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테크 양 날개, 왜 한쪽만 비상하나…B2G와 B2C가 갈리는 한국 에듀테크 지형
국내 교육산업을 대표하는 시공테크 산하의 양대 계열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아이스크림에듀가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뚜렷한 명암을 드러냈다. 같은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달고 태어났지만, 한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etoday.co.kr 보도 | 2026-08-14 시공테크 양 날개, 왜 한쪽만 비상하나…B2G와 B2C가 갈리는 한국 에듀테크 지형
국내 교육산업을 대표하는 시공테크 산하의 양대 계열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아이스크림에듀가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뚜렷한 명암을 드러냈다. 같은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달고 태어났지만, 한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미소를 자아낸 반면, 다른 한쪽은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지속이라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두 회사가 처한 사업구조의 차이는 단순한 운명의 갈림길이 아니라, 한국 에듀테크 시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8%, 영업이익 28.3% 증가한 수치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단연 교육출판 부문이다. 전체 매출의 약 61%를 차지하는 이 부문은 전국 초등학교의 90% 이상이 이용하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확대했다. 아이스크림S는 2022년 전면 무료 전환 이후 총판을 통한 별도의 영업활동 없이도 자체 경쟁력을 유지해왔으며, 이는 곧 교과서 채택률 확대와 높은 영업이익률로 직결됐다.
나머지 30% 수준의 매출을 담당한 커머스 부문에서도 성장이 두드러졌다. 교육상품 전문 쇼핑몰 '아이스크림몰'이 교사용 시장에서 90%대 점유율을 바탕으로 행정절차 간소화 등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며 안정적인 매출을 견인했다. 여기에 알림장 서비스 '하이클래스'와 연동된 '하이스토어'가 건강기능식품과 교육자료 판매를 통해 실적 상승에 보탬이 됐다. 회사 측은 "비중이 큰 교과서 판매와 쇼핑몰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연간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같은 '아이스크림'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지만 사업의 골격부터 다른 아이스크림에듀의 사정은 사뭇 달랐다. B2C 기반의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 473억 원, 영업손실 28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매출 자체가 감소하면서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학생 대상 콘텐츠 '아이스크림홈런'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천재교과서의 밀크티, 메가스터디교육의 엘리하이 등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스마트 학습에서 오프라인 학습으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시각도 냉정하다. 스마트 러닝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단순 콘텐츠 제공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고, 학부모들의 학습 방식 선호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스크림에듀 측은 유·초·중으로 이어지는 학습 연계를 강화하고, 자회사 아이스크림북스를 통한 교재·단행본 출판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며 판관비 절감과 고객전환비용(CVC) 효율화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기적 흑자 전환보다는 중장기적 사업구조 재설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두 회사의 갈린 행보는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첫째, B2G(기업-정부) 기반의 교과서·교육청 납품 사업은 시장이 한정적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공교육 시장이 정책적 보호 속에 작동하는 만큼 경쟁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공공성이라는 본질적 수요가 뒷받침된다. 둘째, B2C 기반의 학습플랫폼·콘텐츠 사업은 빠른 성장과 함께 시장 포화의 늪에 빠르게 빠질 수 있다는 교훈을 제공한다. 사용자 유지비용이 높고, 학습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의 시간이 길며, 무엇보다 학부모의 신뢰를 얻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셋째, 단일 브랜드 아래 두 회사가 공존하는 시공테크의 구조 자체가 '안정적 현금흐름'과 '성장 시도'의 역할을 분담하는 형태로 읽힌다.
이런 진단은 한국 에듀테크 업계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에듀테크 기업의 가치 평가는 더 이상 사용자 수나 조회 수 같은 양적 지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학습 효과와 연계된 수익전환 구조, 정부 및 공공시장과의 안정적 계약 포트폴리오가 기업가치를 가르는 실질적 변수가 되고 있다. 둘째, 학습자 연령대를 확장하는 '수직 계열화 전략'이 B2C 에듀테크의 생존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초등에서 중등으로의 자연스러운 학습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단일 연령대에 머물 경우 사용자 이탈과 고객획득비용 상승의 악순환에 갇히기 쉽기 때문이다. 셋째, 에듀테크와 출판·커머스의 결합 모델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이미 '교육 콘텐츠 + 쇼핑몰 + 생활서비스'의 결합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구축한 사례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다.
결국 시공테크의 두 자회사가 보여주는 실적의 명암은 단순한 회사 운명의 차이가 아니라,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직면한 질문을 요약한다. 공교육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자와, 변화하는 학습자의 발걸음을 따라잡아야 하는 자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그리고 학습 효과라는 본질적 가치를 어떻게 수익구조로 녹여낼 것인가. 아이스크림미디어의 '방긋'과 아이스크림에듀의 '시무룩' 사이의 간격이 좁혀질 수 있을지, 향후 B2C 에테크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그 답을 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