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학부모 1000명과 미래교육 방향 모색…AI·RAS 정책 공유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 1000여 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AI 시대 미래교육의 방향을 논의했다. 단순한 정책 설명회를 넘어 학부모를 '교육의 동반자'로 규정하고, 교권 확립과 비인지 역량 교육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shinailbo.co.kr 보도 | 1 day ago 경기도교육청, 학부모 1000명과 미래교육 방향 모색…AI·RAS 정책 공유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 1000여 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고 AI 시대 미래교육의 방향을 논의했다. 단순한 정책 설명회를 넘어 학부모를 '교육의 동반자'로 규정하고, 교권 확립과 비인지 역량 교육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제시한 자리였다. AI 교육 확대와 독서·예술·스포츠(RAS) 교육, 지역 협력을 뜻하는 '벽깨기' 정책이 한 테이블 위에 올라온 것은 경기교육이 지향하는 미래상이 기술 도입과 인간 역량 강화를 양 날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행사는 14일 경기도교육청 조원청사에서 '2026 경기교육대전환 학부모 특강'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경기교육 정책 전시·체험, 학부모 가야금 동아리 공연, 안민석 교육감의 정책 소개, 전문가 특강 순으로 진행됐다. 안 교육감은 폰프리스쿨과 RAS 교육, 지역과 교육협력을 확대하는 '벽깨기', 교육활동 보호와 학부모 협력체계 구축, AI 교육 등을 주요 정책으로 소개했다. 이어 김현철 연세대 교수가 '우리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교육과 정책의 힘'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 교수는 AI 시대에는 지식 암기보다 공감과 협업, 신체 감각 등 비인지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함께·몸으로·판단하는·의지를 세우는 공부'를 미래교육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안 교육감은 "학부모는 교육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며 "학교와 학부모의 소통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를 믿고 악성민원을 자제해달라"며 "경기도교육청은 교권을 바로 세우고 '벽깨기'로 지역과 협력하며 AI시대에 맞는 독서교육·예술·스포츠(RAS) 교육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지점은 정책의 나열 방식이다. AI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 대척점에 RAS 교육을 배치한 구성은 에듀테크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통상 AI 교육 담론은 코딩·데이터·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기술 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AI 시대일수록 독서와 예술, 스포츠 같은 인간 고유의 영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택했다. 김현철 교수의 강연 역시 같은 맥락이다. AI가 지식을 대체할수록 교육의 무게중심은 공감, 협업, 신체 감각, 판단력 같은 비인지 역량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에듀테크 기업들이 단순한 'AI 문제풀이 앱'이나 '적응형 학습 솔루션'을 넘어, 사회정서학습(SEL)이나 협업 기반 학습, 신체 활동과 연계된 융합형 콘텐츠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폰프리스쿨' 역시 주목할 정책이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관리하는 학교 단위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기기 과의존 문제에 대한 교육 당국의 대응을 상징한다. AI 교육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절제하도록 이끄는 이중 전략은 표면적으로 모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구로서의 AI'와 '인간으로서의 역량'을 구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에듀테크 업계 입장에서는 기기 사용 시간을 무조건 늘리는 방식의 서비스 설계가 더 이상 환영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학습 효과를 입증하면서도 과의존 우려를 불식시키는 설계, 예컨대 오프라인 활동과 연동되거나 교사·학부모가 개입할 여지를 남기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
'벽깨기' 정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학교와 지역사회, 교육청과 지자체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 교육 자원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으로, 지역 단위 에듀테크 수요와도 맞닿아 있다. 지역 도서관, 문화시설, 체육시설, 기업 교육 프로그램 등이 학교 교육과 연결된다면, 이들을 잇는 플랫폼이나 매칭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 구체적인 예산 규모나 시행 일정, 성과 지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정책의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실행 계획의 구체성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추적이 필요한 부분이다.
학부모 1000명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안 교육감이 "악성민원을 자제해달라"고 언급한 것도 의미가 있다. 최근 교권 침해와 교육활동 보호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교육 당국이 학부모를 정책의 협력자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AI 교육이나 RAS 교육 같은 정책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교사의 자율성과 학부모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에듀테크 솔루션이 아무리 정교해도 교실에서 교사가 부담을 느끼거나 학부모가 불신하면 도입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행사는 기술 정책 못지않게 '관계'와 '신뢰'를 미래교육의 기반으로 재확인한 셈이다.
시사점은 분명하다. 경기도교육청의 이번 행사는 AI 교육이 기술 도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에듀테크 업계는 AI 역량 강화와 비인지 역량 함양을 동시에 겨냥하는 콘텐츠, 디지털 과의존 우려를 해소하는 설계, 지역 사회 자원과 연계되는 플랫폼 모델을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교권 보호와 학부모 협력이라는 정책 기조는 학교 현장 도입의 전제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의 구체적 실행 계획과 예산 배분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향후 경기도교육청의 세부 시행안과 학교 단위 적용 사례가 에듀테크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