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today.co.kr 보도 | 2026-06-18
"눈으로만 읽지 말고 손으로 써라"…아이스크림에듀의 필사 캠페인이 던지는 메시지
asiatoday.co.kr 보도 | 2026-06-18
"눈으로만 읽지 말고 손으로 써라"…아이스크림에듀의 필사 캠페인이 던지는 메시지
초등학생 문해력 위기가 교육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가 독특한 이벤트를 내놓았다. ‘눈으로 읽는 독서’를 넘어 ‘손으로 쓰는 독서’를 강조한 ‘홈런 필사 대회’가 그것이다. 단순한 경품 이벤트 이상으로, 이 캠페인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아날로그 학습법의 가치를 환기시키고 에듀테크 업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시사한다.
[본문 1]
아이스크림에듀는 3월 한 달 동안 ‘문해력 해결! 홈런 독서챌린지’ 참여자를 대상으로 ‘홈런 필사 대회’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참여자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 1~3문장을 직접 필사한 후 사진을 찍어 응모하면 되며, 총 65명을 선정해 외식·도서·문구 기프트카드를 증정한다. 또한 독서챌린지에 자녀를 등록한 모든 참여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독서대와 커피 쿠폰 등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눈에 띄는 것은 아이스크림에듀가 이벤트를 단발성 마케팅에 그치지 않겠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5년 간 독서챌린지를 지속 운영하며 ‘문해력 해결은 독서가 답’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자기주도형 독서 캠페인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눈으로 읽는 독서를 넘어, 좋은 문장을 직접 써보며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문해력 성장의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읽기(reading)’와 ‘쓰기(writing)’가 별개의 활동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문해력 발달 과정이라는 교육학적 원리를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본문 2]
이번 캠페인은 한국 초등학생의 문해력 위기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 중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읽기’ 영역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도 한국 학생들은 읽기 영역의 점수 하락세를 보여 왔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이 짧은 텍스트와 영상에만 노출되면서 긴 글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필사()는 단순한 베껴쓰기를 넘어 뇌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된 학습법이다. 손으로 글자를 쓰는 과정은 시각 피질과 운동 피질을 동시에 자극해 정보의 기억과 이해를 강화한다. 교육학계에서는 필사가 문장 구조와 표현 패턴을 체화하게 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능력까지 키워준다고 본다. 아이스크림에듀가 필사에 주목한 것은 이러한 과학적 근거와 함께, 디지털 과잉 시대에 아날로그의 힘을 역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아이스크림에듀가 에듀테크 기업임에도 오프라인 독서 습관 형성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최근 학습 플랫폼 업계의 전반적인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AI 기반 개인 맞춤 학습이 보편화되면서, 기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학습 태도’와 ‘습관’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펼치고 글을 쓰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행동 설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학습지 ‘홈런’ 시리즈로 유명한 기업이다. 기존에도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나, 이번 ‘홈런 독서챌린지’를 5년 장기 프로젝트로 격상한 것은 문해력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타사와의 차별점은 기술과 오프라인 활동의 융합에 있다. AI가 독서 수준과 취향을 분석해 추천 도서를 제시하고, 필사 결과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능까지 연계한다면 단순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독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에듀의 ‘홈런 필사 대회’는 에듀테크 업계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기술 기반 학습이 아무리 발전해도 기본적인 문해력의 중요성은 변함없으며, 오히려 디지털 환경에서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영역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둘째, 에듀테크 기업이 단순히 앱 사용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학습 습관’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캠페인화하는 전략이 학부모 신뢰를 얻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사례는 에듀테크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AI 튜터, 메타버스 교실 같은 첨단 기술이 주목받는 반면, 종이와 펜을 활용한 ‘아날로그 학습’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공고하다는 점이다. 기술과 아날로그의 적절한 조화, 즉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의 새로운 모델이 앞으로 더 많은 에듀테크 기업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지속성과 확장성이다. 5년 장기 캠페인은 좋은 출발이지만, 참여율을 높이고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해야 진정한 성과를 입증할 수 있다. 만약 이 캠페인이 단순한 경품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필사 결과를 AI가 분석해 문장력 향상을 피드백해주는 등 기술과의 결합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에듀테크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원주민 세대에게 ‘손으로 쓰는 즐거움’을 어떻게 전달할지, 아이스크림에듀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