‘고객전환비용(CVC) 효율화’와 ‘운영경비 절감’을 내세운 것도 이런 위기감의 방증이다. 신규 고객 유치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유·초·중으로 이어지는 학습 연계를 강화하고, 자회사 아이스크림북스를 통한 교재·단행본 출판 등 신사업을 발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회사의 실적 차이가 사업 모델의 본질적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데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학교라는 제도권 시장을 기반으로 B2G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교사들의 충성도를 높이며 교과서와 교육 콘텐츠의 채택률을 끌어올리는 ‘플랫폼-콘텐츠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정부의 교육 정책과 학교의 예산 집행이라는 제도적 뒷받침 속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도 상대적으로 강하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는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과 직결되는 B2C 시장에 서 있다. 학부모의 경제적 상황, 교육 트렌드 변화, 경쟁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 외부 변수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같은 에듀테크라는 이름 아래 있지만, 그 성격은 공공재와 소비재만큼이나 다르다.
이번 실적 대비는 에듀테크 업계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에듀테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학교 현장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사례는 교사들의 일상 업무를 혁신하는 도구로 자리 잡는 것이 곧 매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둘째, B2C 에듀테크 기업들은 ‘콘텐츠의 질’이라는 근본적인 경쟁력을 넘어, 오프라인 학습과의 결합, 학부모의 니즈 변화에 대한 예리한 대응 등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기를 제공하고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시대는 지났다. 학습 성과를 어떻게 입증하고, 아이의 변화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시공테크의 사례는 하나의 기업이 에듀테크 생태계 내에서도 세분화된 시장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반기에 아이스크림에듀가 과연 ‘내실 다지기’ 전략을 넘어 실질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성장세가 연간 가이던스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회사의 엇갈린 행보는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