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흑자전환의 의미…K-12 AI 플랫폼 대전환이 시작됐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5억 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단순한 실적 반등이 아니다. B2C 학습지 기업의 한계를 인정하고, AI 기반 K-12 통합 플랫폼으로의 체질 변화를 선언한 것
shinailbo.co.kr 보도 | 2026-08-20 아이스크림에듀, 흑자전환의 의미…K-12 AI 플랫폼 대전환이 시작됐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5억 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단순한 실적 반등이 아니다. B2C 학습지 기업의 한계를 인정하고, AI 기반 K-12 통합 플랫폼으로의 체질 변화를 선언한 것이다.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은 살아났다. 이 모순적인 숫자 속에 아이스크림에듀의 생존 전략이 집약돼 있다.
13일 공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에듀는 상반기 매출액 395억8500만 원, 영업이익 25억5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473억1800만 원 대비 16.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28억4800만 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축소와 이익 개선이 동시에 이뤄진 건 전형적인 수익 구조 재편의 신호다. 회사는 2024년부터 추진한 사업 구조 재정비와 판관비 효율화가 실적 개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3월 취임한 이재준 대표의 조직·프로세스 혁신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매출 감소다. 단순히 시장 위축의 결과로 보기엔 인과관계가 복잡하다. 학습지·교재 기반의 전통적 스마트러닝 시장 자체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 자체가 줄어드는 가운데, 학부모들의 교육 소비 패턴은 디지털·AI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매출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수익성에 집중한 것은, 규모보다 질을 선택한 도박으로 읽힌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다음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것은 ‘차세대 AI 홈런’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K-12 전 학습 단계를 아우르는 AI 교육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단순히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에 축적한 학습 콘텐츠와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AI 기술과 결합해, 개별 학생의 학습·평가·성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시 말해 회사가 30여 년간 쌓아온 교육 노하우를 AI 시대에 맞게 재설계하겠다는 뜻이다.
기술적 기반도 본격적으로 갖추고 있다. 회사는 서울대학교 빅데이터혁신융합대학, 경인교육대학교 AI맞춤학습연구소, 특수교육디지털교육협회(SeeD)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학계와 특수교육까지 아우는 산학협력 라인업은 단순한 AI 학습지를 넘어 ‘맞춤형 교육 AI’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기에 클라우드·AI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연동 플랫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며, 서·논술형 문항 생성과 답안 분석, 채점, 맞춤형 피드백에 이르는 전 과정을 AI로 자동화하는 평가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사업 모델 측면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그동안 B2C 중심이었던 수익 구조를 B2B와 B2G로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학교·교육청·공공기관을 대상으로 AI 학습·성장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공 교육 시장을 노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교육부·시·도 교육청이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수업 혁신을 본격화하면서, 관련 조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이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다면 성장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B2G 확장은 단순한 사업 다변화가 아니라 미래 성장 판로를 확보하는 필수 선택이라는 평가다.
업계 시선도 긍정적이다. 다만 과제는 분명히 남아 있다. 첫째, AI 플랫폼 전환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다. R&D와 시스템 고도화, 인력 재교육 등 단기적으로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둘째, 학습 데이터의 질과 양이다. AI 교육 플랫폼의 성능은 결국 데이터 경쟁력에 달려 있다. 장기간 축적해온 학습 데이터가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학습·튜닝하는 역량은 별개의 문제다. 셋째, B2B·B2G 시장 진입 시 학교 현장의 저항과 복잡한 행정 절차라는 현실적 장벽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건이다.
그럼에도 이번 흑자전환은 단순한 실적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내 에듀테크 업계는 그동안 학습지 앱, 화상학습, 콘텐츠 구독 등 B2C 모델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저성장·저출산 시대에 B2C 시장만으로 성장을 지속하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시도는 ‘학습지 회사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이라는 업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즉, 단발적 흑자가 아니라, 사업 모델 자체를 재설계하는 구조적 혁신의 출발선에 선 것이다.
이재준 대표의 자신감도 그만큼 단단하다. 그는 “상반기 흑자 전환은 체질 개선을 통해 만들어낸 성과이자 지속 성장을 위한 출발점”이라며 “차세대 AI 홈런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워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고 AI 교육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제 과제는 이 비전을 얼마나 빠르게 현실로 구현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국내 에듀테크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전통 학습지 기업들의 AI 전환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이 한 편의 실적 공시는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전환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