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테크 '아이스크림 형제'의 엇갈린 성적표…미디어는 웃고, 에듀는 울었다
에듀테크 업계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은 시공테크의 두 자회사가 상반기 극명한 희비를 갈랐다. 교사와 학교를 겨냥한 B2G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며 승승장구한 반면, 학생과 가
etoday.co.kr 보도 | 2026-08-18 시공테크 '아이스크림 형제'의 엇갈린 성적표…미디어는 웃고, 에듀는 울었다
에듀테크 업계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은 시공테크의 두 자회사가 상반기 극명한 희비를 갈랐다. 교사와 학교를 겨냥한 B2G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며 승승장구한 반면, 학생과 가정을 겨냥한 B2C 사업을 펼치는 아이스크림에듀는 매출 감소와 적자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같은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출발했지만, 사업 모델의 구조적 차이가 성적표에 그대로 투영된 셈이다. 이번 상반기 실적은 단순한 수치 이상으로,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지형 변화와 각 섹터가 마주한 상반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28.3%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은 매출의 약 61%를 차지하는 교육출판 부문이다. 전국 초등학교의 약 90%가 사용 중인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의 시너지가 교과서 채택률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2년 전면 무료 전환 이후에도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아이스크림S는 총판을 통한 공격적 영업 없이도 학교 현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판매 비용을 줄이면서도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가 곧 높은 영업이익률로 귀결된 것이다.
여기에 교육상품 전문 쇼핑몰 '아이스크림몰'의 성장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90%대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 점이 높은 만족도로 이어졌고, 알림장 서비스 '하이클래스'와 연동한 '하이스토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교육 자료 등을 판매하며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단순히 교과서를 파는 것을 넘어 교사들의 일상 업무와 소비 활동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이스크림미디어 관계자는 "교과서 판매와 쇼핑몰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연간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는 상반기 매출 473억 원, 영업손실 28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폭 개선됐지만, 매출이 하락하고 흑자 전환에는 실패하면서 실적 개선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학생 대상 스마트 학습 콘텐츠 '아이스크림홈런'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천재교과서 '밀크티', 메가스터디교육 '엘리하이'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 학습에서 오프라인 학습으로의 수요 이동 현상까지 겹치면서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팬데믹 시기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에듀테크 시장이 엔데믹 전환과 함께 재편되면서, B2C 모델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에듀의 위기는 비단 경쟁사와의 싸움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 자체가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스마트 학습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갈수록 치솟고, 유지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여기에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시장의 파이 자체를 줄이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유·초·중으로 이어지는 학습 연계를 강화하고, 자회사 아이스크림북스를 통한 교재·단행본 출판 등 신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실적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상반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두 회사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 단순히 시장 환경의 차이가 아니라 사업 구조의 본질적 차이라는 데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정부의 교육 정책과 학교 현장의 디지털 전환 흐름을 타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갖췄다. 공교육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일단 자리를 잡으면 경쟁자의 추격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는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과 소비자 선택이라는 변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경기 침체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B2C 에듀테크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기술력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성공은 공교육과의 연계성, 그리고 플랫폼 기반의 수익 다각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의 부진은 B2C 시장의 한계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각인시킨다. 아이스크림에듀가 내세운 중등 콘텐츠 개발과 CVC 효율화 전략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근본적인 사업 모델의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에듀테크의 미래는 이제 '누가 더 좋은 기술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