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CB 조기상환 부담까지…퇴출 위기 벗어날까
에듀테크 업계의 오랜 상징이었던 아이스크림에듀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았다.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코스닥 상장사로서의 생존을 건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opdaily.kr 보도 | 2026-08-24 아이스크림에듀, CB 조기상환 부담까지…퇴출 위기 벗어날까
에듀테크 업계의 오랜 상징이었던 아이스크림에듀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았다.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코스닥 상장사로서의 생존을 건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때 '초등 교육 1위'라는 타이틀을 달고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기업의 몰락 서사가 에듀테크 산업 전체에 던지는 시사점은 적지 않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21년 코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보던 기업이었다. 초등학생 대상 온라인 학습 서비스 '아이스크림홈런'이 시장을 주도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교육 수요 급증은 성장세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팬데믹 특수가 사라지고, 경쟁사인 웅진씽크빅과 비상교육 등이 AI 기반 적응형 학습 기술로 무장하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주가는 상장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었고, 결국 상장폐지 위기라는 벼랑 끝에 서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더 악화됐다. 회사가 과거에 발행한 전환사채의 조기상환 청구 조건이 충족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통상 CB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 조항이 포함된다. 발행사의 주가가 일정 기간 기준가를 하회하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는 만기 전이라도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재 아이스크림에듀의 주가 상황을 고려하면, CB 보유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유동성이다.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수백억 원대의 조기상환 요구를 감당할 현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유상증자나 자산 매각 등 긴급 자금 수혈 카드가 불가피해졌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본업의 경쟁력 상실에 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주력 상품인 홈런은 정액제 구독 모델로, 한때 초등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AI 튜터링이 대세로 자리 잡은 현재의 에듀테크 시장에서, 기존의 콘텐츠 중심 서비스는 한계에 부딪혔다. 경쟁사들은 생성형 AI를 접목해 학생 개개인의 오답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문제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의 서비스는 전통적인 동영상 강의와 문제풀이 중심의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결과, 시장의 주도권을 내준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이스크림에듀의 위기가 단순히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에듀테크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기를 상징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초기 에듀테크 시장은 '콘텐츠 디지털화'가 핵심 과제였다. 오프라인 학원 교재를 태블릿에 담고, 동영상 강의를 스트리밍하는 방식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AI 개인화'가 핵심 경쟁력이다.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축적했는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이 얼마나 정교한지가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한다. 콘텐츠 제작 능력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것은, 기술 중심의 혁신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던 중견 에듀테크 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을 드러낸다.
아이스크림에듀의 향후 행보는 두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외부 자본을 유치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AI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번째는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거나, 경쟁사에 인수합병되는 시나리오다. 보유한 학습 콘텐츠와 초등학생 이용자 데이터는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므로, 인수합병 시장에서 나름의 가치를 평가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아이스크림에듀'라는 브랜드의 독자적 생존은 어려울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에듀테크 업계에 명확한 교훈을 남긴다. 성장의 정점에서 미래를 위한 과감한 기술 투자를 단행하지 않으면, 기업은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안이함이 혁신의 속도를 늦추고, 그 사이 경쟁자가 기술력으로 추월하는 것은 국내외 에듀테크 시장에서 반복돼 온 패턴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아니면 에듀테크 업계의 또 하나의 실패 사례로 기록될지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의 관심은 아이스크림에듀가 어떤 선택을 내놓을지, 그리고 그 선택이 국내 에듀테크 생태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