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총 미달 '관리종목' 시대 개막…중견기업 위기에 직면한 K-에듀테크 생태계
한국 증권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000억 원 미만 종목이 30거래일 연속 유지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거래소의 새 규정이 7월 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이번 달 처음으로 '관리종목'
news.nate.com 보도 | 1 week ago 코스닥 시총 미달 '관리종목' 시대 개막…중견기업 위기에 직면한 K-에듀테크 생태계
한국 증권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000억 원 미만 종목이 30거래일 연속 유지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거래소의 새 규정이 7월 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이번 달 처음으로 '관리종목'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종목들이 등장했다. 에듀테크 업계에서도 이 파장을 피할 수 없으며, 특히 자회사 상장 구조를 활용해 성장해온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 개정안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코스닥 상장사는 시가총액 300억 원 이상, 코스닥 본정리(스팩) 상장사는 시가총액 200억 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한 달 동안 이 기준을 밑도는 종목이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강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연속 1000억 원 이상 시총을 유지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해제도 불발된다. 이는 사실상 거래 정지에 가까운 조치로, 해당 기업들은 자금 조달과 영업 활동에서 극심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관리종목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첫 사례가 바로 AI 학습 플랫폼 기업인 '디스 크레듀(이스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크 측은 시총 미달 상태가 30거래일째 이어지면서 4일부터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하반기 코스닥 시총 기준이 200억 원이지만, 이스크는 4일 기준 805억 원의 발행주식수 대비 시가총액이 112억 원에 불과했다. 기준치를 충족하려면 주가를 1285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형국이다.
이스크는 최근 실적에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왔다. 1분기 매출이 20억 9919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8억 5344만 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코스콤자회사 편입 효과도 순이익을 6억 7516만 원 흑자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했다. 시장에서는 AI 학습 플랫폼 사업 확장과 코스콤 자회사 편입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며 주가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4일 기준 시총 1788억 원에서 주당 2500원대로 거래되는 등 '시총 미탈출'을 위한 본질적 해결책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 심각한 위기에 몰린 곳은 '그린벨트' 계열사인 '한국기업평가'다. 이 회사는 5월 1일 그린벨트 보유 지분 5966만 주를 1193만 주로 축소해 사실상 지배 구조를 재편했다. 4일 기준 발행주식수 3210만 주, 시가총액 383억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만약 장중 주가가 20% 이상 빠지면 거래 정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매매 거래 정지' 위험 구간에 진입해 있어 위기가 눈앞까지 닥쳐왔다. 업계에서는 향후 6개월 안에 20억 원 규모의 자회사 매각 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자회사 상장 구조'의 맹점이다. 그린벨트-그린벨트 관련 기업, 코스콤-이스크처럼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시켜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 모델이 차익 실현과 그룹 자금 조달의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그런데 코스닥 시총 미달 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모회사의 지분 가치 평가에도 직격탄이 들어온다. 한국기업평가의 지분 85%가 최대주주 그린벨트 보유분으로, 거래소 정지까지 이어지면 그룹 전체로 위기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번 사태는 특히 IT·에듀테크 기업들에게 중대한 교훈을 제시한다. 첫째, 사업 가치 대비 시가총액 간 괴리가 큰 기업은 시장 조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취약성을 노출한다. 둘째, 자회사 상장 구조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기업 그룹은 지분 가치 연계성을 통한 리스크 전이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일부 종목은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진으로 시총 미달 상태에 갇히는 사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관리종목 첫 사례는 예외가 아니라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대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일부 기업은 자본 확충을 위한 IR 활동을 강화하는 등 자기 구제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극심한 영업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자구 노력의 한계가 뚜렷하다. 30거래일 카운트다운이 사실상 카운트다운 종료 시점에 가까워진 회사들은 변제 또는 자본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 없이 위기를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거래소의 이번 규정은 코스닥 전반의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시행 첫 달부터 관리종목 지정 사례가 나오면서 관련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AI·교육 분야 플랫폼 기업들이 다수 포진한 코스닥 시장에서 이 조치가 본격화되면, 투자 심리는 물론이고 한국 에듀테크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구책 마련을 위한 자구 노력의 시한이 사실상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