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출판과 에듀테크의 상반된 온도…아이스크림 형제사의 엇갈린 성적표

에듀테크 업계의 관심이 시공테크의 두 자회사로 쏠리고 있다. 같은 그룹의 교육 계열사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다. 교과서와 B2G(기업·정부 간 거래)에 강점을 가진 아이스크림미디어

etoday.co.kr 보도 | 2026-08-17 교육 출판과 에듀테크의 상반된 온도…아이스크림 형제사의 엇갈린 성적표

에듀테크 업계의 관심이 시공테크의 두 자회사로 쏠리고 있다. 같은 그룹의 교육 계열사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올해 상반기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다. 교과서와 B2G(기업·정부 간 거래)에 강점을 가진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웃은 반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기반의 스마트 학습 사업을 영위하는 아이스크림에듀는 매출 감소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울상 지었다. 두 회사의 실적 격차는 단순한 일회성 결과가 아니라,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사업 모델별 생존 전략을 동시에 보여주는 시금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선전은 ‘플랫폼 기반 출판 사업’의 힘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28.3% 증가한 수치로, 사실상 모든 지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전국 초등학교의 약 90%가 사용하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가 있다. 2022년 전면 무료 전환 이후 이 플랫폼은 교사들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고, 이는 별도의 총판 영업 없이도 교과서 채택률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매출의 61%를 차지하는 교육출판 부문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이러한 플랫폼 효과가 비용 구조에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방증한다. 여기에 교육상품 전문 쇼핑몰 ‘아이스크림몰’이 90%대 점유율을 바탕으로 교사들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며 커머스 부문(매출의 약 30%)의 안정적 성장을 견인한 것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알림장 서비스 ‘하이클래스’와 연동한 ‘하이스토어’가 매출 확대에 기여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교재를 파는 것을 넘어,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플랫폼 전략이 유효했던 셈이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의 부진은 스마트 학습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수요 변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올해 상반기 매출 473억 원, 영업손실 28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지난해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하고 흑자 전환에 실패하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핵심 서비스인 ‘아이스크림홈런’은 천재교과서의 밀크티, 메가스터디교육의 엘리하이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시장 경쟁의 심화뿐만 아니라, 학습 수요가 스마트 기기 기반의 온라인 학습에서 오프라인 학습으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 시기에 급격히 확산됐던 디지털 학습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호가 대면 수업과 종이 교재 중심으로 회귀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유·초·중으로 이어지는 학습 연계를 강화하고, 자회사 아이스크림북스를 활용한 신사업을 발굴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회사의 실적 격차는 단순한 사업적 성공과 실패의 문제를 넘어,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지형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성장은 공교육 현장에 깊숙이 침투한 플랫폼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교사와 학생이 매일 접속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뒤, 그 위에 교과서와 커머스 등 부가 서비스를 얹는 전략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고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든다. 특히 B2G 사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되고, 정부의 디지털 교육 인프라 확대 정책과 맞물려 성장 동력이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가 속한 B2C 스마트 학습 시장은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경쟁사 간의 할인 경쟁과 콘텐츠 투자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아이스크림에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스마트 학습 업계 전체가 직면한 공통된 과제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엇갈린 실적이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이상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 전면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아이스크림S’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교과서 채택률 상승과 커머스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아이스크림에듀는 당분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 중등 콘텐츠 개발과 같은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회사의 실적 차이는 에듀테크 업계에 분명한 시사점을 던진다. 기술과 콘텐츠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으며, 공교육과의 연계성, 플랫폼의 일상적 침투력, 안정적인 수익 모델의 설계가 결국 기업의 명운을 가른다는 교훈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에듀테크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기술을 앞세운 혁신 기업이 아니라,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에 반영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