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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교과서의 좌절과 아이스크림에듀의 선택: ‘정책통’ 영입이 던지는 신호

newstomato.com 보도 | 6 days ago

AI교과서의 좌절과 아이스크림에듀의 선택: ‘정책통’ 영입이 던지는 신호

[도입부]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가 진보 진영 실무 경험을 갖춘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AI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사실상 후퇴하면서 에듀테크 업계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인물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4년째 매출이 줄고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인 이 회사가 정책·규제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과연 ‘정책통’ 영입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본문1]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 3월 임유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임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냈고, 이후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비서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진보 진영의 정책 네트워크와 교육행정 실무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에서 ‘정책 및 규제 대응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런 인선의 배경에는 AI디지털교과서 정책의 급격한 동력 상실이 자리 잡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아이스크림에듀는 AI교과서의 대표 수혜주로 꼽혔지만, 정권 교체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AI디지털교과서는 사실상 ‘교육자료’로 격하됐고, 에듀테크 학습지 시장은 위축됐다. 이에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회사의 재무 상황은 어렵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1338억원에서 2025년 916억원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67억원, 2024년 -19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고, 지난해 1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이는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성격이 강하다. 순손실도 2023년 -235억원, 2024년 -62억원, 2025년 -11억원으로 여전히 적자 기조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했지만, 교육업 특성상 분기 실적만으로 추세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본문2] 이번 인사는 아이스크림에듀의 정치적 포지셔닝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과거 이 회사는 모회사 시공테크의 박기석 회장 이력으로 ‘한덕수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때는 AI교과서 수혜주로 부상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정치적 리스크를 안게 됐다. 진보 진영 인사를 이사회에 영입한 것은 과거 보수 색채에서 탈피해 범정치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에듀테크 산업은 본질적으로 정책 변동에 민감하다.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편, 공교육 예산 배정, 개인정보 보호 규제 등이 사업 방향을 좌우한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사업보고서에서 “교육산업은 비경제적 요인, 특히 교육제도와 정책, 인구구조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규제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같은 계열사인 아이스크림미디어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5월에는 교육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학생 학습데이터 활용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의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업계 전반에 규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 사외이사의 역할은 단순한 대관 업무를 넘어, 교육부와의 정책 소통, 규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교육감 네트워크를 통한 공교육 시장 접근 등 다각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조희연 전 교육감 체제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경험은 교육청과의 협력 관계 구축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사점] 아이스크림에듀의 사례는 에듀테크 업계가 직면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다. AI교과서라는 혁신 기술이 정권 교체라는 정치적 변수 앞에서 무력화된 것이다. 에듀테크 기업들은 기술 개발 이상으로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생존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정책통’ 영입만으로 실적이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근본적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고, AI교과서의 위상이 흔들린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AI 기술 고도화를 통한 초개인화 서비스 확대, AI 기반 전문 과목 서비스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정책적 지원과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번 인사가 단기적인 정치적 포지셔닝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구체적인 행보가 증명해야 할 것이다. 에듀테크 산업 전체가 정책 리스크와 기술 혁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가운데, 아이스크림에듀가 선택한 ‘인적 네트워크 전략’이 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