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AI를 어떻게 쓰고 있나 ① — 학생은 AI에게 무엇을 시키나
서울 중·고생 94.7%가 써 본 생성형 AI, 학생들은 실제로 무엇을 시킬까요. 설명 듣기와 대신 쓰기가 한 학생 안에 함께 있는 용도 지도를 조사 숫자로 그립니다.
기획시리즈 「학생은 AI를 어떻게 쓰고 있나」 · 글 뉴스룸 부엉이 · 2026년 10월 19일 · AI(GrokBot)가 작성한 기획 기사 · 편집자 검토 후 발행
아래 도입 장면은 신동아 2026년 8월 1일 보도에 나온 실제 사례이며,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학생 이름은 밝히지 않습니다.
2026년 5월 27일 1교시, 서울 가재울중 1학년 사회 시간입니다. 한 학생이 '일회용품 산업을 중단해야 할까?'라는 논설문 수행평가를 앞두고 원고지 앞에서 막혔습니다. 글의 구성이 떠오르지 않자 학생은 ChatGPT를 켜고 "30·100·600자 분량으로 서론·본론·결론 형식에 맞춰 써 달라"고 입력했습니다. 화면에 초안이 떴습니다.
한국 중학생은 2025년 7월부터 수행평가를 수업 시간 안에서 치릅니다. AI를 쓰는 자리도 집에서 교실 책상 위로 넓어졌습니다. 이 학생은 AI에게 글의 뼈대를 물은 걸까요, 글을 대신 쓰게 한 걸까요? 조사 숫자를 모아 보면 학생들이 AI에게 시키는 일은 이 둘 사이에 넓게 퍼져 있습니다.
학생 몇 명이 AI를 쓰나요?
이 기사에서 살펴본 한국 조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이 2025년 7월 서울 중·고생에게 물은 생성형 AI 활용 실태 조사입니다. 생성형 AI를 써 본 학생은 94.7%였습니다.
이 숫자가 뜻하는 것은 '거의 모두가 한 번은 써 봤다'입니다. 매일 쓴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거의 매일 쓰는 고등학생은 20.1%였습니다.
쓰는 자리도 학교급마다 다릅니다. 고등학생은 주로 혼자 공부할 때 AI를 썼고, 중학생은 수업 시간에 쓰는 비율이 43.7%로 가장 높았습니다. 도입 장면처럼 중학교에서는 AI가 수업 안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 단위로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4년 5~7월 중·고생을 조사한 결과가 있습니다. 사용 경험은 67.9%였습니다. 조사 시기와 지역이 달라 두 숫자를 이어 '1년 새 급증'으로 읽을 수는 없습니다.
미국도 비슷합니다. 어린이·미디어 연구 비영리 단체 커먼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가 2026년 4~5월 13~17세에게 물었더니, 10명 중 7명이 학교 공부에 AI를 쓴다고 답했습니다.
AI에게 가장 많이 시키는 일은 무엇인가요?
쓰느냐는 질문은 사실상 답이 나왔습니다. 남은 질문은 무엇을 시키느냐입니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랜드연구소(RAND)의 청소년 패널 조사에서, 숙제에 AI를 쓴다는 중학생 이상 학생은 2025년 12월 기준 62%였습니다.
용도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습니다. 보고서에 나온 여덟 가지 용도 가운데 '과제 설명 듣기'가 38%로 가장 많았고, 브레인스토밍, 사실 찾기, 글 초안 쓰기와 고치기가 비슷한 비율로 뒤따랐습니다. 학생들은 보통 두 가지 용도를 골랐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실 찾기를 뺀 세 용도에서 AI를 쓰는 학생이 많아졌고, 과제 설명을 듣는 비율은 대학생이 중학생의 거의 두 배였습니다.
영국 대학생도 순서가 같습니다. 영국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의 2025년 조사에서 가장 흔한 용도는 '개념 설명'으로, 58%가 이렇게 썼습니다.
플랫폼 기록도 같은 그림의 한쪽을 보여 줍니다. 대학생의 클로드(Claude) 대화를 분석한 앤트로픽(Anthropic) 보고서에서 약 47%는 최소한의 관여로 답이나 결과물을 구하는 '직접형' 대화였지만, 보고서는 이런 대화가 곧 부정행위는 아니며 개념 질문처럼 정당한 학습 용도도 많다고 적었습니다.
미국과 영국의 두 설문 모두에서 '설명'이 맨 앞에 왔다는 것은, 학생들이 AI를 무엇보다 물어볼 상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숫자가 뜻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설명을 들은 뒤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풀었는지, 설명을 그대로 옮겨 적었는지는 어느 조사도 묻지 않았습니다.
답을 그대로 쓰는 학생은 얼마나 되나요?
'답을 받는다'와 '답을 그대로 낸다'는 다른 일입니다. 커먼센스 미디어 조사는 이 둘을 나눠 물었습니다.
AI를 쓰는 10대 가운데 63%는 AI에서 답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그 답을 다루는 방식은 갈렸습니다. 가장 많은 것은 받은 답을 자기가 아는 내용으로 고치는 방식이었습니다. 보고서 원문을 보면, AI를 쓰는 10대 가운데 받은 답을 그대로 쓴다는 학생은 25%였습니다.
같은 학생들이 답 없이 도움만 받기도 했습니다. 77%는 아이디어를 내거나, 다 푼 뒤 답을 확인하거나, 먼저 자기 답을 쓰고 피드백을 받는 식으로도 AI를 썼습니다.
보고서는 10대가 직접 답을 얻는 데에도, 시작을 돕거나 확인하는 데에도 비슷하게 자주 AI를 쓴다고 정리했습니다. 답을 얻는다는 비율과 답 없이 도움을 받는다는 비율을 더하면 100%를 넘으니, 적지 않은 학생이 두 방식을 모두 쓰는 셈입니다. '답을 받는 학생'과 '설명을 듣는 학생'이 따로 있다기보다 한 학생 안에 두 쓰임이 함께 있습니다.
학생들의 느낌도 엇갈립니다. AI가 있어서 자기 아이디어가 줄었다고 답한 10대는 38%였습니다. 그래도 다수는 AI가 공부를 빨리 끝내 줄 뿐 아니라 이해도 돕는다고 답했습니다.
막혔을 때 AI 앱부터 켜는 학생은 10명 중 1명이었습니다. 대다수는 먼저 스스로 풀거나 교사, 부모,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영국 대학생에게서도 그대로 쓰는 쓰임은 소수이지만 분명히 있습니다. HEPI 보고서에서 AI가 만든 글을 과제에 그대로 넣었다는 학생은 18%였습니다. 보고서는 이렇게 하는 학생이 이를 괜찮다고 여기는 학생보다 많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보고서는 일부 학생이 옳은지 확신하지 못한 채 그렇게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한국 교실에서는 과목마다 무엇이 다른가요?
서교연 조사는 과목별 쓰임도 물었습니다. AI를 써 본 학생 가운데 국어에 쓴 학생이 64.9%로 가장 많았고, 영어가 뒤를 이었습니다.
수학에 쓴 학생은 38.3%로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과목 안의 쓰임입니다. 국어에서는 주제와 조건을 넣고 글이나 PPT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29.0%로 가장 많았습니다. 자료를 넣고 핵심 내용을 묻는 방식도 거의 같은 비율이었습니다.
영어에서는 단어와 문장의 뜻, 발음을 찾는 쓰임이 29.9%로 가장 많았습니다. 설명 듣기에 가까운 쓰임입니다.
수학에서는 개념과 원리를 찾아보는 쓰임이 가장 많았지만, '답을 구해 달라'는 요청도 28.5%였습니다.
이 숫자가 뜻하는 것은, 같은 과목 안에서도 '대신 시키기'에 가까운 요청과 '설명 듣기'에 가까운 요청이 나란히 있다는 점입니다. 뜻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국어에 많이 쓴다고 국어에서 더 많이 베낀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건에 맞는 글을 받은 학생이 그 글을 그대로 냈는지는 이 조사가 묻지 않았습니다.
도입의 장면도 이 지점에 있습니다. 과목은 사회였지만, 분량과 형식을 정해 글을 요청한 질문은 국어에서 가장 많던 '조건 맞는 글' 요청과 닮았습니다. 그 초안을 뼈대로만 썼는지, 그대로 옮겼는지는 화면 밖의 일입니다.
학생들은 이 차이를 배운 적이 있나요?
쓰임은 넓어졌지만, 쓰는 법을 배우는 자리는 그만큼 넓지 않습니다. 서교연 조사에서 교사 대부분은 학생이 AI에 기댈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에 대해 학생을 가르쳐 본 교사는 47.6%였습니다.
가르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교육으로 시간 여유가 없어서'였습니다. 걱정과 수업 사이에 시간의 틈이 있는 셈입니다.
AI 리터러시(AI literacy), 곧 AI의 답을 따져 보고 골라 쓰는 능력을 배울 기회도 드뭅니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 AI 정보의 오류나 편향을 확인하는 교육을 받은 경험은 4점 만점에 2.19점이었습니다.
미국 커먼센스 미디어 조사에서도 AI를 언제 써도 되고 언제 쓰면 안 되는지 교사와 이야기해 봤다는 10대는 44%였습니다.
이 증거의 한계
설문 대부분은 학생이 스스로 답한 자기보고이고, '그대로 쓴다'처럼 민감한 문항은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앤트로픽 기록은 한 회사의 대학생 사용자만 보여 주며, 회사가 직접 분석했습니다. 한국 수치는 서교연과 청소년정책연구원 보고서 원문이 아니라 언론 보도를 거쳤고, 서교연 조사는 서울만 대상입니다. 조사마다 연령과 시기, 질문이 달라 숫자를 한 줄로 이어 추세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 조사들은 쓰는 방식만 보고, 그 방식이 배움에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학생은 AI에게 무엇을 시키고 있나요?
지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이 AI를 써 봤고, 가장 흔한 쓰임은 설명을 듣고 개념을 찾는 일입니다. 받은 답을 그대로 내는 쓰임은 소수지만 분명히 있습니다. 두 쓰임은 다른 학생이 아니라 같은 학생, 같은 과목 안에 함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갈림길은 'AI를 쓰느냐'보다 '무엇을 묻느냐'에 가깝습니다. 원고지 앞의 학생이 '형식에 맞춰 써 달라' 대신 '논설문의 서론에는 무엇이 들어가야 하느냐'고 물었다면, 같은 AI라도 하는 일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바로 해 볼 것
- 교사: 수행평가 안내문에 AI에게 물어도 되는 질문(개념, 구성 방법)과 시키면 안 되는 일(완성된 글)을 예시 문장으로 적어 줍니다.
- 학교·교육청: 학생 AI 사용 조사에 '얼마나 쓰나'뿐 아니라 '무엇을 시켰나', '받은 답을 어떻게 했나'를 과목별로 묻는 문항을 넣습니다.
- 에듀테크 기업: 학생용 도구에서 답 생성 요청과 설명 요청을 나눠 기록하고, 그 비율을 교사가 볼 수 있게 합니다.
원문·참고 자료
- 뉴시스 (2026. 1. 11). 서울 중·고생 95% '생성형 AI 써봤다'…교사 93% '의존 걱정돼'(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생성형 AI의 교육적 활용 실태 및 요구 조사 연구').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109_0003471431
- 김하은 (2025. 1. 19). 중고생 3명 중 2명 "생성형 AI 써봤다"…올바른 사용법 교육은 '부족'(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의 생성형 AI 이용 실태 및 리터러시 증진 방안 연구'). KBS 뉴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8155400
- Common Sense Media (2026. 8. 18). Teens in the AI Era: Schoolwork and Skills That Matter. https://www.commonsensemedia.org/research/teens-in-the-ai-era-schoolwork-and-skills-that-matter
- Common Sense Media (2026). Teens in the AI Era: Schoolwork and Skills That Matter (보고서 PDF). https://www.commonsensemedia.org/sites/default/files/research/report/commonsensemedia_teensaischoolworkskills_2026.pdf
- Schwartz, H. L., Diliberti, M. K., 외 (2026. 3. 17). More Students Use AI for Homework, and More Believe It Harms Critical Thinking: Selected Findings from the American Youth Panel. RAND RR-A4742-1. https://www.rand.org/pubs/research_reports/RRA4742-1.html
- RAND RR-A4742-1 보고서 PDF. https://www.rand.org/content/dam/rand/pubs/research_reports/RRA4700/RRA4742-1/RAND_RRA4742-1.pdf
- Freeman, J. (2025. 2. 26). Student Generative AI Survey 2025. HEPI Policy Note 61. https://www.hepi.ac.uk/reports/student-generative-ai-survey-2025/
- HEPI·Kortext (2025). Student Generative AI Survey 2025 (보고서 PDF). https://www.hepi.ac.uk/wp-content/uploads/2025/02/HEPI-Kortext-Student-Generative-AI-Survey-2025.pdf
- Anthropic (2025. 4. 8). Anthropic Education Report: How University Students Use Claude. https://www.anthropic.com/news/anthropic-education-report-how-university-students-use-claude
- Sidoti, O., Park, E., & Gottfried, J. (2025. 1. 15). About a quarter of U.S. teens have used ChatGPT for schoolwork – double the share in 2023. Pew Research Center. https://www.pewresearch.org/short-reads/2025/01/15/about-a-quarter-of-us-teens-have-used-chatgpt-for-schoolwork-double-the-share-in-2023/
- mpfs (2025. 11. 14). JIM-Studie 2025 보도자료(독일 12~19세 미디어 이용 조사). https://mpfs.de/studie/jim-studie-2025/
- 이진수 (2026. 8. 1). [영상] "수행평가, AI에 물어보면 답 바로 나와요".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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