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창업, 생존율 74%에도 수익성 적자… '두 번째 죽음의 계곡' 넘지 못하는 이유
에듀테크 창업, 생존율 74%에도 수익성 적자… '두 번째 죽음의 계곡' 넘지 못하는 이유
dt.co.kr 보도 | 1 day ago
에듀테크 창업, 생존율 74%에도 수익성 적자… '두 번째 죽음의 계곡' 넘지 못하는 이유
[도입부] 한국 대학의 기술 창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창업 기업 수는 13년 만에 3배로 증가했고, 5년 생존율은 74%로 일반 창업 기업의 두 배를 넘는다. 그러나 정작 창업 기업들의 수익성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에듀테크 분야처럼 긴 연구개발(R&D)과 시장 진입 기간이 필요한 대학 창업은 '스케일업' 단계에서 후속 투자 공백이라는 치명적인 벽에 부딪히고 있다.
[본문 1]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중장기 심층연구'에 따르면, 소재지 기준 대학 창업 기업 수는 2011년 987개에서 2024년 2887개로 급증했다. 창업 담당 교원과 직원 수 역시 3배 이상 늘었고, 창업 강좌 이수자 수는 3배 증가하는 등 인프라는 확실히 확대됐다. 정부의 각종 창업 지원 정책이 양적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질적 지표는 초라하다. 한국 대학의 기술이전율은 26%로 미국(40.9%)과 영국(61.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기술이전 후 실제 매출로 연결된 비율이 2019년 26.6%에서 2023년 19.2%로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이다. 2015~2019년 사이 설립돼 5년 연속 매출을 기록한 대학 창업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년 차 1.2%에서 5년 차 -3.3%로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도 159.2%로 제조 중소기업 평균(111.2%)을 크게 웃돌았다.
[본문 2]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두 번째 죽음의 계곡'이라는 독특한 자금난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일반 창업 기업은 시제품 출시와 시장 진입 전후 첫 번째 자금난을 겪고 나면 안정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학의 혁신 창업 기업은 시제품을 만든 뒤에도 기술 실증, 각종 인증, 추가 R&D, 시장 진입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 구간에서 후속 투자가 끊기면 기업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사라진다. 한은이 대학 창업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6.3%가 최근 3년간 외부 자금조달에 실패했다고 답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핵심 경쟁력인 R&D 투자도 위축됐다. 대학 창업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약 3억원으로, 첨단 업종 벤처기업 평균인 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악순환 구조다. 여기에 IPO까지 평균 14.7년이 걸리는 국내 회수 시장의 한계와 일반지주회사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규제가 M&A 등 중간 회수 경로를 막고 있어, 후속 투자 유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에듀테크 분야는 특히 교육 현장의 도입 속도가 더디고, 공공 조달이나 학교 연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이 같은 '죽음의 계곡'이 더 깊게 나타난다.
[시사점] 이 연구가 에듀테크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대학 창업 지원 정책이 '창업 수'와 '생존율'이라는 양적 목표에 집착하는 동안, 정작 기업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내며 성장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는 구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은은 해결책으로 대학 내부 거버넌스 개혁을 첫손에 꼽았다. 교원 업적평가에 기술이전과 창업 실적을 반영하고 겸직 규정을 완화하는 등 재정 투입 없이도 개선 가능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 조달 과정에서 대학 창업 기업이 첫 매출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범구매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IP 담보 특례와 매출연동상환 같은 대체 금융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제2의 구글'로 도약하려면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기술 실증과 시장 진입, 후속 투자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지원 체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이 양적 성장의 성과를 질적 도약으로 전환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