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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낭독에 게임 심었다…커리어블, AI로 읽기 혁신 노리는 이유

wowtale.net 보도 | 1 week ago

릴레이 낭독에 게임 심었다…커리어블, AI로 읽기 혁신 노리는 이유

숏폼 콘텐츠에 익숙한 아이들이 점점 책에서 멀어지고 있다. 두꺼운 글자보다는 15초짜리 영상이 더 익숙한 시대, 읽기 능력의 저하는 단순한 교육 문제를 넘어 언어 인지와 사고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위기 속에서 등장한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릴레이 낭독에 게임 요소를 결합한 독서 솔루션 '그로미'를 운영하는 커리어블이 씨엔티테크와 넥스트엘레베이션이 결성한 '넥스트엘레베이션-씨엔티테크 제1호 투자조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은 비공개지만,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커리어블의 핵심 서비스 '그로미'는 친구들과 돌아가며 소리 내 책을 읽는 릴레이 낭독 방식에 게임형 요소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은 세계명작, 영어원서, 교과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읽으며 점수 획득, 캐릭터 성장, 랭킹 경쟁 활동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읽기 몰입도와 언어 인지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기술적 차별화다. 커리어블은 현재 AI 기반 읽기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아동의 낭독 음성을 기반으로 읽기 위치를 추적하고, 오류를 탐지하며, 자동으로 교대를 제어하는 실시간 읽기 상태 추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녹음 재생이 아니라 발음, 억양, 속도까지 분석해 아이의 읽기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에듀테크 시장이 AI 튜터링이나 개인 맞춤형 문제 풀이에 집중해온 것과 달리, 커리어블은 '사회적 읽기'에 방점을 찍었다. 혼자 조용히 읽는 독서가 아니라 친구와 함께 소리 내어 읽으며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학습 동기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발달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또래와의 협력적 읽기는 이해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게임화(gamification)를 더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설계한 점은 압도적인 숏폼 콘텐츠 앞에서 전통적인 독서 교육이 겪는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커리어블은 현재 국내 초등 독서 시장을 거점 삼아 사업을 확장 중이다. 동작구 등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아동센터나 도서관에서 그로미를 활용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교육기관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특히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재외동포 자녀들은 한국어 노출이 부족해 읽기와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릴레이 낭독 방식은 언어 학습에 최적화된 도구가 될 수 있다. AI 기술이 고도화되면 영어, 중국어 등 글로벌 언어 학습 플랫폼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씨엔티테크는 '머머'(펀치랩), '새흐름' 등 교육 및 트레이닝 분야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해온 액셀러레이터다. 넥스트엘레베이션 역시 초기 단계 딥테크 기업을 발굴하는 데 강점이 있다. 두 기관이 공동 조합을 결성해 시드 단계에서 투자한 것은 커리어블의 기술력과 시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에듀테크 업계에서는 AI가 학습 콘텐츠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정서적 참여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어떻게 촉진할지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커리어블은 이러한 트렌드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려는 셈이다.

강대엽 커리어블 대표는 "숏폼과 AI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읽기 집중력과 사고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누구나 즐겁게 읽고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독서 문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읽기 교육의 패러다임은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을 넘어, 어떻게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커리어블의 접근법은 전통적인 독서 교육과 첨단 기술의 접점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다만 커리어블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서비스는 초등 저학년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게임 요소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AI 음성 분석 기술이 아동의 다양한 발음과 억양을 정확히 인식하고 유의미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경쟁사인 AI 영어 학습 앱이나 디지털 독서 플랫폼과의 차별화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투자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점은 초기 스타트업의 자금 부담을 짐작하게 한다.

시사점: 이번 투자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해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학습자의 동기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고려한 경험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에듀테크 시장은 그동안 수학, 영어 같은 주요 과목의 AI 학습에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커리어블이 선택한 '읽기' 영역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면서도, 기초 학력과 언어 인지 능력에 직결되는 핵심 분야다. AI가 아동의 읽기 과정을 실시간 분석하고 또래와의 협력을 유도하는 모델은 향후 특수교육, 다문화 교육, 성인 문해 교육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글로벌 언어 학습 시장은 이미 수조 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릴레이 낭독'이라는 독특한 형식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가 흥미로운 지점이다. 커리어블의 성공 여부는 읽기라는 인간 본연의 활동을 AI와 게임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보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