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76% “AI가 전공 선택 바꿨다”…어문·회계 기피, 반도체 선호
진학사가 고교생 1,0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6.1%가 'AI가 진로·전공 고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전공 기피 이유 1위는 'AI 대체 가능성이 높아서'(51.5%)였으며, 기피 전공으로 어문계열(14.6%)과 회계·세무·금융(12.9%)이 꼽혔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고교생들의 전공 선택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진학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 선택 이유로 '적성·흥미'(39.3%)와 '취업·연봉 전망'(27.3%)이 상위를 차지했지만, 'AI가 대체하기 어려워서'(12.4%)와 'AI를 직접 다루는 분야라서'(8.6%)라는 답변도 상당 비중을 보였다. 특히 전공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AI 대체 가능성이 높아서'가 51.5%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2021년 유사 조사에서 'AI 대체 가능성'을 기피 이유로 꼽은 비율이 28.3%였던 점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한 고교생들의 인식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1~3학년 1,0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중 남학생이 52.3%, 여학생이 47.7%였으며, 학년별로는 고1 34.2%, 고2 33.8%, 고3 32.0%로 고르게 분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권이 48.5%, 지방이 51.5%였다. 진학사는 이 조사의 표본오차를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로 제시했다. 조사 시점은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4일) 직전인 수시 모집 기간과 겹쳐, 당시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둔 고3 학생들의 전공 고민이 더욱 현실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진학사는 이번 조사를 위해 자사 입시 정보 플랫폼에 가입한 회원 중 무작위 표본을 추출했으며, 응답률은 약 12.7%였다.
선호 전공 순위는 ① 의치한약수 18.8% ② 반도체 13.6% ③ 컴퓨터·SW·AI 9.2% 순이었다. 반도체는 'AI 시대 가장 안정적인 전공'으로도 30.7%의 지지를 받아 의치한약수(25.3%)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는 정부가 2023년 발표한 '반도체 인재 양성 계획'에 따라 2027년까지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현재의 2배 수준인 5,70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책과 맞물려, 고교생들 사이에서 반도체 전공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기피 전공 1위는 어문계열(14.6%)로, AI 번역 기술의 발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세무·금융(12.9%)이 뒤를 이었으며, 이어 경영·경제(10.1%), 인문사회계열(9.5%), 컴퓨터·SW·AI(8.9%) 순으로 기피 전공 상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경영·경제 전공 기피는 2021년 조사에서 5.2%였던 것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어문계열 기피 현상은 특히 두드러진다. 구체적으로 영어영문학과(5.2%), 중국어문학과(3.8%), 일어일문학과(2.9%), 독어독문학과(1.5%), 노어노문학과(0.8%) 순으로 기피 응답이 높았다. 이는 구글 번역기, 파파고, GPT-4o 등 AI 번역 도구의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전통적 어문계열 졸업생의 취업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현실을 반영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어문계열 전공자의 취업률은 58.2%로 전체 평균(67.5%)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영어영문학과의 경우 2021년 취업률이 62.1%였으나 2023년에는 55.8%로 6.3%포인트 하락했으며, 중국어문학과는 같은 기간 59.4%에서 52.1%로 7.3%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전국 4년제 대학의 어문계열 학과 정원은 2020년 4만 2,317명에서 2024년 3만 8,542명으로 8.9% 감소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AI 번역 기술의 발전으로 어문계열 전공의 취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많은 대학들이 학과 통폐합이나 정원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계·세무·금융 전공 기피도 주목할 만하다. 이 분야는 AI 기반 회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로보 어드바이저, 챗봇 금융 상담 서비스 등의 확산으로 단순 반복 업무가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2023년 회계법인 신규 채용 인원은 전년 대비 12.3% 감소했으며, 이 중 AI 관련 기술 도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응답자 중 '회계·세무·금융을 기피한다'고 답한 비율은 12.9%였으며, 그 이유로 'AI 대체 가능성'(61.2%)이 가장 높았다. 이어 '취업 난이도'(18.7%), '낮은 연봉 전망'(12.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점포 수는 2020년 7,123개에서 2023년 6,245개로 12.3%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은행권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인력 감축 규모는 약 4,50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융권 신입 채용에서도 AI 및 데이터 분석 관련 직무 비중이 2020년 8.2%에서 2023년 21.5%로 급증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생생하다. 서울의 한 외고에 재학 중인 B군은 “독일어 교사 외에 진로가 다양해 보이지 않아 지원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 학교는 최근 독일어과 정원을 20% 축소하고 AI 융합 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의 한 일반고 2학년 C양은 “원래 회계사를 꿈꿨는데, AI가 대체할 거라는 뉴스를 보고 전공을 바꿨다”고 말했다. 컴퓨터·SW·AI 전공이 선호 3위이면서도 기피 3위(8.9%)에 동시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는 AI 분야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동시에 신입 개발자 시장의 위축이 공존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의 한 과학고 3학년 A군은 “AI 전공을 가고 싶지만, 대기업 신입 개발자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의 한 일반고 1학년 D군은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분야나 인간 관계가 중요한 직업은 계속 필요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컴퓨터·SW·AI 전공의 선호와 기피 동시 순위 진입은 AI 업계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AI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입 개발자 채용 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국내 주요 IT 기업의 신입 개발자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15~20% 감소했다. 카카오, 네이버, 라인 등 대기업들은 AI 자동화 도구 도입으로 신입 채용을 줄이는 추세다. 반면, AI 연구개발(R&D) 분야의 박사급 인력 채용은 30% 이상 증가했다. 우연철 진학사 소장은 “컴퓨터·AI 전공이 선호와 기피 동시 3위인 점이 인상적”이라며 “AI 발전으로 신입 개발자 채용이 줄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결국 AI 분야에서도 고급 인력과 일반 개발자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AI 및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석·박사급 인력 부족률은 42.3%에 달하는 반면, 일반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초과 공급률은 8.7%로 나타나 인력 구조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대학들은 무전공 선발, 융합교육, AI 필수교육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는 2025학년도부터 인문·사회계열 일부 학과를 무전공 선발로 전환하고, AI 기초 과목을 모든 신입생 필수 이수로 지정했다. 연세대는 'AI 융합대학'을 신설해 기존 전공과 AI를 결합한 융합 전공을 20개 이상 개설했다. 고려대는 'AI·데이터사이언스' 학부를 신설하고, 2024년부터 정원을 100명으로 확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 중 67%가 AI 관련 융합 전공 또는 필수 교육 과정을 도입했으며, 이는 2020년(23%)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AI 교육 도입 속도가 빨라, 서울 소재 15개 주요 대학 중 14개교(93.3%)가 AI 필수 교과목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지방 소재 대학의 경우 AI 관련 융합 전공 도입률이 52.4%에 그쳐, 수도권과 지방 간 교육 격차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의 전공 선택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3년 보고서는 "AI가 일부 직무를 대체하더라도, 인간의 창의성, 감성,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분야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 법률, 교육, 예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는 AI와의 협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AI 기술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단순히 'AI를 피하는' 전략보다는 'AI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학사 우연철 소장은 “학생들이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미래 직업 시장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4년 '미래 직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까지 AI 및 자동화로 인해 약 8,3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동시에 약 6,9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교육개발원은 "고교생들이 AI 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갖추고, 변화하는 직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AI 기본법 제31조). 원문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