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edtech-1780643434-13-desk-approved.json
릴레이 낭독, AI가 읽기 능력을 측정하다 – 커리어블 시드 투자의 의미
venturesquare.net 보도 | 1 week ago
릴레이 낭독, AI가 읽기 능력을 측정하다 – 커리어블 시드 투자의 의미
숏폼 콘텐츠와 AI가 아이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독서는 점점 더 도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책 읽기’라는 전통적 활동에 게임적 요소와 음성 인식 AI를 결합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커리어블이 운영하는 ‘그로미(Gromi)’는 릴레이 낭독 방식으로 아이들이 함께 읽고 경쟁하며 언어 인지 능력을 키우는 독서 플랫폼이다. 최근 이 회사가 씨엔티테크와 넥스트엘레베이션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면서, AI 기반 독서 교육 시장의 가능성이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커리어블은 지난 4월, 씨엔티테크와 넥스트엘레베이션이 공동 결성한 ‘넥스트엘레베이션-씨엔티테크 제1호 투자조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핵심 서비스인 그로미는 친구들과 돌아가며 책을 읽는 ‘릴레이 낭독’ 방식을 채택했다. 세계명작, 영어원서, 교과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읽고 점수를 획득하면 캐릭터가 성장하는 게임형 구조다. 랭킹 경쟁과 미션 수행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읽기 습관을 형성하고, 독서 몰입도와 언어 인지 능력이 함께 향상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플랫폼의 기술적 핵심은 AI 기반 읽기 분석 기술이다. 커리어블은 아동의 낭독 음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읽기 위치를 추적하고 발음 오류나 어려움을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자동으로 참여자를 바꿔주는 ‘자동 교대 제어 기능’을 통해 다수의 사용자가 끊김 없이 함께 읽는 환경을 구현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AI가 1대1로 아이의 읽기 상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커리어블은 국내 초등 독서 교육 시장을 주 타깃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시장에도 진출해 있으며, 동작구 등 지방자치단체 및 국내외 교육기관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향후에는 다자간 온라인 읽기 기능과 신규 AI 낭독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투자자 측은 커리어블의 서비스 기획력과 실행력, 그리고 AI 분석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씨엔티테크 전화성 대표는 “독서와 게임형 상호작용을 결합해 새로운 읽기 경험을 만들어가는 기업”이라고 평했다. 커리어블 강대엽 대표는 “숏폼과 AI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읽기 집중력과 사고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누구나 즐겁게 읽고 성장할 수 있는 독서 문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커리어블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디지털 교과서나 전자책과는 차별화된다. 읽기 과정 자체를 데이터화하고, 그 데이터를 게임적 보상 체계와 연결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릴레이 낭독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학습에 포함시켜 혼자 읽는 활동에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이나 지루함을 완화한다. 실제로 교육심리학 연구들은 또래와의 협력 독서가 읽기 유창성과 이해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보고해 왔다.
다만 AI 음성 분석을 통한 읽기 오류 탐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어린이의 발음은 성인과 달리 변이가 크고, 감정이나 억양까지 학습 맥락에 반영하기 어렵다. 커리어블이 개발 중인 실시간 추정 기술이 어느 정도의 정확도와 유용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서비스 완성도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다. 또 게임화(gamification)가 독서의 내적 동기를 해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도 과제다. 랭킹 경쟁이 지나치면 순위에 집착해 책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시장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에듀테크 투자 전반이 신중해진 상황에서도 독서 교육 영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자랑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초등생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문해력 격차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AI를 활용한 읽기 지원 서비스는 공교육과 가정 모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커리어블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언어 학습 플랫폼으로의 확장 역시, 한국어 교육이라는 틈새시장에서 시작해 점차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를 넓힌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시드 투자 유치는 에듀테크 업계에 몇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읽기’라는 전통적 영역이 AI와 만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둘째, 단순한 콘텐츠 전달이 아니라 학습 과정 자체를 기술로 측정하고 개입하는 서비스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 지자체와의 협력이나 해외 교민 대상 교육 등 공공 및 글로벌 수요를 고려한 시장 접근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전략에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커리어블이 진정한 언어인지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와 함께 사용자 데이터의 신뢰성 및 프라이버시 보호, 교육 현장에서의 효과성 검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단순히 ‘재미’에 이끌려 읽는 것을 넘어, ‘더 잘 읽게’ 되는 경험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릴레이 낭독과 AI 분석이 만들어낼 새로운 독서 문화가 과연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