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딥테크 스타트업 30곳 키운다…지역 창업생태계와 KAIST의 실험]
반도체와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사업화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특히 기술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딥테크 분야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venturesquare.net 보도 | 4 days ago [용인 딥테크 스타트업 30곳 키운다…지역 창업생태계와 KAIST의 실험]
반도체와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사업화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특히 기술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딥테크 분야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전문적인 멘토링과 자금 연계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용인시산업진흥원과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가 손을 잡고 지역 기반 딥테크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 유치와 사업 성과 창출까지 염두에 둔 이 프로그램이 지역 창업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용인시산업진흥원과 함께 ‘용인 DeepTech STARTUP Batch 2026’ 참가자를 6월 1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와 AI, 바이오헬스 등 딥테크 분야의 예비창업자와 창업 7년 미만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최종 30개사를 선발할 계획이다. 용인시에 소재한 기업이나 예비창업자라면 지원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교육 제공을 넘어 실제 투자 유치와 사업화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선발된 기업들은 딥테크 분야 전문 교육과 멘토링을 받게 되며, 특히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와 연계된 투자 전문가와 액셀러레이터들이 직접 참여해 사업모델 진단, 투자 전략 수립, IR 자료 작성, 사업화 자금 확보 방안 등을 집중 지원한다.
또한 우수기업 10개사는 별도 선발을 통해 1대1 맞춤형 IR 고도화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발표자료 디자인 제작 지원과 함께 투자자 대상 데모데이 참가 기회,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최종 우수기업 3개사에는 총 2200만원 규모의 사업화 및 마케팅 지원금이 지급된다. 1위 기업은 1000만원, 2위 기업은 700만원, 3위 기업은 500만원을 받으며 용인시산업진흥원장 표창도 함께 수여된다. 여기에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의 직·간접 투자 검토 기회까지 제공돼 후속 투자 연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관계자는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사업화와 투자유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초기 딥테크 기업들이 많다"며 "투자자 관점의 사업 전략 수립과 IR 역량 강화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용인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만, 그 의미는 단순한 지역 지원 사업을 넘어선다. 카이스트가 보유한 기술 사업화 역량과 투자 네트워크를 지역 창업 생태계와 직접 연결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는 카이스트의 기술과 인력을 기반으로 한 창업 투자 전문 기관으로, 이미 다수의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후속 지원을 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기관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 기반 딥테크 창업자를 발굴하고 키우는 구조는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용인시는 경기도 내에서도 반도체 클러스터와 첨단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생산 시설이 자리 잡고 있고, 관련 공급망 기업도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산업 기반 위에서 반도체와 AI, 바이오헬스 분야의 딥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할 경우 지역 경제의 고도화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 기간이 길고 시장 진입까지 많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이 7월부터 본격 가동된다고 하지만, 3~6개월 수준의 프로그램이 실제로 투자 유치와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참여 기업들의 기술 수준과 시장 적합성, 그리고 사후 지원 체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다. 30개사 중 최종 우수기업 3곳에만 지원금이 지급되는 점도, 많은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지만 일부는 지원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도 있다.
또한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의 직접 투자 검토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이 역시 선별적인 기회이기 때문에 모든 참여 기업이 동일한 혜택을 받기는 어렵다. 프로그램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 기업의 기술과 시장성을 면밀히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맞춤형 멘토링과 후속 지원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할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에듀테크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와 반도체 기술이 교육 분야에 접목되는 에듀테크 역시 엄연한 딥테크 영역이다. 맞춤형 학습 시스템, AI 튜터링, 데이터 기반 교육 분석 도구 등은 고도의 기술력과 함께 실제 학교 현장이나 교육 시장에서의 사업화 능력이 필수적이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교육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에게 이 프로그램은 또 다른 가능성의 창이 될 수 있다.
에듀테크 분야는 특히 B2B(기업 간 거래)와 B2G(기업 대 정부) 시장 비중이 높아, 기술 검증과 함께 정부 기관 및 교육청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 용인시산업진흥원과 같은 지자체 기관과의 협력은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카이스트의 기술 사업화 경험이 더해지면,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교육 현장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고 실제 사용자 피드백을 받을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 창업 생태계와 대학의 투자 역량이 결합된 새로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교육과 자금 지원을 넘어, 기술력 있는 딥테크 기업이 실제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용인 지역을 넘어 다른 지자체와 대학, 연구 기관이 유사한 방식의 협력을 시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에듀테크 업계 입장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기술이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투자자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AI 기반 교육 솔루션이나 반도체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용인 지역의 산업 기반과 연계한 시너지를 기대해볼 만하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교훈과 성과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지역 기반 딥테크 창업 육성이 한국의 에듀테크 생태계 확장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그 첫걸음이 이번 여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