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아카데미 35만 명 돌파가 증명한 것: 외식업주 디지털 전환, 무료 에듀테크가 답이다
배민아카데미 35만 명 돌파가 증명한 것: 외식업주 디지털 전환, 무료 에듀테크가 답이다
joongangenews.com 보도 | 1 week ago
배민아카데미 35만 명 돌파가 증명한 것: 외식업주 디지털 전환, 무료 에듀테크가 답이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무료 교육 플랫폼 ‘배민아카데미’가 개소 12년 만에 누적 수강생 35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1년간에만 5만 명이 새로 교육에 참여했고, 특히 인공지능(AI)과 숏폼 마케팅 관련 강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단순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넘어 외식업주들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에듀테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례는 플랫폼 기업이 자사의 생태계를 넘어 업종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업종 특화 에듀테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본문 1]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아카데미는 2014년 문을 연 이후 4,485회의 교육 프로그램을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해왔다. 현재 교육 방식은 ‘신청형 교육(현장 강의+실시간 온라인)’과 ‘영상 교육(언제든 수강 가능)’으로 나뉜다.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신청형 강좌는 AI 활용 교육과 숏폼 콘텐츠 기반 마케팅 전략, 지역별 인기 메뉴 분석이었다. 반면 영상 교육에서는 노무·세무·상가임대차 등 실제 가게 운영에 필수적인 법률·행정 실무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외식업주들이 단순 요리 기술보다 경영 전반의 디지털 역량과 법적 지식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AI 교육의 확대는 눈에 띄는 변화다. 배민아카데미는 AI를 활용해 매장 홈페이지를 제작하거나 홍보용 포스터를 만드는 실무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수강생들은 강의 중에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기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념을 설명하는 이론형 AI 교육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외식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바로 쓸 수 있는 AI’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배민아카데미는 교육을 넘어 외식업주 간 네트워크 형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0년 시작된 ‘배민프렌즈’ 커뮤니티 프로그램에는 현재까지 165명의 업주가 참여했으며, 11기까지 운영 중이다. 멘토링과 장사 스피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업주들이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구조다. 교육을 계기로 형성된 이 네트워크는 단순한 동호회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 자문과 협력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본문 2]
배민아카데미의 성장 배경에는 외식업계의 구조적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인건비 부담,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자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고품질 교육은 업주들에게 실질적인 돌파구가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경영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단순 조리 기술보다 데이터 활용과 디지털 마케팅, AI 활용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육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무료’라는 가격 정책에만 있지 않다. 배달의민족이 축적한 방대한 주문 데이터와 업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실무 교육’이 진정한 강점이다. 예를 들어 ‘지역별 인기 메뉴 분석’ 강좌는 실제 배민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론에 그치지 않고 즉시 전략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나 대학의 평생교육원과는 차원이 다른 ‘에코시스템 기반 에듀테크’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한 2017년 서울 송파구에 오프라인 센터를 연 데 이어 2022년 경기 수원에 제2센터를 열면서 현장 교육 인프라를 확충했다. 2020년 온라인 교육 도입으로 지방 업주들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했다. 올해는 ‘찾아가는 배민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업주 지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교육 모델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배민아카데미의 성공은 국내 에듀테크 업계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특정 업종에 특화된 ‘버티컬 에듀테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범용적인 코딩·외국어 교육보다 훨씬 높은 참여율과 현장 적용도를 보여주며,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와 인프라를 교육에 연결하는 방식이 효과적임을 증명했다.
둘째, 무료 교육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배민아카데미는 배달의민족이라는 플랫폼의 장기적 생태계 강화를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업주들은 결국 배민 플랫폼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을 통한 생태계 선순환’ 전략의 좋은 사례다.
셋째, AI 교육이 고학력·고소득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소상공인을 포함한 전 국민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AI를 활용한 홍보 포스터 만들기나 홈페이지 제작 같은 실무 교육은 최신 기술을 두려워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디지털 전환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배민아카데미가 데이터 기반 상권 분석 교육과 식재료 이해·메뉴 개발 등으로 교육 영역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단순히 수강생 수 증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적 완성도와 실제 매출 증대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고 개선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또한 특정 플랫폼에 종속된 교육이 아닌 외식업 전반의 표준 역량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주목해야 한다.
배민아카데미의 35만 명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디지털 전환의 사각지대에 있던 소상공인들에게 무료 에듀테크가 실질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이 다른 업종이나 지역으로 확산된다면, 한국형 에듀테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