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AI·디지털 교육지원단 출범…교사 245명이 뭉친 '현장 혁신'의 실험
경남교육청 AI·디지털 교육지원단 출범…교사 245명이 뭉친 ‘현장 혁신’의 실험
gnnews.co.kr 보도 | 5 days ago경남교육청 AI·디지털 교육지원단 출범…교사 245명이 뭉친 ‘현장 혁신’의 실험
경남도교육청이 2026년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의 현장 안착을 위해 245명의 교원과 교육전문직원으로 구성된 ‘인공지능·디지털 교육지원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들은 단순한 연수 참여자가 아니라, 자료개발·강의멘토링·현장지원·학술연구 등 4개 분과로 나뉘어 직접 교육과정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학교 현장의 컨설팅과 인프라 지원까지 책임지는 ‘현장 연구가 그룹’이다. 특히 디지털 문해력 교육과정 개발, AI 활용 가이드라인, 디지털 웰빙 정책 자료 개발 등 구체적인 산출물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관 주도 정책 전달 체계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법이 주목된다.
교사 주도 연구단,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현장에서 현장으로’
이번 지원단의 가장 큰 특징은 ‘교사 주도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경남교육청 창의인재과장 김지연은 “AI·디지털을 활용한 수업 및 평가가 혁���이 학교와 지역으로 확산되는 핵심 동력”이라며 “교사 주도의 현장 연구와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남형 AI·디지털 교육 모델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지원단은 올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운영되며, 현장 연구를 기반으로 AI·디지털 교수·학습 혁신 모델을 개발·적용하는 한편 데이터 기반의 교육 효과를 분석해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발대식 당일 진행된 분과별 협의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천 중심 과제’를 도출하고 현장 밀착형 지원 방안을 구체화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4개 분과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료개발 분과는 디지털 문해력 교육과정 개발, AI 활용 가이드라인, 디지털 웰빙 정책 자료 개발을 담당한다. 강의 및 멘토링 분과는 교원 대상 연수와 현장 맞춤형 지원을, 현장지원 분과는 AI·디지털 활용 학교 컨설팅과 인프라 지원을, 학술연구 분과는 정책 연구와 데이터 기반 분석을 각각 맡는다.
이는 단순히 ‘AI 교육을 하라’는 지침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교사들이 직접 교육과정과 평가 도구를 만들고, 동료 교사들을 코칭하며, 학교의 디지털 인프���까지 점검하는 종합적인 지원 체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디지털 웰빙’과 ‘문해력’…AI 교육의 새로운 화두
이번 지원단의 활동 영역 중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디지털 웰빙 정책 자료 개발’과 ‘디지털 문해력 교육과정 개발’이다. 그간 많은 교육청이 AI·디지털 교육에 나서면서도 ‘기기 활용법’이나 ‘코딩 교육’에 치중한 반면,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신 건강과 균형 잡힌 사용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경남교육청이 디지털 웰빙을 정책 자료 개발의 핵심 축으로 삼은 것은, AI 시대에 학생들이 단순한 기술 사용자를 넘어 건강한 디지털 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교육계에서는 스마트기기 과의존, AI로 인한 학습 부정행위, 디지털 격차 등이 새로운 교육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디지털 문해력 교육과정 개발은 단순한 컴퓨터 활용 능력이 아니라, 정보의 신뢰성 판단,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비판적 수용, 디지털 환경에서의 윤리적 의사결정 등 고차원적 역량을 함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경남교육청이 이러한 영역을 지원단의 핵심 과제로 설정한 것은, AI 교육의 패러다임이 ‘도구 사용법’에서 ‘비판적 사고와 윤리’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교사 역량 격차 해소, ‘코칭 네트워크’가 해법?
지원단의 또 다른 핵심 역할은 ‘교원 간 역량 격차 해소’다. AI·디지털 교육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교사 개인별 디지털 리터러시와 교수법의 편차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은 매우 실용적인 접근이다.
경남교육청은 지원단을 통해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및 코칭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우수 활동 교원에게는 국외 연수 가산점과 표창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선도 교사’를 양성해 ‘동료 교사’를 멘토링하는 확산 모델로, 중앙 정부의 일괄적인 연���보다 현장 밀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모델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지원단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수업 경감이나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 한다. 둘째, 개발된 자료와 모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공유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학교 현장의 다양한 여건(인프라, 학생 수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경남교육청의 이번 시도는 이러한 조건들을 어느 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 기반 교육 효과 분석’을 학술연구 분과의 주요 업무로 설정한 점은, 단순한 체험 위주의 AI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학습 성과와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시사점: ‘현장 연구가’ 모델, 전국 확산 가능할까
경남교육청의 AI·디지털 교육지원단 출범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각자 AI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장 연구가’ 중심의 분과별 운영 모델이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자료개발·강의멘토링·현장지원·학술연구라는 4분할 체계는, AI 교육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과정-교사연수-인프라-정책연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지원단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장기적인 운영 예산과 인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245명 규모의 교사들이 11개월간 활동하는 데는 상당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개발된 자료와 가이드라인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지에 대한 모니터링과 피드백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자료개발 분과가 만든 ‘디지털 웰빙 정책 자료’가 단순한 안내문 수준에 머물지 않도록, 실제 수업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사례와 활동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셋째, 지원단의 성과가 경남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교육청과 공유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형태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AI·디지털 교육은 지역을 초월한 공통��� 과제이기 때문에, 경남교육청의 이번 실험이 전국적인 교육 혁신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경남교육청이 시작한 이번 지원단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현장으로’ 퍼져나가는 교육 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는 실험장이다. 245명의 교사들이 만들어낼 결과물이 단순한 보고서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AI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지, 그 향방은 앞으로 11개월간의 활동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