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에듀, 단일 브랜드에서 '에듀테크 연합체'로 진화한다
국내 교육 콘텐츠 기업의 대표주자였던 아이스크림에듀가 AI 디지털교과서 시대를 맞아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데 나섰다. 지난 2023년 11월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회사는 자체 AI 역량과 함께
edu.chosun.com 보도 | 2026-08-14 아이스크림에듀, 단일 브랜드에서 '에듀테크 연합체'로 진화한다
국내 교육 콘텐츠 기업의 대표주자였던 아이스크림에듀가 AI 디지털교과서 시대를 맞아 사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데 나섰다. 지난 2023년 11월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회사는 자체 AI 역량과 함께 6개 에듀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기술 협업 연합 'AI Alliance'를 공식 공개했다. 단순한 신규 서비스 출시가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러닝 시장 포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한 회사의 응답이었다. 동시에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미국 대학 입시 플랫폼 'Collegeable'을 출시하며 글로벌 확장의 첫 단추를 끼우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이날 브리핑의 중심에는 이지근 아이스크림에듀 AI 연구소장의 발표가 있었다. 그는 "아이스크림 AI 디지털교과서는 과거 10년 전부터 준비해온 디지털교과서"라고 강조하며, 회사가 단순히 정책 수혜에 올라탄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기술 축적을 토대로 2025년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인 경쟁 요소로 회사는 지식추적기술(DKt), 자체 개발 AI 모델, AI 기반 맞춤형 학습분석 플랫폼, 개인 맞춤 학습 서비스 운영 노하우, 교육전문가 집단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꼽았다. 특히 지식추적기술(DKt)은 학습자의 이해도와 정답률을 그래프 형태로 분석해 오개념 지점을 시각화하는 기술로, AI 디지털교과서가 단순한 디지털 교재를 넘어 '진단-처방-피드백' 사이클을 갖춘 학습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자체 AI 모델과 DKt의 결합은 향후 학교 현장에서 교사에게 학습 부진 학생을 조기 식별하고 맞춤형 지도안을 제공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개발 구조 측면에서도 아이스크림에듀는 독자적인 모델을 선택했다. AI 엔진과 분석 플랫폼은 아이스크림에듀 본사가, 발행과 교과서 제작은 계열사 아이스크림미디어가 담당하는 분업형 공동 개발 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이는 기존 출판사가 외주 개발을 맡기고 플랫폼 기업은 단순 유통에 머무는 이원화된 업계 관행과 구별되는 접근이다. 콘텐츠 품질을 좌우하는 발행 권한과 기술 고도화를 좌우하는 AI 역량을 한 그룹 내에서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정부 인증 심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일관성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다만 이날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6개 협력사 대표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서비스를 시연한 'AI Alliance' 공개였다. 와이드브레인, 3D타다, 컬리지니AI, 마인드로직, 브릭메이트, 팀플백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이 아이스크림에듀라는 한 지붕 아래 모여 생태계를 구성한 형태다. 협력 영역을 보면 ▲AI 기반 학습분석 ▲3D·메타버스형 몰입형 콘텐츠 ▲진로·진학 컨설팅 ▲인지·행동 분석 ▲블록형 코딩·STEAM 교육 ▲팀 프로젝트 기반 협업 학습까지 교육 전 영역을 아우른다. 이는 아이스크림에듀가 자사 단독으로는 커버하기 어려운 교육 콘텐츠의 스펙트럼을 협력사들의 기술과 결합해 완성하겠다는 전략으로, 자사가 보유한 유통망과 학교 채널에 파트너사들의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날 함께 소개된 미국 대학 입시 플랫폼 'Collegeable'은 회사의 해외 진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국내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아이스크림에듀가 해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설정한 것은 상당히 시의적절한 판단으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은 College Board, Khan Academy 등 이미 강력한 플레이어가 장악하고 있는 고도화된 교육 시장이다. 단순한 한국형 학습 콘텐츠의 수출이 아닌, 현지 학생들의 입시 니즈와 학습 습관을 정밀하게 분석한 맞춤형 서비스 설계가 성공의 전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측면에서 보면, 이번 발표가 가지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에듀테크 업계의 경쟁 패러다임이 '단독 플랫폼 경쟁'에서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콘도(콘텐츠+플랫폼) 구조를 내세운 단일 기업 간의 점유율 경쟁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기점으로, 단일 기업이 모든 영역을 자체 기술로 커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alliance 형태의 연합 전략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글로벌 진출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국내 시장 축소는 모든 교육 기업에 공통된 위기 요인이며, 기술력과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갖춘 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은 향후 2~3년 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정책 수혜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라는 정부 정책은 분명한 성장 동력이지만, 정책 발표 시기와 인증 심사 일정에 기업의 매출이 좌우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아이스크림에듀가 alliance와 글로벌 진출을 동시에 내세운 것은 이러한 정책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적 성장 구조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윤석 대표이사는 이날 "앞으로 아이스크림에듀는 얼라이언스 생태계를 구축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향후 아이스크림에듀가 단순한 에듀테크 기업을 넘어 교육 플랫폼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alliance 내부 협력사들과의 기술 통합 완성도와 Collegeable의 초기 시장 검증이라는 두 가지 시험대에 의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